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황금기
- 작성일 2011-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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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황금기
박찬일
기둥이 세워져 있는 것이 기둥이다
파르테논 신전의 기둥들; 한강의 수많은 기둥들
인류 정신을 떠받친다
기둥이 또다시 기둥을 만든다
맨 나중에 남는 기둥들; 아마존의 평화
아파트들이 떠받치는 것이 아파트 안의 정신들이다
아파트 정신이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파르테논 신전을 직접 보기 힘든 일
한강대교 붕괴는 단 한 번 있었던 우연
붕괴하다가 만 우연의 긴 역사
기둥이 떠받들고 있는 것이 붕괴하지 않는다
하느님을 떠받든 것이 아니다
인류를 떠받든 것이다
하느님을 떠받들지 않고 인류를 떠받든 것이다
하느님의 인류가 아니라 인류의 하느님
인류를 떠받들고 있는 우연의 긴 역사
기둥은 맨 처음 물었을 것이다
기둥 위에는 무엇이 있을까
기둥 위에도 찬바람이 부는지 몰랐을 것이다
무슨 상관인가
기둥 위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무슨 정신인가, 무슨 상관인가
인류가 황금기를 누구와 보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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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 2024-07-01
생강 손미 나는 생강처럼 지내 두 마리 물고기가 등이 붙은 모습으로 등을 더듬어 보면 생강처럼 웅크린 아이가 자고 있어 나는 여기서 나갈 수 없다 어둠 속에서 음마 음마 물고기처럼 아이는 울고 침대 아래로 굴러 떨어지려고 파닥거리지 나는 침대 끝에 몸을 말고 누워 호밀밭의 파수꾼처럼 아이를 등에 붙이고 침대 끝에 매달려 외계에 있는 동료를 불렀다 시는 써? 동료가 물어서 차단했다 나는 검은 방에 누워 빛은 모두 어디로 빠져나갈까 생각하다가 내 흰 피를 마시고 커지는 검은 방에서 깜깜한 곳에서 눈을 뜬 건지 감은 건지 땅속에서 불룩해지는 생강처럼 매워지는 등에서 점점 자라는 생강처럼 한 곳에 오래 있으면 갇히고 말아
- 관리자
- 2024-07-01
늪 김태경 저 연꽃들 연못 위에 핀 형형색색의 손짓이거든 지키려고 탈출을 멈춰 서던 중이었다 정제된 춤 동선이 어그러지면 안 되지 까만 별은 검은 빗방울 속에서도 빛나야 해 투명해진 작은 말이 파란 문을 되뇌는 동안 소리 없는 외침에 이끌린 건 꽃이 있어서 유일한 길목일 거야 담 밖 아닌 담 안에서 수면을 지나가면 연못 안에 공터가 있다 벽 없는 그곳에서 당신이 웅크렸다 얼마나 오랫동안 그렇게 혼자 있었나요 눈웃음에 가려진 침묵의 푸른 눈물 스침은 베고 찌르듯 밝아서 눈부시고 말의 몸이 푸르게 변해 떨어진 비에 아프거나 당신의 눈물샘부터 투명해져 사라지거나··· 연못에 빨려 들어가도 흔적 없거든 출구였거든
- 관리자
- 2024-07-01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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