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틴10대 감성쟁이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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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공지]월 장원 선정은 [공지사항] 게시판에서 안내됩니다.작성일 2024-06-05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193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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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공지]한 편당 작품 최대 분량은 어느 정도인가요?작성일 2023-11-03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1064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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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공지]'쓰면서 뒹글' 운영 규정(2024.01.02)작성일 2023-10-23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1027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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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끼끼
"천사는 언제나 긍정의 에너지를 하고 있어서 좋아" 9살짜리 내 동생이 입에서 꺼내는 말이다. 긍정이라 참 좋은 말이다. 근데 나는 요즘 왜 긍정의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을까? 나의 천사는 어딘가에 가출해서 집에 들어오지 않은 것인가? 나는 동생의 천진난만하게 웃는 모습을 보면 부럽다. 요즘의 나는 볼 수 없는 순수함이 그립다. 내가 지금 왜 이런 말을 머리속에서 말하고 있을까. 독립할 준비가 바쁘고 한창인데 말이다. 계속 물건을 싸고 버릴 물건을 버리고 있는데 이런 잡생각이 드니 아직 나는 사춘기의 감성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한 것 같다. 사춘기 감성과 함께 짐을 싸고 있는데 9살 동생이 내게 달려와서 물었다."이 원숭이 인형은 뭐야?" 나는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네가 가져"동생에게 말했다. 동생은 신나서 원숭이 인형을 가지고 놀았다. 아주 크고 아주 헌 그런 원숭이 인형을. 계속 짐을 치우고 치었다. 10년동안 산 집에는 그 세월만큼의 많은 흔적들이 있었다. 오래전에 가지고 논 장난감, 기억에 잊혀진 숨겨둔 구몬 학습지 그리고 내 흑역사 저장고인 사춘기 일기장 기타등등이 이 집에 있는 화석처럼 잠들어 있었다. 나는 하나,둘 버리고 구몬은 찢고 찢어 숨겨서 버렸는데 일기장은 한번 궁금하여 열어봤다. 그 일기장은 열면 않되는 하나의 판도라의 상자였다. 판도라의 상자 안에는 여러 이야기가 있었다. 엄마와 선생님한테 혼난 이야기, 삼촌 결혼식 간 일, 할머니가 우릴 공격했던 일 그래서 내가 매일 밤 시달린 악몽 그리고 내 옆에서 항상 날 따뜻하게 안아준 원숭이 인형 끼끼가 그 안에 있었다. 나는 순간 아까 희철이가 가지고 간 인형이 떠올랐다. 그리고 난 잠시 마음 속 한 구절들이 울림을 줬다. 할머니는 엄마와 나를 괴롭혔다. "딸 낳은 년은 죄인이다." 옛날에 유행했던 가치관에서 할머니는 벗어나지 않고 있다. 엄마는 이런 할머니에게 매번 하녀처럼 살고 있는데 나는 이런 엄마를 볼 때마다 화가난다. 그러나 할머니가 드는 효자손 앞에 나는 그저 작아지고 약해질 뿐이었다. 내 인생에서 할머니란 존재 때문에 안에 천사는 자라지 못했다. 기쁨이라는 감정은 언제나 내 안 구석에 있었고 나에게는 불안과 슬픔이 가득 차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숨어서 우는 버릇이 생겼다. 방에 들어가 인형을 가지고 울거나 화장실에 들어가 눈물을 훔친적이 있다. 그런 나를 위로해 준 것은 엄마도 아빠도 친구도 아닌 끼끼였다. 끼끼는 커다란 팔을 가지고 있고 이로써 나를 크게 안아줄 수 있었다. 끼끼의 팔로 눈물을 닦고 마음에 부스러기를 치우면 내 감정은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었다. 끼끼 덕분에 나는 불안했던 초등학교시절을 버틸 수 있었다. 내가 중학생이 되던 날 할머니는 돌아가셨다. 할머니 장례식에 들어갔는데 울고 있는 다른 가족들과 다르게 나는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역으로 슬픔이란 감정보다 기쁨이란 감정이 맨 앞으로 나왔다. 나는 무엇인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직감했다. 천사는 좋고 순한 존재지만 타락의 긍정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마음 속으로 깨달았다. 그
작성일 2024-06-29 작성자 송희찬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53상세보기 -
