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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곡곡] 포항 책방수북(제2회)

  • 작성일 2023-12-01
  • 조회수 687


《문장 웹진》 책방곡곡 포항 책방수북(제2회)

독서모임 〈생글〉

사회, 원고정리 : 연산
참여자 : 제이필, 나경, 이슬, 지현

책 : 강효진 『오늘도 나를 대접합니다』(구름의시간, 2022)



연산 : 

저는 아직도 단풍과 눈맞춤을 하지 못했습니다. 유명한 단풍 명소를 찾아가려니 사람과 자동차에 단풍의 고상함마저 안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 사진과 tv 뉴스로만 감상하고 있습니다. 11월입니다. 오지 않는 사람은 있어도 오지 않을 시간은 없다고 합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늘 책을 읽으며 느끼고 감상을 말하고 단어와 문장으로 표현하는 즐거움을 통해 삶이 한층 더 윤택하고 지혜로웠으면 합니다. 독서에 관한 선생님들의 생각을 잠시 들어 보겠습니다.

제이필 : 

독서, 책이 있어야 되겠죠? 그런데 내가 읽을 책을 선택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더군요. 인터넷 공간에는 수많은 책이 숲을 이루고 있어요. 인내심을 가지고 하나하나 탐색하고 요리조리 살펴보는 것이 즐거움만큼 고단함도 있었어요. 그런데 모임에서 매달 함께 읽을 책을 서로 토론하며 선정하니 큰 고민 하나가 해결되어 좋았습니다. 독서는 좋은 책을 찾아내는 과정과 수고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현 : 

책을 읽는 것이 서서히 즐거움이 되고 의무처럼 느껴집니다. 독서 습관이 자리 잡아 가는 것 같아 뿌듯합니다. 책을 읽는 것만큼 시간이 잘 가는 것도 없어요. 오롯이 책에만 집중하다 보니 잡념도 사라지고 그 순간만큼은 걱정도 사라졌어요. 독서는 집중력을 키울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번 두 번 한 권 두 권 책을 읽다 보니 독서의 재미와 묘미에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재미와 감동 그리고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덤으로 얻을 수 있으니 너무 좋습니다.

나경 :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했잖아요, 지금이 독서의 시즌입니다. 저도 사실 독서는 가을에 하자, 가을만 기다리며 그때 책을 읽자, 가을을 핑계 삼았어요. 독서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언제나 좋은 것 같아요. 계절을 가리지 않고 책을 읽는 것이 진정한 독서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다른 계절보다 가을에 책을 읽으면 더 낭만적이고 운치가 있어 좋다는 사람도 더러 있었어요. 독서는 계절이 아닌 개인의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슬 : 

시간이 없어서 책을 읽지 못한다는 것은 핑계 같아요. 관심이 없다는 것이 솔직한 표현일 것 같아요. 저도 한때는 시간을 핑계로 책을 가까이 두지 못했어요. 현대인의 일상은 누구나 분주하고 복잡하게 돌아갑니다. 이러한 일상이 독서를 하지 못하거나 할 수 없는 이유와 핑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책 읽을 시간을 따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아니면 무슨 요일 이렇게 저 나름의 독서 계획을 만들어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 모임을 통해 좋은 책을 알게 되고 여러 선생님들과 함께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독서의 기술과 기법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연산 : 

역시 훌륭하십니다. 선생님들 덕분에 저도 더 알차고 활발하게 책을 읽고 있습니다. 선생님들을 통해 좋은 자극을 받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립니다. 함께 책을 읽고 의견과 생각을 나누며 마음의 살을 찌워 가는 건강한 모임이 되도록 분발하겠습니다. 오늘 함께 말씀을 나눌 책을 간략하게 소개드리겠습니다. 지난번에 말씀드린 이 책은 2023년 문학나눔 1차 선정 도서입니다. 작가는 강효진이며, 책 제목은 『오늘도 나를 대접합니다』입니다. 제가 책을 다 보내드렸으니 오늘도 이 책으로 우리 스스로를 푸짐하게 대접 받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랫동안 자신과 잘 지내지 못했다는 작가가 오롯이 나를 대접하는 밥 한술로부터 자신과 잘 지내게 된다는 건강한 맛을 음미할 수 있는 에세이입니다. 먼저 전체적인 소감과 감상을 차례로 경청해 보겠습니다. 똑같은 영화나 그림을 보고도 각자 느끼는 감성이 다르기에 이번 책도 다양한 생각을 감상해 보겠습니다.,

