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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린 소나무는 흔들리지 않는다

  • 작성일 2011-12-27
  • 조회수 1,151

 

[청소년 테마소설]

몸과 욕망_다섯 번째

 

 

비틀린 소나무는 흔들리지 않는다

 

손현주

 

 

 

 

나는 억지로 입을 크게 벌리며 웃었다. 그들은 사진을 찍고 그렇게 방을 휑하니 나갔다. 둘이 함께 나가는 뒷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베게 섶을 적셨다. 나도 그들을 따라 나서고 싶었다. 이렇게 덩그러니 혼자 남아 있는 이 시간이 견딜 수 없이 고통스러웠다. 언제나 그들은 우르르 몰려들었다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톡톡……. 벌써 두 시간째다. 입술 주변이 마비 증세가 오는데 이제 겨우 시 하나를 끝내가고 있다. 마우스 스틱을 입에 물고 키보드를 눌러 글자를 쓰려면 목이 자라목처럼 되어 통증이 온다. 자음과 모음의 자판을 두드리며 하나의 단어를 완성시키는 것조차 내게는 버거운 일이다. 목 근육이 묵지근한 게 고개조차 들 수 없다. 이경에게 내가 쓴 시를 보여주려면 부지런히 입을 움직여야 한다. 이경이가 내 시를 보면 뭐라고 할까? 이경은 분명히 내 시를 보고 감동 먹은 얼굴을 할 것 같다. 내가 이경에게 보여줄 수 있는 거라곤 시뿐이 없다. 시를 쓰는 일은 내가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서 고정된 컴퓨터에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다. 내가 시를 쓰기 시작한 이후로 사람들은 내게 관심을 보였다. 더구나 내 시를 지도해주기 위해 시인 선생님까지 오셔서 꼼꼼히 내 시를 봐주고 있다. 시인 선생님은 내 시를 출판사를 통해 시집으로 낼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다. 내 시가 뭐가 그리 대단한지는 몰라도 내 시에 대해 관심을 보여주는 게 싫지는 않다.

  건이가 나무로 만든 보호막 사이에 누워 조금 전부터 뭔가 말을 하려고 입을 오물거리지만 무슨 말인지 나는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다. 양건이는 뇌병변을 앓고 있어 말을 또렷이 하지 못한다. 더구나 몸을 움직이면 위험해 낮에는 저렇게 보호막에서 지낸다. 옆방인 장미 방에서 느닷없이 아이들이 하나 둘 내게 와서 알아듣지 못하는 말들을 한바탕 쏟아 붓고 사라진다. 모두들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고 있지만 해맑은 표정이다. 그들은 태어날 때부터 심각한 장애를 안고 있다 보니 모두들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들이다. 유독 체구가 작은 영준이는 자신의 이름도 나이도 모른 채 이곳에 들어왔다. 시설에 와서야 겨우 자신의 나이와 이름을 얻게 된 아이다.

  시설에 입소한 지 벌써 8년째다. 근육무력증이란 병을 앓고 있는 나는 처음에는 기어 다니거나 앉아서 움직일 수 있었지만 증세가 점점 심해지면서 지금은 거의 몸을 움직이는 일이 어렵다. 손이 굳지 않았을 때만 해도 그림도 제법 그렸다. 언제나 가난 때문에 골방에 갇혀 지내던 내게 바깥나들이는 꿈같은 일이었다. 바닥에 등을 대고 뒹굴어야만 했고 학교에도 갈 수 없어 혼자서 어린이용 티브이를 보며 글을 깨우쳤다. 나는 하루 종일 뒤틀린 소나무 모양으로 뒹굴며 지내는 게 일과였다.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두 발로 일어서 걸어본 일이 없었다. 부모님은 두 가지 일을 하면서 병원비를 댔지만 턱없이 부족했다. 다른 아이들에게는 일상적인 잔병치레가 내게는 응급실을 가야만 하는 위급한 일이었다. 엄마는 궁리 끝에 대통령에게 편지를 썼다. 엄마는 대통령에게 조목조목 장애아를 데리고 있는 가족의 무게를 글에 다 드러냈다. 편지의 일부에 이런 말이 있었다.