소설 괴물이 게시글은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으니 주의를 요합니다. (폭력, 자살, 자해 등)
엄마가 오늘도 코를 훌쩍인다. 요즘들어 엄마는 할머니, 할아버지, 아빠와 내가 보이지 않을 때 코를 훌쩍이는 소리를 할 때가 있다. 오늘도 그런 케이스다. 나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여 엄마에게 다가갔다. 엄마는 내 발소리를 들었는지 코를 훌쩍거리는 것을 멈추고 나를 봤다. "엄마 비염 다시 생겼나보다."엄마에게 말하니 엄마는 "그런가봐"라 말하고 나를 피해 부엌으로 갔다. 나는 무심하게 할머니한테 공격을 당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눈은 붉어지고 나를 외면한 것도 아마 내 몸에 할머니,할아버지의 피가 흐르는 일종의 괴물이라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 나는 엄마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내 가슴 속이 찝찝하고 답답하다. 우리 할머니,할아버지는 여느 가족의 할머니,할아버지처럼 평범하고 좋은 사람이었다. 나를 아껴주고 엄마와 아빠를 사랑한 좋은 부모, 좋은 시부모, 좋은 조부모였다. 나는 이런 할머니,할아버지에게 호감이 계속 가서 초등학교 4학년 때 부모님에게 할머니,할아버지와 함께 살자 꼬셨다. 그 당시 엄마도 동생을 임신했을 때였고 아빠 사업도 확장이 되고 있는 시기여서 우리 가족은 빠르게 이사 준비하고 빠르게 이사를 갔다. 이사를 가서는 매일이 꽃날 같을 줄 알았다. 그러나 그 길은 나와 엄마,아빠, 할머니,할아버지를 괴물로 만들었다. 할머니는 가면을 쓰고 생활하는 사람이었다. 겉보기에는 평범하고 근사한 노인이었다. 행복한 가정,돈 많은 남편과 돈 많은 아들을 둔 완벽한 여인으로 보였다. 그러나 현실은 그런 모습은 사라진 사람이었다. 할머닌 모든 것을 가지려고 하는 사람이다. 할아버지도 아빠도 엄마도 모두 본인 손에서 놀아나야 속이 편한 사람이다. 나는 이사 1주일이 지나고 할머니의 이런 모습을 보게 되었다. 할머니가 내게 "이거 입어."라고 옷을 주셨다.그러나 이 옷은 내가 싫어하는 스타일의 옷이어서 할머니에게 약간의 어리광을 부렸다. 그러나 할머닌 "싫음 입지마."라 하시며 옷을 쓰래기통에 버렸다. 나는 당황하여 "할머니!"소리쳤지만 할머니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옷을 버렸다. 이를 본 엄마가 할머니에게 "반품해 올까요?"라고 말하자 할머니는 버럭 화를 내면서 "아직도 거지근성 못 버려가지고 그러니 집안이 그 꼴이지"라며 말을 했다. 엄마에게 이렇게 말한 할머니에게 나는 갑자기 화가나서 소리쳤다.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신거에요. 엄마에게 사과하세요!"라고 소리쳤다. 이를 들은 엄마는 "그만하고 참아. 할머니에게 무슨 말 버릇이야."라고 날 말렸지만 할머닌 나에게 "내가 뭘 그리 잘못했는데" 라며 큰 소리를 쳤다. 할머니는 그리고 손에 방망이를 드시고 내 다리를 때렸다. 엄마는 아무 말 없이 이 상황을 보고 있을 뿐이었다. 나는 분해서 소리치며 울었다. 그러자 할아버지와 아빠가 다가왔다. 아빠는 이런 할머니를 보고 "그만해요."라 말하고 문을 크게 닫고 집을 나갔다. 할아버지는 이 상화이 재미라도 있는지 막 웃으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 모습은 박수무당이 굿하는 것 같았다. 신이 들어온 것일까? 악귀에 빙의된 것일까? 할아버지는 마냥
작성일 2024-06-28 작성자 송희찬 좋아요 0 댓글수 1 조회수 71상세보기 -
소설 나무와 나, 그리고 흐르는 세월
나는 오래된 벤치 위에 걸터앉았다. 사방에 쌓여있는 낙엽들과 녹색으로 가득 차 있는 한적한 공원의 모습이 시야에 비친다. 싱그러운 풀냄새가 코를 간지럽히는 건 당연지사. 후읍, 하고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확실히 나이가 드니 이젠 몸을 움직이는 것조차도 고역이었다. 마치 인생이라는 이야기에 죽음이라는 결말이 아른거리는 것 같다고 할까. 나는 두 손으로 얼굴을 더듬어 보았다. 자글자글한 주름의 감촉이 손끝을 타고 전해져온다. 느껴지는 것은 오직 늙음만이었다. 그래, 이게 바로 세월이구나.고개를 돌려 벤치 옆에 있는 나무를 보았다. 특별할 것 하나 없는, 평범한 소나무 한 그루. 나는 그 나무를 알았다. 알지, 알고야 말고. 마지막으로 본 적이 너무 오래돼 기억이 가물가물할 수도 있었지만, 신기하게도 한눈에 보자마자 알겠더라.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그 나무는 나의 가족이자 친구이며 동반자였으니까. 나무의 모습은 수십 년 전과 비교해도 별 차이가 없었다.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아니, 사실은 내심 부러웠던 걸지도 몰랐다. 그야 이토록 추레하게 늙은 나와는 다르게 저 나무는 아무런 변함이 없어 보였으니. “뭐, 그래도 보기 좋긴 하구나.” 혼잣말을 되뇌며 살며시 눈을 감았다. 그러자 잊고 있던 옛 추억들이 천천히 수면 위로 떠 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그 수많은 기억의 파편 중에서도 가장 먼저 생각난 건 다름 아닌 학창 시절의 기억이다.내가 고등학교에 갓 입학했을 때였다. 당시에 나는 친구를 사귀는데 소질이 없었다. 맞다, 그랬었지. 거기엔 아마 내 내향적인 성격 또한 한몫했을 거다. 