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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정 문학평론가를 만나다

  • 작성일 2012-01-27
  • 조회수 2,724

 

네 꿈을 펼쳐라 시즌_2

글틴 인터뷰 탐험대

 

 

김미정 문학평론가를 만나다

 

 

● 일시 : 2011. 12. 26(월) 오후 4시

장소 : 연희문학창작촌 미디어랩실

참여 : 김미정(문학평론가), 김예진, 어윤진(이상 글틴)

 

 

 

  인터뷰가 난감할 때는 한 편이 일방적으로 말해야 하는 순간이다. 심지어는 그게 마치 강제인 것처럼 딱딱하게 이뤄질 때, 어느 한 편에서는 불편해지기 마련이다. '네 꿈을 펼쳐라 시즌 2 - 글틴 인터뷰 탐험대'는 다행스럽게도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 글틴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려 하기보다는 나누는 분들이 대개 인터뷰에 참여해 주신다. 기본적으로 공감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궁금증을 들어주는 이들이다.

  2011년 마지막 주인공 ‘김미정’ 평론가도 그랬다. 게다가 이 분은 한때 글틴문학상담실에서 섬세한 조언으로 작가지망생들의 문학적 열망을 키워준 분이다. 이번 참가 학생들 역시 문학을 꿈꾸는 졸업반 학생들이었다. 이들이 4년 후 혹은 10년 후 일을 선택하고 또 해나갈 때 문득 인터뷰 순간이 기억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김미정 평론가 인터뷰는 막 대학입학을 앞두고 있는 스무 살 김예진, 어윤진 단짝 친구 둘이 참여했다. 누구 하나 단독으로 이끌거나, 이끌림을 당하지 않았다. 서로 공감해 가는 분위기에서 편안하게 대화가 진행됐다. 오히려 너무 배려하느라 순간적으로 침묵이 찾아올 때가 있었지만, 그 침묵이 너무 단정적이거나 많은 말이 오가는 것보다 도리어 좋았다.

  2011년 12월 26일 오후 4시, 서울 연희동 연희문학창작촌 미디어랩실에서 진행된 ‘글틴 인터뷰’를 공개한다. 새해를 여는 글틴들이 또 한 번 ‘케이 k님’의 조언을 접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인터뷰이 소개

 



  김미정(문학평론가) - 2004년 '문학동네' 신인상에 평론「‘脫-’의 감각과 쓰기의 존재론-배수아론」가 당선되어 등단했고, 현재 연구, 번역, 가르치는 일 등을 하고 있다. 세상에 재미있는 것은 많다고 생각하지만, 무엇보다도 문학이라는 회로를 통해 인간과 세계와 삶을 바라보는 것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믿음을 놓지 않는 문학평론가이고 싶다.

 

 

  인터뷰어 소개

 



  김예진 – 시인과 카피라이터의 꿈을 지니고 있다. 이전부터 글틴 행사에 참가해왔다. 잡지나 단행본 등 출판에 관계된 일에 관심이 많다.

 



  어윤진 – 김예진 친구의 소개로 글틴을 알게 됐다. 어릴 적부터 책과 작곡을 좋아했다. 에디터로서의 진로를 염두에 두고 있다.

 

 

 

  ▶▶▶ 김예진(글틴) : 안녕하세요. 저는 곧 한국학을 전공하게 돼요. 시를 좋아했고 시인이 되고 싶은데요. 시인만 하기보다는 광고와 시를 접목시켜서 만들어보고 싶은 꿈이 있어요.

 

  ▶▶▶ 어윤진(글틴) : 전 친구와 같은 전공이고, 어릴 때부터 원래 책을 많이 좋아했어요. 작가를 생각했는데 아주 오래 전 얘기고요. 작가는 왠지 안 될 것 같고 (웃음) 출판사 근무해서 책을 잘 만들고 싶어요.

 

  ▶▶▶ 김미정(평론가) : 앞으로의 할 일들을 구체적으로 듣고 나니 궁금해지는데요, 문학을 지망했다가도 나중에 진로를 변경하기도 하는데, 구체적인 계기 같은 게 있었나요?

 

  ▶▶▶ 김예진 : 저는 중학교 2학년 때 나희덕 시인의 시집을 선물 받고 위로 받은 적이 있어요.. ‘배추의 마음’을 읽고 배추벌레 죽을까 걱정하는 마음에 감동 받았어요. 그때 처음으로 저도 남을 위로하는 시를 써보자고 생각했어요. 마침 고등학교 문학 선생님이 제가 쓴 시를 봐주셨고 글틴에서 활동하면서 문학 쪽으로 꿈을 확실하게 정했어요.