  ‘리는 이 애를 시설에 보내지 않으려고요. 온종일 의자에 앉아 있는 그런 곳에는 보낼 생각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 아들은 아직도 집에 있습니다. 많은 병원비를 지불하기 위해 우리는 지하 방으로 내려왔습니다. 더 이상 우리는 갈 곳도 없습니다.’ 이런 내용의 편지였다. 대통령께서 이 편지를 보았을지는 의문이지만 아무래도 보지 못한 것 같다. 왜냐하면 엄마는 나를 그렇게 보내고 싶지 않다던 시설에 결국 보낼 수밖에 없었으니까. 당시 엄마의 건강이 좋지 않았다. 두 살 아래 동생까지 돌봐야 하는 엄마는 혈압이 높아 자주 쓰러지곤 했다. 엄마는 또래보다 훨씬 늙어 보였고 몸은 점점 야위어만 갔다.

  모님은 가끔 명절 때 이곳에 들리시곤 한다. 그럴 땐 이상하게 울지 않으려고 애를 써보는데 소용이 없다. 엄마의 얼굴이 내 눈앞에 보이면 나는 다시 부모님과 헤어진 그날로 돌아가는 기분이다. 사실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이 앞서는 건 사실이지만 그것보다 엄마가 날 보는 눈동자가 더 안쓰러워 어느 땐 나도 모르게 벌떡 일어서 걷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그래서 온 몸에 힘을 주어 안간힘을 써볼 때가 있지만 몸은 바위처럼 꿈쩍도 하지 않는다. 대신 마음만은 돌처럼 딱딱해지지 않아서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뻐근해오는 걸 느낀다. 나 때문에 가족이 벼랑 끝으로 몰린 것 같아 언제나 미안했다.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엄마는 나만 보면 손을 꼬옥 잡고 연신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내가 제일 듣기 싫은 미안해, 라는 말. 엄마의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걸 절대 보지 않으려고 그럴 때면 난 고개를 반대쪽으로 돌리곤 했다.

  후에 교회에서 봉사활동을 왔다. 토요일마다 학생회에서 목사님과 함께 온다. 그 틈 사이로 이경의 얼굴도 보인다. 나는 이경의 얼굴을 보자 나도 모르게 배시시 입이 벌어진다. 목사님이 먼저 예배를 주관하시고 학생들의 찬송과 율동이 무거웠던 시설의 분위기를 경쾌하게 띄운다. 찬송이 끝나고 목사님의 말씀이 잠깐 이어졌다.

  “ 세상에서 겪는 멸시와 고통과 천대는 모두 하나님 나라로 가면 평강과 사랑으로 변해 천국의 기쁨을 느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사랑하사 뜻을 이루려는 목적으로 선택하신 겁니다. 세상 사람을 부끄럽게 여기게 하시고 하나님 나라 천국이 가까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하시려고요.”

  짓말. 목사님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모두가 날 위로하기 위한 거짓말같이 느껴져 설교를 들을 때마다 화가 났다. 날 사랑해서 선택했고 뜻을 이루는 목적이라는 말에 반발을 느꼈다. 왜 나를 너무 사랑하셨냐고요? 누가 선택받고 싶다고 했어요? 누군가를 부끄럽게 하는 건 더더욱 싫어요. 왜 하필 나냐구요, 왜요? 난 예배를 보는 내내 기도가 아닌 반항을 했다. 내 몸이 이렇게 된 것에 대한 항의다. 그런다고 하나님은 내 반항에 대꾸할 분이 아니다. 목사님이 내 마음을 꿰뚫어본 것처럼 어느새 내게 다가왔다. 나를 위한 기도를 해준다며 내 손을 잡는다.

  “ 기도 받기 싫어요.”

  사님은 의외의 반응에 놀랐는지 눈을 크게 떴다. 

  “에?”

  “ 신을 믿지 않거든요. 신이 있다면 우리를 벌떡 일어나게 했어야죠. 신은 우리 편이 아니에요. 건강한 육체를 가진 사람에게 더 많은 축복을 주잖아요. 우리에게는 하나님이 뭘 주셨어요? 제 손으로 용변 하나 볼 수 없는 사람의 마음을 신이 아냐구요?”

  는 갑자기 격렬하게 소리를 질렀다. 마음 안에 분노가 갑자기 입을 통해 쏟아졌다. 가만히 듣고 계시던 목사님은 나직한 목소리로 내게 말을 했다.

  “고 보니 명진이 말도 일리가 있구나. 신은 네 편이 아니라는데 그러고 보니 하나님은 퍽이나 이기적이네. 나로서는 네게 보이지 않는 신의 뜻을 제대로 전달해 주지 못해 미안할 뿐이야. 내가 나중에 하나님을 만나면 꼭 물어보마. 하지만 네 맘에 있는 분노만은 꼭 풀었으면 좋겠다. 분명히 너로 인해 위안을 얻는 사람들이 많을 거야.”