나경 : 

남이 아닌 내가 나 자신을 대접한다는 제목부터 마음에 들었습니다. 살아가면서 누군가로부터 대접받는다는 것에 대해 단 한 번도 의식해 보거나 마음에 담아 둔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네 인생에서 내가 누구에게 대접을 받아야겠다는 생각 자체가 사치라고 생각했습니다. 저 역시 진정으로 누군가를 대접해야겠다, 대접을 한 사람에 대한 기억은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 책이 정말 흥미롭고 좋은 것은 내가 나를 대접한다는 것이었어요. 내가 나를 대접? 이라는 물음표가 생겼지만 그것이 느낌표로 바뀌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제이필 : 

저도 나경 선생님과 같은 생각을 가졌습니다. 살아가면서 내가 나를 대접해 본 적이 있었던가? 나조차 나를 외면하고 아끼며 살지 않았구나 하는 반성과 후회를 했습니다. 특히 주방에서 음식과 요리로 나를 대접한다는 발상 자체가 호기심과 시청각 모두를 자극하였습니다. 이런 독서 모임이기에 이런 좋은 책, 특별한 책도 읽을 수 있구나 하는 감사한 마음도 가졌습니다.

이슬 : 

타인이 아니라 내가 나와 잘 지낼 수 있는 방법? 의 질문과 의문이 굉장히 호기심과 궁금증을 유발시켰습니다. 나는 나와 잘 지내 왔나? 어떻게 지내 왔지? 라는 질문에 속 시원하게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해 보고 시도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더욱더 이 책에 관심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읽었습니다. 독특하고 재미있고 깊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책도 너무 예쁘고 좋았어요.

지현 : 

저 역시 다른 선생님들과 같은 생각과 느낌을 가졌습니다. 특히 다양한 요리와 음식으로 나를 대접한다는 발상이 좋았습니다. 아, 나도 저런 요리와 음식으로 누가 나를 대접해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욕심만 가지고 살았는데, 내가 나를 대접한다는 발상의 전환, 누군가에게 의존하고 바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대접한다는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삶은 꼭 따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에서 또 하나를 배웠습니다.

연산 : 

지난번 책이 결혼과 부부 그리고 가정, 가족에 관한 이야기라면 이번 책은 세상에 오로지 하나뿐인 나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엄마와 나의 이야기를 통해 멋있고 맛있는 사랑을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각자 읽은 내용 중 머리와 가슴에 아직도 남아 있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구절이나 문장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 보겠습니다. 아, 그런 문장도 있었어? 미처 생각지 못했던 내용을 서로가 서로에게 소개하는 시간입니다. 

지현 : 

저는 16페이지, 하지만 엄마의 늦은 밤 전화를 한결같이 기분 좋게 받을 수는 없었다. 엄마가 슬픔이 온전히 내 탓인 양 화를 내는 날도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 날 조금이라도 피곤한 기색을 보이면 그날로 나는 몹쓸 딸이 되었다. 결혼한 딸 걱정에 힘든 엄마를 이해하지 못하는 냉정한 딸이 되어 전화를 끊은 날이면 나는 불안했다. 내가 엄마의 슬픔과 외로움을 위해 해야 할 무엇인가를 하지 못한 채 그저 손 놓고 있는 기분. 그것은 내게 죄책감으로 남았다. 꼭 제 이야기 같았습니다. 아마도 여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어 보는 엄마와의 마음 아리는 시련이 아닐까 싶습니다. 얼마 전에도 이런 일이 있어서 더 마음 아프고 공감이 갔어요.  