딱히 나에게 먼저 말을 거는 친구는 없었고, 그렇기에 나 역시도 다른 누군가에게 먼저 말을 걸거나 다가가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누군가는 청춘이라 부를 고교 생활 3년을 마땅한 친구 하나 없이 홀로 보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힘들었다거나 속상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뭐, 어쨌거나. 나는 하교 후 시간이 남아돌 때면 하루도 빠짐없이 공원으로 달려가 벤치를 사수하곤 했다. 그곳에 앉아 독서를 하기도 하고, 가끔은 누워서 낮잠을 자곤 했다. 딱히 문제가 될만한 건 없었다. 비가 오면 옆에 있던 나무가 우산이 되어 주기도 했고, 햇빛이 너무 강할 때면 그늘이 되어 주기도 했다. 내가 유일하게 친구라 부를 수 있는 존재가 옆에 있어 주었다. 그곳에 나무가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땐 아무런 걱정이 없었지, 내게 너무나도 과분한 생활이었어.” 시간이 흘러, 내가 사회에서 청년이라 불리는 나이가 되자 그때부턴 인생이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했었다. 일찍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했던 나는 직장에서 동료들에게 멸시당했다. 상사는 나를 보고 일 처리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머저리라고 비난했고, 후배들은 그런 내가 상사에게 까이는 모습을 보며 비웃었다. 때문에 오랜 시간을 아무런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생활을 보냈다. 내가 이러려고 지금껏 살아온 건가, 내 지난 생애는 아무 쓸모가 없나, 하고 자괴감이 드는 건 당연했다. 그건 내가 늘
작성일 2024-06-26 작성자 다은047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61상세보기 -
소설 장마가 오면 우리는
장마가 오면 우리는온하결의 유서엔 그런 말이 적혀있었다.'습한 것을 싫어해, 장마가 오기 전에 죽습니다.'하결의 세계는 늘 가슴팍까지 차올라 일렁였다. 열여덟 이후로는 더 이상 차오르지도 않아서 잘난 얼굴은 잠기지도 않고 둥둥 잘만 떠다녔지만, 하결은 텅 빈 폐부에 물이 가득 들어찬 것 처럼 헛숨을 쉬는 일이 허다했다.하결은 유서를 썼다. 그것도 꽤 자주. 큼직한 에이포용지에 수성 사인펜으로 휘갈겨 쓴 유서로 종이학을 접어 마치 보란 듯 실로 매달아 두곤 했는데, 그 애의 고약한 성미를 알면서도 홍서는 늘 마른 입술을 축여야 했다. 홍서는 하결의 그 빌어먹을 유서를 매번 퍽 정성스럽게도 읽었다. 입으론 욕을 짓씹고 눈으론 걔가 눌러쓴 글자들을 씹었다. '홍서'하고 시작하는 첫 머리에서는 늘 헛구역질이 났다.홍서는 하결을 처음 보았던 날을 기억한다. 퍼붓던 된소나기와 틈이 벌어진 대문 밖으로 바람에 못 이겨 구르던 샛노란 참외, 마루에 앉아 시대에 맞지 않는 마이마이 카세트 테이프를 돌리던 열여덟의 온하결. 열인 문틈으로 발을 디미는 뻔뻔하기 짝이 없는 행동에도 하결은 홍서를 올려다보며 씩 웃기나 했다. 오랜 시간 손길이 닿지 않아 작은 숲이 되어버린 공용 텃밭을 사이에 끼고 나란히 자리한 두 집과 일면식이라곤 없던 사이. 그럼에도 하결은 꼭 홍서를 아는 것 처럼 또렷히 뜬 두 눈을 깜박였다. 구불구불하게 이어진 이어폰 너머 소리에 몸을 오뚜기 처럼 움직이면서. 아마 인사가 아니었을까.홍서는 그날 하결의 유서를 처음 발견했다. 간혹 이 순간으로 돌아와 그것을 발견하지 않았다면, 아니 처음부터 떨어진 참외를 모른 척 했다면 무엇이 달라졌으리라는 근거 없는 확신이 들이쳤으나 그건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결국은 이렇게 될 거란 우스은 생각이 들어서. 웃는 얼굴에 정신이 팔려 뒤늦게야 보게 된 그 애의 머리 위 불안정한 궤도를 그리던 하얀 종이학. 하결이 홍서가 주워 들어온 참외를 깎으러 들어간 사이, 들이치는 비바람에 못 이겨 떨어진 학을 펴 마주한 하결의 말들. 다시 접는 법 따위를 알지 못해서 구기듯 접은 종이를 주머니에 쑤셔 넣었던 유월의 낮. 하결은 제 학의 행방을 알면서도 별 대꾸 없이 홍서의 옆에 앉아 껍질이 덜 까진 참외를 씹었다. 군데군데 노란빛이 선명했으나 이런 데에 영 젬병인 홍서의 실력 보다야 봐줄 만했다. 비 맞은 참외 껍질은 유독 질긴 것 같았다.하결이 대문 앞에 과일 따위를 놓아두는 일은 종종에서 매일로 그 빈도수가 늘어났다. 그럼 홍서는 모르는 척 그걸 주워 마당으로 발을 들이곤 했다. 아무것도 놓이지 않은 앞이 어색해질 지경에 이를 떄 쯤 홍서는 제 집에 돌아가는 일이 드물어졌다. 하결의 집 마당 한 구석에 작게 만들어진 화단 속 잡초의 피비린내가 홍서의 발을 묶어 맸다. 그럼에도 하결은 해가 떠오르면 여전히 대문 앞에 과일을 내두었고. 불만 가득한 볼멘소리 없이 그걸 착실히도 주워 들어오는 이가 있었다.하결은 꿈을 잘 꿨다. 종종 자곤 하는 낮잠은 꼭 죽은 사람처럼 기척도 없이 자면서, 밤에는 눈만 붙였다 하면 별
작성일 2024-06-25 작성자 미할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60상세보기 -
소설 친애하는 검은 점에게