  그 말에 또 화가 났다. 내가 세상에 태어난 게 단지 남의 위안이나 주려고 온 거란 말인가. 이건 너무 말이 안 된다.

  배가 끝나고 학생들이 준비해온 떡과 주스를 장애인들의 입에 정성스레 넣어 주었다. 이경이가 내게 다가왔다.

  “있었니?”

  이경과 먼저 눈 맞추는 게 싫어 침대 바닥에 왼쪽 뺨을 붙이고선 키보드에 글자 하나를 만드는 척했다.

  “진아!”

  경이가 다시 한 번 내 이름을 부르자 나는 그제야 눈을 들어 이경을 마주본다.

  경의 연노란 물방울 원피스가 눈이 부시다. 이경의 가느다란 두 팔과 하얀 이가 유난히 눈에 또렷이 들어온다. 이경이를 처음 봤을 때 나는 작은 충격을 받았다.

  “ 좋아해요?”

  경이가 나를 처음 본 순간 했던 질문이었다.

  가 제일 듣기 싫어하는 질문을 피해갔던 이경이다. 이경의 첫마디는 ‘도와줄까요?’라는 식상한 말이 아니었다. 모두들 나만 보면 똑같이 하는 질문이다. 하지만 이경이는 내게 뭘 좋아하냐고 물었다. 나도 뭔가를 좋아하기도 하고 관심을 가진 존재로 봐주었다는 게 고마웠다. 사람들은 모두 내가 도움만 필요할 거란 생각을 한다. 나도 생각이라는 게 있는 놈이라는 걸 모른다. 그저 석고처럼 굳어버린 내 몸에 대한 동정심 때문에 영혼 따위는 없는 줄 안다. 하지만 그녀는 달랐다.

  “취미가 뭐예요?”

  “별건 아니고 시를 좀 써요”

  “정말요? 와, 대단하다”

  그녀는 감탄했다. 내가 시를 쓴다는 사실에 약간 놀랐던 것 같다.

  “아직은 멀었어요. 하지만 잘 쓰면 시집도 낼 수 있대요.”

  “그럼 정말 시인 되는 거네요.”

  그녀는 환희 웃으며 나를 시인처럼 대했다.

  그 순간 어둠이 짓밟고 있던 내 주변이 환하게 밝아지는 느낌이었다. 사무치게 엄마가 그리웠던 시간들도 잊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그녀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그 순간 내 심장이 빠르게 뛰는 걸 알 수 있었다. 감각이 없는 몸이 되살아나는 듯했고 몸의 세포들이 잠에서 깨어나는 듯했다. 한없이 웅크리고 있던 심장에서 콩닥콩닥 거리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흥분 때문에 이경을 똑바로 쳐다볼 수 없을 지경이었다. 더구나 이경과 나는 열일곱 동갑이다. 깊은 동굴에서 처음 빛이라는 걸 본 것처럼 마음이 출렁거렸다. 나는 그날부터 이경을 마음에 새겼다. 나만의 안식처가 생긴 기분이었다.

  “명진아! 뭘 그렇게 생각해?”

  또 다시 내 이름을 부르는 이경의 목소리에 나는 파르르 떨며 안녕이라는 인사를 건넨다.

  “명진아, 오늘도 시 썼어?”

  나는 고개만 끄덕였다.

  “어디 좀 볼까?”

  “아니 나중에 시집 나오거든.”

  이경은 침대에 고정되어 있는 컴퓨터에 있는 시를 보려고 기웃거렸으나 나중에 정말 시집으로 나온다면 책으로 선물하고 싶었다. 이경의 상체가 내 얼굴에 닿았다. 쌉싸래한 이 냄새는 비누 내음 같았지만 분명 이경의 냄새가 분명했다. 아…… 냄새 좋다. 하나, 둘, 셋, 나는 마음속으로 숫자를 세어본다.

  이경이가 봉사 온 지 벌써 3개월째다. 내게 생긴 큰 변화라면 거울 보는 버릇이다. 고철 덩어리 같은 몸이지만 고개만 돌리면 거울은 볼 수 있다. 침대 옆머리에 하우스마더가 작은 거울을 달아 주었다. 거울을 보면서 내 얼굴이 참 잘 생겼다는 착각에도 종종 빠질 때가 있다. 이 정도 얼굴이면 봉사 오는 남학생들에 비해 꿀릴 것도 없었다.

  “명진아, 지난번에 주었던 그리스 신화 봤니?”

  “봤어”

  이경이가 지난주에 읽으라고 주었던 책이다.

  “그 책에서 인상적인 신이 있었니?”