이슬 : 

저는 유독 51페이지의 내용이 기억에 남습니다. 거리를 두어야 한다면 홍차처럼, 저는 커피보다는 홍차를 즐깁니다. 그래서 이 페이지에 더 눈과 마음이 오래 머문 것 같아요. 엄마를 위로하다 보면 나의 미흡한 '자식 노릇'이 불안했다. 아무리 애를 써도 엄마의 마음은 온전히 채워지지 않았다. 그게 또 나를 불안하게 했다. 불안도 습관이 되는 것일까. 엄마가 잘 지내고 있는 날들에도 나는 불안했다. 엄마가 정말 괜찮은지 걱정이 되었다. 엄마에 대한 불안을 간신히 꺼뜨리고 나면 이번에 엄마로부터 진정한 독립을 이룰 때가 영영 오지 않을 거라는 또 다른 불안에 도달했다. 엄마에게서 벗어나 되도록 더 멀리 가려고 애를 쓰고 있었는데, 사실은 엄마에게로 되돌아가는 궤도만 빙빙 돌고 있었던 것일까. 엄마와 딸, 참으로 어렵고도 쉬운 관계 같아요. 

나경 : 

제가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책이 너무 예쁘다는 것이었어요. 꼭 사고 싶은 충동을 일으켰어요. 크기와 색감이 너무 좋았어요. 한마디로 눈에 꽂혔어요. 저는 103페이지 내용을 가져왔습니다. 혼자 밥을 먹는 것은 나 자신을 오롯이 대접하는 일, 내 식탐 따위 세상 사람들이 알아채면 좀 어때. 내 식욕이 어마어마하면 그건 또 어때. 못 말리는 식탐을 충분히 만족시키고 나니 내가 조금 더 마음에 들었다. 나는 그런 사람이었다. 저는 이 부분을 몇 번이고 읽고 또 읽어 보았습니다. 내가 나를 미워하거나 부정하지 않고 나를 인정하는 당당함이 좋았습니다. 뭐 어때 하는 스스로와의 대화에서 박수를 쳐주고 싶었습니다.  

제이필 : 

194페이지 야심찬 사과입니다. 사과껍질 벗기기는 어릴 적에 사과껍질 안 끊기고 길게 깎기 게임 했던 게 생각이 난다. 적절한 각도와 넓이, 서서히 회전을 하면서 숨죽이며 깎아야 이길 수 있다. 딸아이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 할머니집에 갔는데 사과를 깎으라고 하신 적이 있다. 칼질도 못할뿐더러 여자라고 깎으라고 하시던 그 말씀에 잔뜩 골이 난 적이 있었다. 요즘은 껍질째 먹으니 사과껍질 깎을 일이 없다. 저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마치 저의 모습을 누군가에게 들켜버린 것 같은 놀람을 경험했습니다. 어쩜 나와 똑같은 경험을 하였을까? 아버지도 어린 나에게 위험하다며 제 손에서 칼을 빼앗아 가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너무 속상하고 아버지가 미웠어요. 나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하며 엉엉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연산 : 

모두의 말씀을 들어 보니 이 책의 내용이 다시금 상기됩니다. 모두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읽으셨다니 저 역시 기분이 좋습니다. 한 권의 책으로 이렇게 다양한 경험과 생각, 느낌을 골고루 나눠 가질 수 있어 선생님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이 책은 나를 위한 맛있는 위로의 시간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누고 있습니다. 첫째가 새롭게 시작하려고 대접합니다 8편, 있는 그대로 대접합니다 6편, 한 그릇 더 대접합니다 8편 등 모두 22개의 맛있는 이야기가 한 상 가득 차려져 있습니다. 저는 112페이지와 113페이지 중에서 삶은 찰나의 행복과 원인 따위를 알 수 없는 선명한 불행이 어우러져 완성되는 추상화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찰나의 행복과 선명한 불행이라는 추상화가 우리의 삶이라는 표현이 너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도 있지만 우리네 대부분의 삶은 이런 추상화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제이필 :

48페이지 거리를 두어야 한다면, 엄마로서 결혼을 한 딸을 마음으로부터 떠나보내기가 쉽지 않은 듯하다. 나도 애틋한 딸이 있는데 결혼 후 쉬이 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겉으로는 인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계속 실타래로 연결시키려고 할지도 모르겠다. 작가의 글을 보면서 엄마도 힘들고 딸도 힘들어하는 것을 보았다. 그런 시간들을 흘려보내면서 좀 더 성숙한 어른이 되는 것인가 보다. 이 세상 어느 누구도 힘들 것 같은 떠나보냄, 독립인 것 같다. 저도 아직 독립하지 않은 딸이 있기에 많은 공감이 갔습니다. 어차피 우리의 삶은 피할 수 없는 이별의 시간을 살아간다고 생각합니다.