친애하는 검하는 점에게 작은방이다. 내게 허락된 곳은. 누렇게 눌러붙은 벽지와 곰팡이 냄새. 작은 컴퓨터만이 빛을 발한다. 어두운 밤이다. 해는 진작 졌다. 해가 져야만 하는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한손에는 담배를 잡는다. 연기를 한번 빨고 깊게 내뱉는다. 천장을 타고 사라진다. 마우스를 탈깍인다. 키보드를 연타한다. 검색어: 아이돌 딥패이크. 스크롤을 내린다. 일본 야동배우 몸에 합성된 아이돌이 나온다. 담배를 빤다. 급하게 빤다. 담배는 다 탄다. 재떨이에 지져 끈다. 담배는 수북히 쌓인다. 자유로워진 손을 바지 아래로 넣는다. 딱딱해진 성기가 잡힌다. 귀두 쪽을 여유롭게 문지른다. 다른손은 급해진다. 영상, 영상을 찾아야한다. 마우스를 딸깍인다. 마침내 한 영상을 누른다. 유명 아이돌이 후배위로 섹스한다. 손이 빨라진다. 성기를 바지에서 뺀다. 한손으로 성기를 움켜지고 아래서 위로 또는 위에서 아래로. 다른 손은 황급히 휴지를 찾는다. 휴지가 없다. 휴지심만 덩그러니 남아있다. 약간의 짜증이 치밀어 오른다. 그러나 손은 빨라진다. 멈출 수 없다. 나는 그런 놈이다. 사정한다. 정액이 바닥에 흩뿌려진다. 벽지에도 묻었다. 한숨을 내쉰다. 화장실로 가서 휴지를 가져온다. 정액은 금세 마른다. 비릿한 정액 냄새가 난다. 짜증이 치민다. 침대에 눕는다. 쾌쾌한 냄새가 난다.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낸다. 유튜브를 들어간다. 뻑ㅇ뉴스 채널에서 새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을 본다. 달ㅇ유튜브 저격한 영상이다. 꽤재미있다. 확실히 뻑ㅇ의 말이 옳다. 달ㅇ유튜버가 잘못한게 맞다. 검색어에 달ㅇ을 친다. 바로 올라온 영상에 댓글을 적는다. 논리적으로 달ㅇ이 잘못한것을 적는다. 딱히 욕은 하지 않는다. 나는 품위있는 사람이다. 곧 답글이 달린다. 구독목록 뻑ㅇ, 신남성ㅇ대, 지식의 ㅇ. 과학이네 과학 ㅋ무표정으로 답글을 단다. 긁혔노 ㅋㅋ그리고 핸드폰을 끈다. 어차피 병먹금이다.다른 렉카유튜브를 본다. 중대장 고문치사 사건이 뜬다. 댓글을 적는다. 숏컷은 과학이다. 다시 여러 유튜브를 본다. 그러다가 디씨에 들어간다. 국야겔에 들어간다. 개념글에 들어간다. 도태한남들은 국결이 답이다. 대충 그런 내용이다. 나는 웃는다. 딱 봐도 주갤빨 글이네. 답글을 적는다. 똥남아 창녀 보단 한국 창녀가 낫지 ㅋㅋ여러가지 글을 본다. 가끔 웃음이 터진다. 답글을 적는다. 시간은 간다. 벌써 3시가 된다. 슬슬 배가 고프다. 야식이 땡긴다. 배민을 킨다. 지금 시간에 연 곳은 없다. 어쩔 수없이 편의점에 나가야한다. 이성적으로 생각해보자. 지금 밖으로 나갈 정도로 내가 배가 고픈가. 꼬르륵. 못참겠다.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내복 위에 대충 걸쳐 입는다. 단칸방을 나간다. 계단을 내려간다. 현관문의 거울에 내가 비친다. 얼굴을 본다. 여드름과 살에 눈코입 다 파묻힌다. 머리에선 기름기가 흐른다. 나는 나의 눈조차 마주치지 못한다. 가장 가까운 CU에 간다. 문을 연다. 알바와 눈이 마주친다. 알바는 일순간 눈살을 찌뿌린다. 알바생은 여자다. 꽤 예쁘게 생겼다. 귀에는
작성일 2024-06-25 작성자 김백석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51상세보기 -
소설 무명
“나는 이제 너를 키울 명분이 없어.”그 사람이 나를 고아원에 두고 간 날 (정확히는 버린 날), 원장님이 아이에게 더 이상 할 말은 없냐는 물음에 한 말이었다. 내 나이 여덟. 어른들의 사정 같은 건 모를 나이. 하지만 애석하게도 그 사람이 엄마라는 사람 때문에 많이 힘들어했다는 사실 하나는 알았으며 이혼 사유가 내가 그 사람의 핏줄이 아니라는 게 문제였다는 것쯤은 눈치 챌 수밖에 없었다.괜스레 손을 꼼지락거리며 그 사람이 던지듯 준 나의 생일 선물, 그니까 아주 작은 곰인형만 만지작거렸다. 곰인형 등에 놓인 지퍼를 열면 보이는 나의 돌잔치 사진. 그 사진 속에는 그 사람도, 엄마라는 사람도 행복하게 웃고 있었는데. 과거에는 분명 많은 사람들로부터 나는 축복을 받고 있었는데. 왜 지금은 아닐까. 그 사람이 원장님과 계속해서 이야기를 하는 와중에도 난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질문의 해답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차라리 내가 웃고 있었던 그 과거의 기억이라도 내 머릿속에서 생생하게 살아있었으면 억울하지도 않으련만. 머리를 붙잡고서 기억을 더듬어봤자 내게 떠오르는 것은 여전히 그 사람과 엄마라는 여자의 고함소리밖에 없었고. 그 고함소리의 내용들은 나는 이 애가 내 애인 줄 알고 키웠어 라고 말하는 그 사람의 화난 목소리가 대부분이었다. 어깨를 씩씩거리던 그 사람이 더 이상 내가 손을 뻗으면 안아주지 않던 그 모습에서, 그리고 오늘 어디 좀 가자고 말하며 내게 자장면을 사줬다는 그 사실에서. 나는 알았다. 오늘이 이 사람과 마지막이라는 것을. 그 사람이 매번 풍기는 술 냄새가 싫긴 했지만, 그 사람이 술로 인해 기절하듯 잠든 밤, 훌쩍이며 눈물을 닦아내고는 했었지만. 그게 헤어지고 싶다는 뜻을 나타낸 것은 전혀 아니었다. 정말로, 아니었는데.나도 모르게 떠나려는 그 사람의 셔츠를 붙잡았다. 그러면 그 사람은 웃음 한 번 짓고선 나와 함께 자장면을 먹자고 말할 줄 알았다. 그 사람은 내게 미안한 일이 생기면 자장면을 먹자고 했으니까. 그리고 나 역시 자장면을 두 끼 연속 먹는 게 좋으니까. 하지만 그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은 자장면 먹자는 말 대신, 안 돼 라는 단 두 글자였다. 그리고 이어진 건 미련 없다는 듯이 내 손을 때리는 손길. 찰싹, 경쾌하면서도 구슬픈 소리가 그 빈 공간을 울렸다. 손이 빨갛게 부풀어 올랐다. 나를 안아주고 있던 원장님은 이어, 그 사람에게 무어라 말을 했지만 들리지 않았다. 오직 나를 떠나는 그 사람의 목소리만 내 귓가에 맴돌았다. 내게 ‘아빠’라는 호칭을 쓰지 말라고 했다. 왜냐고 묻자 그 호칭이 역겹고 불쾌하며 듣고 싶지도 않다고 했다. 그러면 뭐라고 불러요? 라고 말하니 ‘그 사람’이라는 아주 딱딱한 호칭으로 부르라고 말했다. 왜? 대체 왜. 여전히 궁금한 것들이 뇌 속에 진득하게 남아 나를 콕콕 건드려댔지만 그 사람은 뒤돌아보지도 않은 채, 나를 떠나갔다. 마음 한 구석이 시큰하게 아려왔다. 눈물이 갑작스럽게 나왔다. 원장님이 내 손에 초코우유를 쥐어주며 내 눈물을 그 주름 진 손으로 닦아줄 때까지 내 눈물은