  “아틀란스의 딸들 얘기가 있었는데 그 중 막내딸의 운명이 너무 안됐더라.”

  “그래? 난 기억이 안 나는데…….”

  “여섯 명의 딸들은 모두 토로스 성좌에 머물며 모든 신들에게 사랑을 듬뿍 받는데 유독 막내딸인 메조페만은 죽음의 신과 결혼하잖아. 여섯 명의 딸들은 토로스 성좌에서 밝은 빛을 내는데 메조페만은 먼지에 가려 보이지 않는 먼 행성에 있게 되는 게 마음이 아팠어.”

  “메조페의 운명이 안됐구나.”

  “메조페를 보면서 이 시설에 있는 친구들이 생각났어.”

  “왜에?”

  “몸이 건강한 사람들은 토로스 성좌에 있는 것처럼 누구나 쉽게 볼 수 있지만 장애인들은 메조페처럼 망원경이나 적외선 같은 걸로 보지 않으면 절대 보이지 않잖아.”

  “너무 그렇게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마. 육체가 건강해도 정신이 병들어 있는 사람도 많아.”

  “그래도 차라리 난 정신이 병든 게 더 부러워.”

  이경은 언제나 누워 있는 내게 몇 개월간 말벗 노릇을 잘 해주었다. 가끔 책도 가져다주고 손수 만든 간식도 가져와 내 입에 넣어 주곤 했다. 이경이 꼭 내 여자 친구라도 된 듯한 느낌이었다.

  “이경아”

  “왜?”

  “매주 여기 오는 거 힘들지?”

  “봉사하러 오는 건데 힘들게 뭐 있어.”

  “어…… 그렇구나!”

  난 봉사라는 말에 내심 서운했다. 빈말이라도 너 보고 싶어서 오잖아. 이런 말을 기대했었다.

  “아…… 아냐 꼭 그런 건. 교회 학생부 활동도 해야 하니까.”

  이경은 내가 서운해 한다는 걸 바로 눈치 챘는지 말을 더듬으며 당황해했다. 난 이경이가 어떤 이유든 상관없이 계속 여길 와주기만 하면 좋을 것 같다.

  “명진아, 너 이렇게 누워만 있어서 힘들지?”

  “아냐. 난 태어나서부터 쭉 누워만 있어서 괜찮아”

  “넌 언제나 대단해. 나 같았으면 너무 힘들어 죽었을지도 몰라.”

  “내가 잘 견디는 것처럼 보이니?”

  “그럼, 아니야? 시까지 쓰잖아.”

  “그건 어쩔 수 없어 쓰는 건지도 몰라 그 짓이라도 안 하면 정말 무슨 생각을 할지 모르지. 그래도 시를 쓰는 동안 내 정신은 살아 있다는 걸 증명해주잖아.”

  “정말? 난 아무리 노력해도 시가 안 써지던데…….”

  “그건 네가 너무 행복해서 그런 거야.”

  “정말?”

  “이경아. 가자”

  그때 함께 봉사 온 동준이 녀석이 이경에게 그만 가자고 재촉했다. 저 녀석은 언제 보아도 재수가 없다. 늘 이경이 곁을 맴도는 녀석이다. 주먹으로 한 대 쥐어박고 싶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동준이가 부럽다. 내가 동준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언젠가 꿈에서 동준이의 넓은 어깨와 굵은 다리 근육을 가진 나를 본 적이 있었다. 나는 친구들과 게임방에도 가고 영화도 보러 갔고, 더구나 학교까지 다니는 내 모습이 정말 행복해 보였다. 일요일이 되면 이경과 함께 교회 학생부 예배도 드리는 모습에 나는 너무 기뻐 병이 다 나은 듯한 착각에 빠져 감동의 눈물까지 흘렸던 모습이 아직까지 생생하다. 꿈에서 깨어난 후 한참을 울었던 기억이 있다. 그 꿈이 현실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다시 꿈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 꿈에서 영원히 깨고 싶지 않았다.

  “명진아, 저…… 할 말이 있는데 나, 이제 여기 못 올 것 같아.”

  “정말?” “아까부터 그 말을 하려는데 말이 안 나와서. 이번 해에 따야 할 봉사 점수도 다 채워졌고 토요일에 학원도 다녀야 해서…….”

  이경이 말끝을 흐렸다.

  내가 우려했던 현실이 너무 빨리 온 것 같아 갑자기 말문이 막히면서 목이 메었다. 난 이를 꼭 물고 눈물이 나오려는 걸 참았다.

  “그…… 그래, 그래야지. 그동안…… 와줘서 고마워.”