이슬 : 

어느덧 점심시간이었다. 텅 빈 속을 의식하고 있자니 아무런 간도 안 한 뜨겁고 담백한 감자가 먹고 싶어졌다. 오전에 꽈리고추를 찐 찜기에 물을 조금 더 붓고 감자를 잘 씻어 찌기 시작했다. 감자가 익기를 기다리며 꿀차를 마시고 있으니 도대체 조금 전 내게 무슨 일이 있었나 싶어지면서 모든 것이 아득하기만 했다. 찜기에서 잘 익은 감자를 꺼내는데 은은하게 꽈리고추 향이 퍼져 나왔다. 어쩐지 감자에서 꽈리고추 맛이 날 것 같아 설렜다. 막상 먹어 보니 감자에서는 그저 순하고 담백한 감자 맛이 났다. 그렇다면 꽈리고추찜과 함께 먹어 주자 싶어서 포슬포슬 뜨거운 감자에 잘 쪄서 양념한 꽈리고추 하나를 올려 먹었다. 상쾌한 맛이 낫다. 산에 오르느라 땀을 잔뜩 흘린 후 정상에서 맡는 아침 숲속의 공기를 닮은 맛. 유럽 명화에 나오는 소박하면서도 아름다운 식탁은 아닐지 몰라도 깨끗하게 비운 내 속을 채우기에는 더없이 잘 어울리는 맛이었다. 비운 뒤에 채우고 싶은 시간, 145~146페이지입니다. 아무런 간도 하지 않은 뜨겁고 담백한 감자, 정말 기억과 추억의 한 장면 같았습니다. 엄마를 졸라 먹었던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던 감자를 호호 불며 먹었던 기억을 되살려 주었습니다. 엄마 생각도.  

지현 : 

"엄마, 나 어제 엄마가 왜 잘 잤는지 안다. 내 목소리를 아주 많이 듣고 자서 그래!" 이보다 더 썰렁하고 실없을 수가 있을까. 내 말에 기가 막히다는 듯 깔깔 웃는 엄마 목소리에 나는 오늘 치 안심과 평화를 얻는다. 오늘은 이 목소리, 이 웃음이면 됐다. 80페이지 오늘 치 기쁨, 저는 이 부분을 읽다 혼자 몰래 눈물을 훔쳤습니다. 그냥 엄마 생각이 났어요. 한동안 멍하니 엄마 생각만 했어요.

나경 : 

나는 혼자 밥 먹는 것이 어려웠다. 집에서는 대충 생존을 위함으로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채웠다. 혼자서 식당 가는 것도 어려웠지만 먹고살아야 한다는 단순한 진리에 순응했다. 처음에는 같이 밥 먹는 사람을 찾았지만 굳이 그럴 필요 없다는 것을 알았다. 이제는 당당하게 나를 잘 대접하는 편이다. 무엇이든 잘 먹는다. 몇 페이지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 내용만큼은 꼭꼭 기억하고 있습니다. 너무 마음에 들고 저를 기분 좋게 만든 문장이었습니다. 나를 당당하게 대접한다는 작가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그리고 나도 그렇게 당당하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책이 또다시 저의 삶에 좋은 자극을 주었습니다. 이것이 책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이필 : 

아, 저도 이 부분 생각납니다. 이젠 당당하게 무엇이든 혼자 잘 먹는다. 누군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스스로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겠다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어요. 이런 삶의 모습은 저도 기꺼이 따라 하고 싶어요. 그리고 122페이지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한 가지 음식만 먹어야 한다면? MZ 세대들이 잘 묻는 질문이다. 난 된장찌개를 딸은 김치찌개를 좋아한다. 둘이 같이 살면서 한 가지 음식만 선택해야 된다면 엄마가 양보해야겠지. 하지만 난 된장찌개가 더 좋은데. 완전 고민이네. 이 부분도 저의 집과 너무나 똑같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웃으며 읽었습니다.

