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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의 중력

  • 작성일 2020-05-01
  • 조회수 1,890

재의 중력

김태희


두들기는 소리,
밤은 무거워졌다.
가장 간절한 구토가
살아남은 인형의 보조개 위에


손가락을 구부린다.
한꺼번에 한 번, 다시 하나씩 한 번,
어제는 꿈을 믿었고,
오늘은 꿈을 꾸지 않았다.
빠져나온 솜을 손가락으로
밀어 넣으며 귓속말을 한다.


천장이 뱉은 꿈이 얼굴에 쏟아지고
내일의 인사가 바닥에 아무렇게,
생각이 단백질을 흉내 내며
초조하게 자라났다.


손톱과 머리카락에는 신경이 없어
가장 긴 바람 앞에서 오래도록 가벼웠다.
낯선 서사는 검은색을 지우고,
별이 반짝였다고 기록한다.
바람은 오래도록 부서지고 굽어지는 중이다.


인형은 중력을 보기 위해 마침내
왼쪽으로 쓰러졌다.
그 일은 4시 8분에 일어났다.
마주 보았던 별이 위치를 옮겼고,
읽다 만 책이 이제 절반을 넘겼다
시간은 혼자서 봄 같은 짓을 하고 있다.


나는 시간을 무거워했고,
우리는 바람직하게 주저앉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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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2024-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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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2024-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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