  “나중에 다시 또 올게.”

  이경은 애써 웃으며 나중을 기약했지만 8년 동안 이런 말을 남기고 떠난 봉사자 중 다시 찾아준 사람은 없었다. 이것이 마지막이라는 것쯤은 안다. 그저 나를 위로하기 위한 변명이라는 것을.

  이경은 동준이와 함께 스마트 폰으로 내 침대를 사이에 두고 인증 샷이라며 사진을 찍었다. 나는 이경이하고만 한 장 찍고 싶었는데 동준이 눈치가 보여 그럴 수도 없었다. 나는 억지로 입을 크게 벌리며 웃었다. 그들은 사진을 찍고 그렇게 방을 휑하니 나갔다. 둘이 함께 나가는 뒷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베게 섶을 적셨다. 나도 그들을 따라 나서고 싶었다. 이렇게 덩그러니 혼자 남아 있는 이 시간이 견딜 수 없이 고통스러웠다. 언제나 그들은 우르르 몰려들었다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따금 바람은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놓고 다잡을 수 없게 만든다. 이경과 나의 거리는 수평선을 가로 질러 가도 닿을 수 없을 거라는 사실을 알지만 이내 마음은 구멍이 숭숭 뚫린 것처럼 스산하다.

  호흡도 제대로 못 하는 갓난아기를 신들은 질그릇 용기에 넣어 죽음의 계곡이라고 불리는 신전 근처에 버리고 달아났다. 살 냄새를 맡은 들짐승들이 어슬렁거리며 갓 태어난 아기를 향해 달려간다. 아기는 그악스럽게 울어댄다. 들짐승들은 먹잇감을 발견이라도 한 듯 마침내 질그릇 앞에 서서 킁킁 거리며 냄새를 맡는다. 그들의 날카로운 발톱이 질그릇을 깨고 그들은 갓난아기를 발견한다. 들짐승의 입이 아기를 향해 뾰족한 이를 드러내는 순간 나는 있는 힘껏 비명을 질렀다. 악몽이다. 이경이가 간 후 잠시 노곤함이 몰려와 그대로 혼곤히 잠들고 말았다. 그 사이 악몽이라니. 아기가 꼭 눈앞에 있는 것처럼 아직도 생생하다. 아기는 분명히 들짐승에게 먹히고 말았을 것이다. 나는 힘겹게 눈을 떴다.

  “명진아!”

  하우스마더가 어느새 내 앞에 서 있다.

  “어머 이게 뭐야? 명진이 키 쓰고 옆집에 가서 소금 받아와야겠다. 깔끔한 명진이가 요에 오줌을 다 쌌네.”

  하우스마더가 깔깔거리며 이불을 들췄다.

  뭔가 바지 아래가 축축해진 느낌이 있었는데 결국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이경이 앞에서 내 빈약한 하체를 드러내는 게 싫어 하우스마더가 화장실에 가자는 것도 거부했던 게 화근이었다. 결국 오줌을 침대 요에 지리고 말았다.

  나는 하우스마더에게 미안해 어쩔 줄 몰라 했다.

  “미…… 미안해요. 고집부려서요.”

  “명진아, 괜찮아. 맨날 깔끔 떨던 모습보다 이게 더 인간적인데…….”

  하우스마더는 내 젖은 팬티를 벗기며 능청스럽게 웃었다. 하우스마더는 웃었지만 나는 웃지 않았다. 나는 내 하체를 누군가에게 보여야 하는 매 순간이 죽고 싶었다.

  내가 쓴 시가 책으로 출간되는 날이다. 장애인 택시가 시설 앞에 왔다. 나는 하우스마더와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장애인전용 택시를 타고 출판사로 향했다. 출판사에 조촐히 마련해준 시집 출간 파티다. 출간 파티에 가기 위해 여러 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으며 움직였다.

  카페 안에는 벌써 부모님이랑 봉사단체 사람들, 출판사 관계자분들이 와 계셨다. 그리고 종종 글을 올렸던 장애인 카페의 회원들도 참석을 했다. 나는 카페 안을 두리번거렸다. 이메일로 이경에게 초대장을 보냈는데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나는 이경이가 오늘만큼은 참석해줄 것을 기대했다. 누군가 휠체어에 새로 출간된 책을 한 권 주었다. 정명진이란 이름이 표지 앞에 또렷이 보였다. 이게 내 시집이라니 믿어지지 않았다. 누군가 내가 시인이 될 거라는 말에도 나는 시큰둥했었는데, 내 시가 진짜 이렇게 책으로 나왔다는 게 놀라웠다. 그 때 흰색 접이식 지팡이를 짚으며 나이 어린 남학생이 내게 다가왔다.