나경 : 

저는 이 책을 인생 작품으로 결정하였습니다. 책의 외형과 내용 모두 마음에 들었습니다. 좋은 책 추천해 주신 선생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이슬 : 

진정한 힐링 에세이였어요. 남이 아닌 오롯이 나를 위해 차리는 밥 한 끼로 나를 진정 아끼고 소중하게 다루는 방법을 가르쳐준 책이었어요. 내가 나를 다시 한 번 생각하고 나를 위한 삶이 무엇이고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대답을 들은 것 같아 좋았습니다.

연산 : 

오랜 시간 맛있고 재미있고 감동적인 말씀을 상 위에 가득 차려 주신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부터 내가 나를 돌보고 나를 더 정성스럽게 대접하는 삶의 시작을 함께 시작해 보시죠? 내가 좋으면 나의 가족과 이웃에게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우리 모두는 나를 잘 대접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참여자〉


연산 : 잘 익어 가고 있는 삶을 살아가는 신사


제이필 : 자원봉사로 삶의 또 다른 가치를 추구함


나경 : 배움과 가르침의 삶


이슬 : 아름답고 고운 일상을 만드는 사람


지현 : 자연과 함께 풍요롭게 사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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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7-01
아, ‘장르 문학’ 하시는구나

[에세이] 아, ‘장르 문학’ 하시는구나 김용언 미스터리 장르를 좋아하고, 열심히 읽고, 그에 관한 잡지를 만들고, 또 가끔은 관련 공모전 심사를 보면서 언제나 느끼는 바가 있다. 한국에서 미스터리 장르에 대한 이해도는 여전히 심각하게 척박하다는 점이다. 가장 모순되는 감정을 느끼는 순간은 ‘장르 문학’이라는 단어를 들을 때다. ‘(그냥) 문학’1)의 카테고리에 속하지 않는 나머지 소설들은 굳이 ‘장르 문학’이라고 불린다. SF, 판타지, 미스터리/스릴러, 로맨스, 공포, 무협 등의 꼬리표가 붙고 낱낱이 분류되며 ‘문학은 문학이지만 그냥 문학이라고 부르기보단 그 안의 장르로 명명되어야 하는’ 존재가 된다. 의문이 생긴다. 그렇다면 장르 문학에 속하지 않는 작품은 그냥 문학이 아니라 ‘비장르 문학’이 되어야 하지 않는가? 아니면 순문학 역시 일종의 장르임을 인정하면서 모든 작품을 ‘장르 문학’이라고 불러야 하는 건 아닐까? 예전 한국 문단에서는 ‘순(純)’이라는 단어가 참여 문학/민중 문학 등의 대립항처럼 불렸다고 하는데, 지금에 와서는 참여 문학/민중 문학도 ‘그냥’ 문학에 포함된 것 같다. 아무튼 거칠게 말해서 ‘장르’를 사용하지 않고 인간과 현실 자체에 집중하는 소설을 ‘그냥’ 문학으로 호명한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장르’로 호명되는 특정한 이야기들에는 그 장르가 만들어지게 된 역사가 있고 또 그 안에서 통용되는 특정한 규칙이 존재한다. 그런 약속된 구조와 규칙을 이용해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낸다고 해서, 그 결과물이 ‘그냥’ 문학으로 불릴 수 없고 장르 문학으로만 불려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오해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나는 장르 문학도 문학임을 인정하라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기 위해 이 글을 쓰는 게 아니다(그건 너무 당연한 사실이기 때문에 굳이 받아들여 달라고 애원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그 장르 문학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불편해지는 순간들이 자꾸 찾아온다. 이를테면 한국 작가의 소설이 해외로 번역되었을 때 현지 리뷰들을 찾아보면, 스릴러/미스터리/공포 등의 명칭을 명확하게 부여하면서 소개한다. 한국에서는 기존 등단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할 때 ‘추리적 기법을 활용한’ 또는 ‘경계를 넘어선 상상력을 발휘한’ 등의 애매모호한 문구로 시작할 때가 많은데, 해외에서는 자신들에게는 낯선 작가의 번역 작품의 특성을 단번에 설명하기 위해 ‘이것은 스릴러다’ 또는 ‘이것은 공포소설이다’라고 알려준 다음 그 작품의 특성이 어떤 점에서 새롭고 멋진지를 차근차근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장르 문학과 장르 아닌 ‘그냥&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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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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