작성일 2024-06-24 작성자 난바다 좋아요 0 댓글수 1 조회수 154상세보기 -
소설 초여름의 동의어
초여름의 동의어-김서멍 1 여름은 후, 하고 숨을 불었다. 손에 들려 있던 민들레에서 홀씨가 바람을 타고 훌훌 날아갔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흩어지는 먼지 같은 씨를 바라보는데 햇빛이 날카롭게 눈을 찢고 들어왔다. 24절기 중 각 계절의 시작을 알리는 것들. 입춘, 입하, 입추, 입동. 그리고 오늘이었다. 여름의 시작, 입하. 달리 말하면 여름이 가장 괴로운 시점이란 의미였고. 넓고 뜨거운 잔디밭에 털썩 누워서 쨍한 태양과 눈싸움을 했다. 노랗고 하얀 덩어리들이 눈에 박혀 들어오며 색이 변색된다. 곧 붉은 듯한 무늬가 시야에 점을 찍은 듯 돌아다녔다. 뜨거운 감각은 어쩌면 익숙하다. 여름은 그랬다. 울음을 울면서도 웃음을 웃으면서도, 모든 것을 태워버리는 그 태양으로부터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니까 그 시작이라는 건 어떤 기다림으로부터 기인되었다. 몇 년도의 초여름인지도 가물가물한. 그래서 여름은 제 이름을 싫어한다. 초여름. 그저 저주한다. 2 ―사상 최악의 폭염이 예상될 것으로 보입니다. 어린이나 노약자는 가급적 외부 활동을 주의하시고……. 뉴스데스크에 앉은 여자 아나운서가 또박또박 이야기한다. 테이블 의자에 걸터앉아 있던 여름이 고갤 위로 올렸다. 화질이 그리 좋지 않은 텔레비전에서 점심 뉴스가 방송되고 있었다. 아나운서 옆에 앉아 있던 전문가가 어색하게 입을 열었다. 화면의 반쪽으로는 한반도 모양의 시각 자료가 함께 송출되고 있었다. ―이번 여름 같은 경우에는 북태평양 기단의 영향력이 굉장히 커져서……. “아가씨.” 소리가 들려온 곳을 향한 여름이 반사적으로 비닐을 받아들었다. 여름에게 포장된 음식을 쥐여준 식당의 아주머니는 일이 바쁜지 바로 안으로 돌아갔다. 여름은 머쓱하게 음식을 들고 식당 밖으로 나왔다. 역시 온도라는 것도 공기의 흐름을 따라 전달되는 것인가 보다. 고작 얇은 유리문 하나를 지났을 뿐인데 이렇게까지 덥다니. 착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숨 쉬는 것이 힘든 느낌이었다. 도시 전체가 큰 찜통으로 변한 것만 같았다. 지방에서 소위 말하는 ‘전원생활’을 하고 있는 여름이, 열기가 푹푹 찌는 서울로 올라온 이유란 간단했다. 어머니의 가장 친했던 친구. 여름에게는 ‘아주머니’라 불러야 마땅하겠지만 호칭은 그냥 ‘이모’인 이 때문이었다. 잠깐 걸음을 걷던 여름이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지도 앱을 켜 현 위치를 확인하고는 이리저리 주변을 둘러본다. 아, 하고 감탄사를 뱉더니 골목 안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조금 더 가니 한 주공아파트 단지의 입구가 나왔다. 여러 번 와보았던 곳이지만 이리 푸릇한 식물들이 가득한 것은 처음 보았다. 여름은 안쪽으로 들어가서 202동을 찾았다. 띵동. 202동 404호에 도착한 여름이 초인종을 눌렀다. 안에서 무언가 우당탕탕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곧 문이 열렸다. 진갈색의 파마머리를 한 여성이 나타났다. “왔니.” “네.” 이모는 문을 열어주기만 하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여름은 음식이 든 무거운 비닐을 오른손으로 옮겨 쥐고 문을 닫았다. 이모 집 특유의 짙은 향을 맡으며 집 내부로 들어섰다
작성일 2024-06-23 작성자 김서멍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85상세보기 -
소설 감정을 넣는 기계 간호사이 게시글은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으니 주의를 요합니다. (폭력, 자살, 자해 등)
오늘도 우리 병원에는 손님이 많다. 요즘 사람들의 마음이 많이 차갑고 힘들다는데 아마 코로나 19가 사람들 마음에 자리를 잡은듯 했다. 요즘 들어오는 환자들을 보면 단순 우울증도 있지만 딜루전과 가성치메의 비율도 크게 증가했다. "다들 정신이 약해서야."나는 정신과에서 일하고 있지만 마음만은 그들에게 자리 잡지 못했다. 같이 일하는 연두쌤이 엑팅아웃이 온 환자를 말리고 휴개실에 잠시 들어왔다.. "수쌤 요즘 환자들을 보면 너무 마음 아파 미치겠어요."라고 말을 한다. "잡소리는 일 끝나고 하자 연두쌤아" 나는 잡소리 하는 연두쌤을 뒤로 하고 섹션에 들어가 사무 업무를 처리했다. 그러나 마음 한 편에 연두쌤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나는 그저 한숨을 쉬며 혼잣말로 "환자를 감정으로 보면 안되는데:::그렇다고 감정 없이 다루는 것도 않되고 참:::"라며 말을했다. 이를 들었는지 보호사님이 내게 다가와 커피를 권했다. 그러나 나는 할 일이 너무 많아 그의 선의를 거절했다. 