  “저…… 형이 시 쓰는 명진이 형이에요?” 

  “그래, 맞아.”

  “카페에서 형 글 보고 용기를 냈어요. 전 눈이 보이지 않아 한동안 절망했거든요. 제가 너무 쓸모없는 사람 같아서요. 근데 어느 날 형 시를 보면서 내 생각이 틀렸다는 걸 알았어요. 전 할 수 있는 게 너무 많았는데 몰랐어요. 이렇게 두 손 두 발 다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게 요즘은 조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형에게 미안했어요.”

  학생은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끝도 없이 주절주절 털어놨다. 내 시를 보고 삶의 태도가 바뀌었다는 말은 진심으로 들렸다. 그렇다면 목사님의 말대로 누군가 나를 보며 희망을 가졌다는 얘긴데 이상하게 난 하나도 기쁘지 않았다. 나는 누굴 보며 위로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인지 여전히 의문이었다. 저 친구는 나로 인해 자신의 불행이 아무것도 아니란 사실을 깨달았다면 난 분명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인 건 맞지만 썩 개운치 않았다. 난 도대체 무엇으로 위안을 얻어야 할지 여전히 혼란스럽기만 했다.

  이경은 출판기념 파티가 끝나가는 시간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내 무릎 위에 얌전히 놓여 있는 한 권의 시집을 손에 쥐었다. ‘비틀린 소나무는 흔들리지 않는다.’ 이 시집의 제목처럼 비틀린 내 몸을 이 한 권의 시집에 지탱하며 남은 긴 시간을 정말 위로 받을 수 있을까. 정말? 이 길고 긴 지루한 시간을…….

 

작가소개


손현주(소설가)


서울에서 태어났고, 대학에서 역사학을 대학원에서 신문방송학을 공부했다. 2008년 국제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엄마의 알바」로 등단했고 2009년 문학사상에 단편소설 「당신의 남자」로 신인상을 받았다. 2010년 평사리문학대상과 제1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로 『불량 가족 레시피』가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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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테마소설 세상 속으로 5회 나는 광대다 장정희 땡~ 산조 가락이 자진모리의 클라이맥스 지점을 향해 막 솟구쳐 오르던 순간이었다. 힘차게 튀어 올랐던 태섭의 손가락이 땡, 소리와 함께 대금 위에서 조용히 잦아들었다. 숨죽일 듯한 적막이 찾아왔다. 적막은 짧았지만 숨결은 뜨거웠다. 태섭은 입술에 대고 있던 대금을 내려놓고 심사관들을 향해 앉은 채로 깊이 허리를 숙였다. 그러고는 방석 옆에 놓여 있던 정악대금을 함께 챙겨든 후 뒷걸음질 치듯 천천히 수험실을 빠져나왔다. 문을 열자 진행요원이 문틈에 귀를 대고 있다가 화들짝 뒤로 물러났다. 다음 순번의 수험생이 잔뜩 긴장한 얼굴로 들어갔다. 태섭은 대기실 의자에 나란히 앉아 순서를 기다리는 창백한 얼굴들을 힐끗거리며 복도로 나왔다. 복도는 바닥에 주저앉아 삑삑삑 불어대고 있는 대기자들의 연주 소리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건물 밖으로 빠져나오자 벌겋게 달아올라 있던 태섭의 얼굴에 찬물을 끼얹듯 바람이 달려들었다. 태섭은 곧바로 담배를 꺼내 물었다. 목 언저리가 뻐근했다. 대금 연주자들에게 목 디스크는 숙명이라지 않는가. 태섭이 고개를 좌우로 젖히자 뼈마디에서 우두둑 소리가 났다. 태섭은 담배를 힘껏 빨아들였다. 비로소 딱딱하게 굳어있던 입술의 감각이 살아남을 느꼈다. 태섭은 습관처럼 입술의 아랫부분을 문질렀다. 취구가 닿는 아랫입술 언저리는 피딱지가 떨어질 날이 없어 거무스름하게 변색되어 버렸다. 누구든 그 부위에 거무죽죽한 흔적을 갖고 있다면 그는 대금 연주자일 것이다. 태섭은 담배 연기를 길게 내뿜으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드디어 끝났어! 해가 기울면서 날은 더욱 쌀쌀해졌지만 아직 눈이 내릴 기색은 없었다. 이제 겨울은 곧 시작될 것이다. 수시 모집은 대학 입시의 첫머리일 뿐 영광과 회한의 경계를 가를 때까지 입시생들의 겨울은 계속될 것이다. 태섭은 가방에 넣어두었던 휴대폰을 꺼냈다. 전원을 켜자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문자와 콜이 쏟아졌다. ‘물론 시험은 잘 봤겠지? 네가 떨어지면 붙을 놈 누가 있냐?’ ‘빨랑 내려오기나 해. 얼굴 잊어버리겠다.’ ‘오늘 수시 봤던 놈들까지 다 올 거야.’ ‘끝나면 곧장 전화해. 안 하면 죽어!’ 태섭은 휴대폰을 그대로 가방에 던져 넣고는 정문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긴장이 풀린 탓인지 걷기조차 힘이 들었다. 캠퍼스를 가로지르는 동안, 남녀 대학생들이 삼삼오오 이야기를 나누며 태섭의 곁을 스쳐갔다. 이곳은 2년 전 캠퍼스 투어로 와 본 이후 두 번째다. 캠퍼스 투어는 태섭의 열망에 더욱 불을 지펴 놓았다. 와 봐야 새로울 것도 없다는 듯 나른한 표정으로 걷고 있는 대학생들이 부러웠다. 목표물을 손안에 얻은 사람만의 여유랄까. 나도 저들처럼 심상한 표정으로 이 캠퍼스를 활보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는데 연이어 두 번이나 전화가 왔다. 엄마다. 일이 손에 잡히지

