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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개를 위하여

  • 작성일 2009-02-23
  • 조회수 1,726

그것이 앞발보다 신성할 까닭은 없다 어둠의 골조가 단단하게 발기하는 시간

이현호


들개를 위하여



그것에 닿지 못한 혓바닥을 거스러미 인 앞발에 대어 본다 모든 걸 안다는 듯

칠 벗겨진 침묵을 껴입은 백양목들 맞닿을 수 없는 뿌리의 간극들

팽팽하게 부풀어 오르는 왼쪽 가슴에 달무리 진다

강물의 사전 태양의 연대기 달의 참회록 들에도 없는 그것이 갈비뼈 틈에서 달그락거린다

외진 주둥이를 앞질러 굴러가는 낙엽을 보면 굶주림 또한 일이지만 살얼음 안개 속은 너무 차고

입을 벌리면 구절양장의 빈 방으로부터 바람배가 차오른다



그것만이 맹목의 구체



수십 억 년 바람의 기억이 무진무진 피어오르는 이곳의 먹잇감들은 모두 안개의 습속을 지닌 것인가

날마다 표정을 바꾸는 달의 이면을 향해 삽날 같은 긴 울음을 우는 일

오랜 방황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허기가 사라져 가는 소실점 속에서 그것의 내밀이 출렁인다

오선(五線)에 목매고 죽은 까만 열매들이 부르는 깊고 쓸쓸한 소야곡

불면에 월계관 씌우고 애꾸눈의 어둠이 눈꺼풀을 주머니에 넣어 둔 채 히죽거린다

썩은 이파리 위에 고무 튜브처럼 둥글게 몸을 말고 길게 혀를 뽑는다

우물을 닮은 시간 속 그것은 들개에게서 가깝고 제일 먼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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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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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2024-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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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2024-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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