일이 끝나고 퇴근 할라고 옷을 갈아 입고 준비할 때 연두쌤이 휴개실에 들어왔다. 나는 아침에 있었던 연두쌤 의 말이 신경쓰여서 그녀에게 작게 말을 했다. "연두쌤아 환자 너무 감정적으로 생각하지마 , 너만 피곤해져. 나이팅게일도 따뜻한 마음이 있어 위인이 됬지만 그녀의 좋은 판단력이 동력이 되어 사람을 살릴 수 있었던거야." 연두쌤은 이런 내가 당황스러운지 땀을 삐죽 흘리며 연두 쌤은 "네, 알겠습니다. 조심히 가세요."라고 말을 하며 나를 빨리 보내기 바빴다. 역시 선배의 말을 귀담아 듣기는 어린 것 같다.하지만 연차가 쌓이면 내가 말한 말을 알게 되겠지. 집에 들어오면 아들놈이 우리 집에 와 공부하고 있다. "민찬아, 엄마 왔어, 밥 먹자." 그러자 민찬이는 아무 말이 없었다. 약간의 흐느낌이 느껴졌다. 나는 이를 보고 사춘기에 접어든 우리 아들이 감정 기복이 심해서 저렇게 우는구나라고 생각을 하고 무시했다. "수민찬 너가 좋아하는 피자 사 왔어." 라고 말을했다. 그러나 아들의 흐느낌은 멈춰지지 않았다. 나는 속으로 이런 민찬이를 이해할 수 없었다. 중3이나 먹어놓고 아직도 어리광을 부리고 있다니 참 이기주의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할 수 없이 피자 2조각을 접시에 담아서 2층 방 문 앞에 살며시 뒀다. 고르곤졸라를 먹으니 치즈가 늘어남에 따라 내 빈 자리가 늘어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젤 위해 얼마나 많은 것을 포기했는데."혼잣말을 내뱉고 나는 방에 잠을 자러 갔다. 오늘도 환자와 보호자는 계속 밀려왔다. 내가 전담으로 맞고 있는 민지 씨는 딜루전을 가지고 있는 환자시다. 민지 씨는 나를 본인의 아들을 괴롭힌 천하의 못되고 싸이코 같은 년이라 생각하는 눈치다. 아니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나를 보면 계속 손을 빌고 "우리 아들에게 제발 사과 해 주면 않되요? 아이가 집에서 나오지 않아요." 나는 그 말들을 듣고 흘렸다. 흘리지 않으면 내 정신력이 넘어갈 것 같기 때문이다. 뭐 내가 엄마였어도 저렇게 행동하지 않았을 것인데 라는 생각이 계속든다. 아이가
작성일 2024-06-22 작성자 송희찬 좋아요 0 댓글수 3 조회수 162상세보기 -
소설 마라탕 주세요
맛있겠다.세연이가 입맛을 쩝쩝 다셨다. 이 마라탕집에 온게 벌써 스무 번 째인데 이곳이 새롭게 느껴졌다.동생도 같이 왔으면 좋았을 텐데..........그러게. 윤지 참 안됐어. 초딩밖에 안돼서 배탈이나 나고. 고작 초딩 2학년이 말이야.그러자 다은이가 말했다.누구나 배탈은 날 수 있어. 윤지는 평소에 뭘 워낙 많이 먹었으니 배탈이 날만도 해. 우리같은 5학년도 많이 먹으면 배탈 날걸?세연이는 알아서 생각하라며 먼저 들어갔다. 우리도 따라 들어갔다.이 마라탕집의 엄청난 인기답게 사람들이 아주 많았다. 어찌나 많은지 우리집의 비좁은 다락방에 감금된 기분이었다. 아니, 그보다 더 했다. 우리 셋 모두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의 답답함을 느꼈다.사람이 많은 만큼 직원들도 많이 바빠 보였다. 숨 한 번 제대로 쉴 틈이 없는 것 같았다.사람들한테 이리저리로 떠밀리면서 간신히 카운터로 가 주문을 했다.혹시 기억나?뭐가?내 말에 다은이가 되물었다.우리가 주문할 때마다 윤지가 옆에서 '마라탕 주세요'라고 했었잖아.그 말에 세연이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오늘 윤지가 같이 왔으면 틀림없이 그 말을 했을 거야.그렇게 이러쿵 저러쿵 얘기를 했다.은정아, 뭐하니? 가서 마라탕 받아와야지. 응? 김은정!내가 움직이지 않자 세연이가 소리쳤다. 아차, 벨이 울린 것을 잊고 있었다. 나는 잽싸게 뛰어가서 마라탕을 받아왔다.오늘따라 유난히 더 매워 보이네.늘 그랬잖아.국물을 한 모금 마셔보았다. 단계를 맞춰놔서 그런지 너무 맵지도 않고 적당히 칼칼했다.맛있다. 역시 세상에서 제일가는 맛이야.우리는 10분도 안 되서 마라탕 한 그릇을 거의 다 비워갔다. 그런데 먹으면 먹을수록 집에 혼자있는 윤지가 생각났다. 배탈나서 아무것도 못 먹고 배고파하는 윤지가. 갑자기 마라탕이 맛없어졌다.난 그만 먹을게 남은 건 너희 먹어라 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세연이와 다은이도 내 기분을 눈치챘는지 자기들도 배부르다며 일어섰다.곧장 집으로 달려갔더니 윤지는 잠들어 있고 조용했다.그래, 피곤할 만도 하지.나도 씻고 잠자리에 들려 했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머릿속이 온갖 생각들로 어지럽혀져 있었고 동시에 질문도 수없이 떠올랐다.해외출장에 가 있는 엄마가 윤지 소식을 들으면 뭐라고 할까?윤지의 소식을 듣고 엄마가 바로 오겠다고 할까?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왜 나는 엄마한테 동생이 아프다고 말하지 못하는 걸까?엄마한테 말 못한다고 아빠한테 얘기하면 뭐가 달라질까?난 언제까지 혼자서 동생을 돌볼 수 있을까?뇌가 터질 만큼 많은 질문이 떠올랐다. 더 떠올려보려는데 그만 잠들어 버렸다. 자면서도 질문이 떠올랐다.왜 우리집 가족은 항상 동생과 나뿐인 걸까?흐아아아~하품을 하고 나니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창밖을 보았다. 날씨도 맑았다. 시계를 보았다.으악, 늦었다!친구들이랑 마라탕 먹으러 가기로 했는데 늦잠을 자고 말았다. 나는 재빨리 침대에서 일어나 아침 먹고, 양치하고, 옷 입고, 머리 빗고, 신발 신고서 밖으로 나갔다.누구보다 빠르게 달린 덕에 그나마 일찍 도착할수 있었다.좀 늦었네?그러게.