  • 웹관리자
  • 2012-10-27
고양이의 안부를 묻다

청소년 테마소설 세상 속으로 _ 제4회 고양이의 안부를 묻다 이성아 소녀는 고양이를 안고 있었다. 물방울이 맺힌 소녀의 머리카락에서는 샴푸 냄새가 은은하게 풍겼고, 고양이도 막 목욕을 마친 듯 털이 보송보송했다. 보송보송한 털의 유혹이 너무나 강렬해 나도 모르게 쓰다듬을 뻔했다. 소녀는 나와 또래처럼 보였다. 그러나 우리는 말이 통하지 않는 이국의 사람들처럼 어색했다. 아파트 하수구 관이 막혔는데, 지금은 밤중이라 공사를 할 수 없으니 아침에 공사할 때까지 물을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이 지구 반대편의 언어라도 되는 듯 나를 바라보는 소녀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 소녀는 나보다는 고양이와 더 잘 통하는 것 같았다. “고양이는 영물이야. 공연히 곁을 주면 나중에 해꼬지나 당한다니까.” 아줌마가 내게 하던 말이다. 고양이는 소녀의 품에서 나를 쏘아보고 있었다. 고양이에게조차 수모를 당한 듯 명치끝이 짜르르 아려왔다. 나에게도 고양이가 있었다. 높은 담을 사뿐히 뛰어올라 얼음사니처럼 우아하게 걸어 다니던 고양이에게 나는 다미란 이름을 붙여주었다. 음식물 찌꺼기를 모아두었다가 다미에게 주면 아줌마는 소리를 꽥 질렀다. “고양이 밥 주지 말란께. 야가 뭔 똥고집이래.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을까이.” 식당 알바는 힘들었다. 처음엔 청소하고 설거지나 하면 된다고 하더니 술손님들이 많으면 서빙에서부터 고기 잘라 주는 일까지 이것저것 가릴 여유가 없었다. 취한 남자들이 희번덕거리는 눈으로 아래위를 훑어보거나 손이며 엉덩이를 쓰다듬으려고 할 땐 온 몸의 솜털이 다 곤두서고 구역질이 나오려고 했다. 그것보다 더 견디기 힘든 건 기차 화통을 삶아먹은 것 같은 아줌마의 목청이었다. 내 평생 목소리가 그렇게 큰 사람은 처음이었다. 고작 17년밖에 안 산 내가 평생이란 말을 쓰긴 좀 그렇지만, 아마 평생을 곱절로 살아도 그렇게 목청이 큰 사람은 만날 것 같지 않았다. 별 것 아닌 일에도 아줌마는 고함을 질러댔다. 간혹 뭔가 날아가기도 했다. 신기하게도 깨지는 건 하나도 없었다. 양은냄비나 플라스틱 바가지, 물통이나 양푼, 철판 뒤집개나 슬리퍼 같은 것들이었다. 나는 살얼음판 위를 걸어 다니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일했다. 수돗물을 세게 틀면 안 되고, 설거지할 때 개수대 밖으로 물이 튀면 미끄러지므로 안 되고, 식탁은 젖은 행주로 닦은 다음 반드시 마른 행주로 닦아야 하고, 기름 묻은 그릇은 오래 두면 안 되고, 안 되는 것은 셀 수도 없이 많았다. 걸을 때 엉덩이를 흔들어도, 무표정해도, 큰 소리로 웃어도 아줌마는 고함을 질렀다. 내가 아무리 조심해도 화낼 일은 얼마든지 있었다. 많이 나온 전기세와 갑자기 오른 임대료, 갑자기 쏟아지는 비, 햇빛이 들이치는 창, 똥 마려운 것처럼 끙끙거리는 개새끼, 시끄러운 오토바이소리, 그리고 뭘 해도 마음에 안 드는 생선 구잇집 아줌마. 소정은 아줌마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한 번도 물어보지 않았지만

  • 웹관리자
  • 2012-10-16
단 한 번의 기회

청소년 테마소설 성취와 좌절_제4회 단 한 번의 기회 이명랑 자식을 바꿀 수 있을까? 나라면…… 절대로 바꿀 수 없다. 그러나 아빠, 엄마라면? 나는 빠르게 주위를 훑어본다. 운동장을 둥글게 에워싼 광장식 계단을 꽉 메운 사람들. 대부분 오늘 테스트에 임하는 아이를 자녀로 둔 부모들이다. 열심히 자녀들을 응원하는 어른들 사이에서 나는 아빠, 엄마를 찾아 두리번거린다. 아무리 찾아도 없다고 생각한 순간, 차가운 은빛으로 빛나는 안경이 눈에 들어온다. 아빠다. 아빠 옆으로 엄마와 할아버지, 할머니도 앉아 계신다. 컥, 숨이 막힌다. 우리 가족이 앉아 있는 곳을 확인하자마자 누군가 목을 조르는 것처럼 숨이 막혀온다. 흰 현수막 위에 금빛으로 화려하게 새겨진 글자들이 시야를 가득 메운다. VIP. 금빛으로 빛나는 VIP라는 글자들 옆으로 봉황 두 마리가 이제 곧 하늘을 향해 날아오를 듯이 날개를 펼치고 있다. 그 활짝 편 날개 옆에 우리 가족은 앉아 있다. 비좁은 자리에 앉아 서로 어깨를 부대끼며 자식들을 응원하다 말고 어른들은 가끔씩 VIP석을 곁눈질한다. 대놓고 쳐다보지는 못하지만 이따금 VIP석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훔쳐 보는 사람들의 눈에는 부러움과 질투심이 묘하게 뒤섞여 있다. 저기 앉아 있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지? 얼마나 돈을 많이 벌어야 VIP석에 앉을 수 있는 거야? 아들아! 봤지? 네 눈에도 저기 VIP석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보이지? 너만이라도 제발 저 자리에 앉아다오! 사람들이 던지는 수많은 물음표들과 느낌표들을 아무렇지 않게 상대하며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있는 아빠와 엄마. 그리고 그 옆에서 아빠, 엄마보다 더 태연하게 발밑의 사람들을 내려다보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바로 내 가족이다. 어른이 되면 나도 저 자리에 앉을 수 있을까? 앞으로도 나는 우리 가족의 일원일 수 있을까? “자! 전원 출발선 앞으로!” 사회자가 붉은 깃발을 번쩍 들어올린다. 와─ 하는 함성과 함께 수많은 아이들이 출발선 앞으로 달려간다. 나도 질세라 뛰어간다. 시작이 절반이다, 라고 아빠는 늘 말한다. 맞는 말이다. 시작에서부터 뒤처지면 절대로 따라잡을 수 없다. 나는 내 앞을 가로막고 달리는 아이들 두, 세 명을 어깨로 밀치며 앞으로 뛰어간다. 누군가 내가 했던 방식과 똑같은 방식으로 내 어깨를 밀치고는 빠르게 내 앞을 스치고 달려 나간다. 나보다 머리 하나는 키가 큰 녀석이다. 누가 너 따위에게 질 줄 알고! 나는 어금니를 악문다. 간신히 내 어깨를 치고 달려간 녀석보다 한 발 앞서 출발선 앞에 도착했다. 다행히 정중앙이다. “모두 집중! 첫 번째 미션이다! 참가 인원은 모두 100명, 카트는 50개! 먼저 뛰어가 카트를 잡는 사람만이 장을 볼 수 있다!” 순식간에 사회자의 설명이 끝났다. 사회자는 번쩍 들어 올렸던 붉은 깃발을 밑으로 내리고 출발선 앞에 서 있는 아

  • 웹관리자
  • 2012-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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