작성일 2024-06-19 작성자 다이아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65상세보기 -
소설 회복기
*정끝별-회복기를 읽고 감명을 받아 소설로 개작 해보았습니다. 동아리 시간에 '시를 소설로 바꾸기' 활동을 하며 써뒀던 글인데, 수정해서 올립니다 :)회복기-정끝별 아침 햇살이 슈거파우더처럼 내려앉은 이월의 소파에서 그루밍하다 사르르 잠이 든 고양이 조금 전에 나는 저 소파에 기대앉아 신열에 젖은 속옷을 식히며 남산타워 뒤로 떠오르는 해를 맞았어열이 내렸을까 겨드랑이로 파고든 고양이가 가르릉가르릉 불러주는 골골송을 선잠인 듯 듣다 일어나 고양이 물을 갈아주고 화장실을 치우고 밥을 주고는수란을 띄운 말간 순두부를 끓여 늦은 아침을 먹는 내내 계란을 좋아하는 고양이가 무심한 척 내 무릎에 앉아 있었는데 조그만 심장이 어찌나 쿵쿵거리던지설거지를 하고 다시 식탁에 앉아 연한 커피를 마시면서 슈거파우더 뭉치가 된 소파의 고양이를 보고 있어 이제 봄이겠구나어느 봄 햇살에 나도 녹아들겠구나 봄이 다디단 이유일거야. -회복기 소파에 기대앉아 바라보는 창밖은 공연 시작 전 작은 조명 몇 개만을 켜놓은 무대처럼 어둡기만 하다. 지혜는 천천히 흘러가는 구름의 움직임을 멍하니 응시하며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 작게 열어둔 창문 틈으로 들어온 서늘하고 깨끗한 겨울 공기가 폐를 가득 채우는 것이 느껴졌다.참으로 오랜만에 깊은 잠을 잤다는 생각을 했다. 평소 불면증이 심해 잠에 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었고 겨우 잠에 들어도 수면의 질이 나빠 중간에 자주 깨 뒤척이기 일쑤였다. 설상가상으로 사흘 내내 야근을 해가며 일을 쳐낸 탓인지, 아니면 최근 오래 사귀었던 남자친구가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보해 왔던 데다 절연한지 오래인 부모가 어떻게 알고는 전화번호를 알아내 돈을 내놓으라 행패 부렸던 일 때문인지. 지혜는 분명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한계에 몰려 있었다. 몸살 기운이 있더니 어제 점심 무렵부터는 아예 오한 때문에 몸이 저절로 덜덜 떨려오기 시작했다.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이었지만, 몸 상태가 너무 나빠 해열제를 먹고 침대에 몸을 던지듯이 뉘었다. 근육 하나하나가 저리고 뻐근한 느낌인 데다 잠마저 오지 않아 한참을 끙끙거리며 앓다 잠에 들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지혜의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일어나 시계를 보니 새벽 다섯 시 삼십 분- 곧 해가 뜰 시간이었다. 밤새 식은땀을 흘려 온몸과 이불이 축축했지만 오랜만에 깊이 잔 덕인지 몸만은 한결 가뿐했다. 이불 빨래나 샤워 같은 현실적인 것들은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에, 지혜는 창문을 살짝 열어두고 거실의 소파로 향해 몸을 기대고 앉았다. 다만 일출을 보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스물일곱 생애 단 한 번도, 지혜는 편안한 마음으로 일출을 본 적이 없었다. 애초에 2023년 12월 31일의 해나 2024년 1월 1일의 해는 다를 바가 없다고 믿는 사람이라, 해돋이를 보러 가족이나 연인과 정동진이나 호미곶까지 가는 부류의 사람이 아니었다.그러나 이것은 지혜가 '그런 부류'의 사람이었어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지혜는 고등학교 학창 시절 전체를 좋은 대학 취업 잘 되는 과에 가기 위해 모두 바쳤고,
작성일 2024-06-17 작성자 사즈 좋아요 0 댓글수 1 조회수 117상세보기 -
소설 죽여주는 가르침
2056년 인류는 모두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화창한 봄, 어느 순간 지구 상공에 나타난 의문의 은색 접시에서는 은발의 은색 눈동자를 가진 외계인이 내렸다. 순식간에 인류는 혼란에 빠졌다.우주선에서 내린 외계인의 첫마디는 이러했다.'안녕하세요, 저희는 인류에게 깨달음을 드리러 왔습니다!'인류가 놀란 포인트는 두 가지였다. 첫째, 어눌한 한국어를 구사했다는 점.둘째, 외계인이 깨달음을 주러 왔다는 점.인류는 엄청난 공황에 빠졌다.하지만 그것도 잠시 시간이 지나고 공황이 잦아들었을 무렵 누군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어떻게 한국어를 배우신 겁니까?'외계인은 성심성의껏 대답했다.'아! 그게 궁금하셨군요! 저희가 지구어를 모두 알아본 결과 한국어가 제일 배우기 쉽더라구요!!'또 누군가 물었다.'무슨 깨달음을 주신다는 겁니까?'외계인이 대답했다.'말 그대롭니다. 뒤처진 인류의 사회 환경을 고쳐드리기 위해 깨달음을 드리는 겁니다. 저희가 6개월 전부터 지구를 관찰하며 습득한 인류에게 맞는 인류 전용 방법으로 깨달음을 주어 인류 사회가 더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시간을 일주일 정도 드릴 테니 잘 의논해 보시고 결정해 주시길 바랍니다.'그 말이 끝나고 몇 시간 되지 않아 전 세계가 뒤집어졌다. 온 인류는 기대감에 가득 찼다.'혹시 새로운 에너지 자원을 알려주는 걸까?''인류가 꿈꾸던 영생을 이루게 되는 건 아닐까?''내 불치병을 치료해 줬으면.'물론 소수의 반대의견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의견은 가볍게 묵살되었다.'저 속없는 놈들, 지들이 뭘 안다고 반대해?''이건 인류에 두 번 다시 없을 기화라고!'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고 외계인이 말했다. 그럼, 투표를 시작하겠습니다. 깨달음을 얻으시고 싶으신 분들은 눈을 감아 주십시오. 대다수의 인류가 눈을 감았다. 외계인이 흐뭇하게 웃었다.'역시, 현명한 선택입니다. 그럼 시작합니다!'인류는 모두 기대감에 가득 찬 눈으로 하늘 위를 올려다보았다.다음 순간 인류는 보았다.자신들의 머리 위로 떨어지는 수많은 미사일 같은 폭탄들을. 빗발치는 총알들을. 자신의 옆에서 피를 흘리는 동족들의 비명을.한 사람이 통곡하며 물었다.'도대체, 왜 이런 짓을….'화창했던 봄의 어느 날, 인류의 통곡이 온 지구에서 울려 퍼졌다.신음하는 인류를 보며 외계인이 중얼거렸다.'이상하다. 분명 죽으니까 깨달음을 얻는 것 같았는데?'......어느 이름 모를 머나먼 행성 스크린으로 지구인들을 관찰하고 있는 은빛 외계인들이 보인다. 외계인들은 스크린에 흘러나오는 지구 뉴스 보며 자기들끼리 떠들고 있다.'음…. 어떻게 하는 게 좋으려나.''빨리빨리 찾아봐.''오늘은 세월호 참사 42주기 2056년 4월 16일입니다. 세월호 참사는 학생들의 수학여행을 위해 가던 세월호가 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 48분 53초경 침몰하여 모두 299명의 사망자와 5명의 시신 미수습자를 발생시킨 참사입니다. 이 사고로 인해 대한민국의 선박 안전 의식 및 관련 법이 강화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한편 정부는….'외계인들의 은빛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야
작성일 2024-06-16 작성자 187 좋아요 1 댓글수 0 조회수 105상세보기 -
소설 사라진 잠자리
“올여름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폭염일이 평년보다 많을 것이라는 전망 가운데...”주말의 이른 오후 , 티비 속 뉴스에서 딱딱한 음성이 흘러 나왔다. 대사를 읊는 기자를 소파에 앉아 멍하니 주시하다가 겨우 시선을 떼어 주변을 둘러보니 엄마는 빨래를 개고 있고 동생은 게임을 하느라 정신이 없어 보였다. 하기야 매년 이맘때 쯤이면 지금의 것과 거의 일치하는 내용의 뉴스가 변함없이 반복되니 이를 배경음 삼아 각자 할일을 하는 것도 그다지 이상한 광경은 아니었다.몇 년 전까지만 해도 횡단보도를 기다리는 곳에 설치된 초록색 그늘막은 거의 찾아보기가 힘들었는데 이제는 길거리를 돌아다닐 때마다 눈에 걸렸다. 친구들에게 ‘여기는 그늘막이 없었는데 생겼네?’하는 말을 하며 신기한 티를 내봐도 돌아오는 반응은, 몰랐던 사실이지만 별 관심 없다는 듯한 아, 그래, 정도가 다였다. 역시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건 나뿐인 것 같았다.학생들은 학교에서 항상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에 대해 주기적으로 교육받는 시간을 가진다. 오늘의 창체 시간도 그 수많은 교육 시간들 중의 일부였다. 밀린 숙제를 허겁지겁 해치우기 바쁜 친구들은 교육 영상이 나오는 화면 속이 아니라 문제집이 있는 책상에 고개를 처박고 있었으며 나머지는 이 시간을 그저 부족한 수면 시간을 채우는 시간으로만 생각하는 듯했다. 운도 지지리 없는 나는 맨 뒷자리에서 그 지독할리만치 현실적인 장면을 그대로 직관하는 처지였다. 그렇다면 말로만 열심히 실천하는 환경 보존이라는 것은 대체 무슨 의미인가.“이런 거 진짜 의미없지 않아?”별로 친하지 않아 학기 중간이 될 때까지 데면데면했던 짝꿍이 갑작스레 내게 말을 걸어왔다. 그런 불평을 하는 사람은 흔했기 때문에 나는 대충 어, 그러게, 하는 영혼 없는 공감을 하며 이 대화가 깔끔히 끝나길 바랬지만 그 애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사람들은 우리 학교 앞에도 파라솔 같은 게 설치된 걸 모르는 것 같아.”해결책 없는 문제에 대한 어제의 상념이 떠올랐고 내내 어딘가 몽롱하던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는 그제서야 티비에 고정하고 있던 시선을 그 애의 눈으로 옮겼다. 그 애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 나갔다.“너 환경에 관심이 있다고 하지 않았어? 나도 그렇거든. 혹시 오늘 시간 있어?”그래서 나는 대충 아프다고 둘러대고 야간자율학습을 뺀 뒤 그를 따라 버스를 탔다. 잘 알지도 못하는 친구의 약간은 부담스러울 수 있는 제안을 이토록 쉽고 어찌보면 필사적으로 수락한 것은, 나 같은 사람을 인터넷 카페가 아닌 현실에서 만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었다. 내 감이라곤 믿을 구석이 한 군데도없을만큼다틀리는게 특징이었지만 이번에는 왠지 정말 친한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가슴뛰는그런감을 믿고 싶었다. 그에게 어디를 가는지 묻고 싶었으나 대답해줄 기미가 안 보이길래 얌전히 입을 다물고 엄마에게 자율학습을 뺀 걸 들키지 않기 위해 밤 10시까지 어디를 전전해야 할지나 열심히 고민했다. 해가 긴 여름이라는 게 새삼 실감나는 창밖 풍경을 한참 바라봤다.그가 데려다준 곳은 자신의 집이었
작성일 2024-06-15 작성자 청춘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89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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