 

  ▶▶▶ 어윤진(글틴) : 아직 확실하게 정한 건 아닌데, 계속 책과 함께 살고 싶어서요. 단순히 책이 좋아요.

 

  ▶▶▶ 김미정 : 두 친구는 문학이나 책과 관련해서 구체적이고 확고한 계획 같은 게 서 있어서 흥미롭네요. 주변에 젊은 학생들을 보면 스스로가 무얼 하고 싶어하는지, 무얼 좋아하는지 잘 몰라서 고민하는 친구들도 많았거든요. 요새는 책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드물기도 하고요. 문학을 전공으로 택한 학생들인데도 책하고 가깝지 않은 경우도 많아요. 그래설까, 종종 미래 문학은 어떻게 되어 있을까 생각을 해요.

  요즘의 대학생들은 확실히 현실에 치여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소위 ‘스펙’이라는 것이 몸으로 느껴지니까 스스로에게 요구되는 바를 매우 잘 알고 있어요. 그런 것에 대한 강박 같은 게 있는 게 많이 안타깝곤 하죠.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뒤늦게 발견하지만 현실의 요구에 부딪혀서 괴로운 거예요.

  최근 이런 친구의 고민을 들어본 적도 있어요. 전공은 행정학인데 고학년이에요. 곧 사회에 나가야 하죠. 그런데 이 친구가 뒤늦게 연극이 좋구나, 내가 하고 싶은 거구나 하는 걸 깨달았어요. ‘졸업을 하고 직장을 가져야 하고 가족이나 사회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냉정한 현실. 그러나 자기 안에서 꿈틀거리는 무엇. 그 사이에서 고민이 아주 많더군요. 이처럼 이십대 중반에 진로에 대해 뒤늦게 고민하는 친구들이 종종 있어요. 이건 확실히 교육제도라든지 사회적 분위기 탓이 큰 것 같아요. 스스로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돌아볼 여유나 기회가, 제가 학교 다닐 때보다 확실히 줄어든 것 같기도 하고요.

 

  ▶▶▶ 김예진 : 평론가님은 언제부터 문학을 좋아하셨어요?

 



  ▶▶▶
김미정
: ‘이런 게 문학이구나’라는 자각을 하면서 좋아했던 건 중학생 즈음이었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책은 좋아했지만, 그걸 문학이라고 규정지으며 좋아한 건 아니에요. 그리고 막연히 문학을 전공하고 싶다는 생각은 고등학교 때 한 거고, 그게 저희 세대에서 그렇게 드문 일은 아니었지 싶어요. 지금보다는 그런 쪽 동아리가 더 활성화되어 있던 것도 같고요.

 

  ▶▶▶ 김예진 : 저도 잡지나 책의 편집 출판물에 대한 관심도 굉장히 많아요. 교지 편집반 신청을 했는데 학업에 전념하라는 선생님 권유로 못 했던 비화가 있어요.(웃음) 저는 시가 주 전공이니까 수상작품집이라거나 청소년 문학동인을 만들어 활동한 적이 있어요. 작품집은 1년에 한 번씩 5~6권이 나왔는데, 저는 동인에서도 막내였기 때문에 언니, 오빠들이 책을 만드시고 저는 싣는 입장이었어요. 동인지라거나 동인시집, 문학작품집을 만들 때 우리가 알아두면 좋을 과정이라거나 팁 같은 게 궁금해요. 저도 처음부터 끝까지 제 힘으로 만든 책을 갖고 싶어요.

 

  ▶▶▶ 김미정 : 사실 저는 중고교-대학까지 문학이나 책 관련 동아리에 속해본 적은 없어서 실무적인 부분은 잘 모르겠네요. 제 얘기보다는 역시 대학 들어가서 동아리 같은 곳을 통해 직접 참여하고 관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을 거고 도움이 될 거예요.

 

  ▶▶▶ 어윤진(글틴) : 기회는 대학이 더 많을 것 같아요.

 

  ▶▶▶ 김미정 : 대학 역시 예전 같진 않아도 다 있어요. 지금도 명맥을 잇는 동아리는 많을 거예요. 전공이 문학 관련이라면 과 내에도 있을 것이고, 그리고 요즘엔 대학 바깥에도 기회는 많고요.

 

  ▶▶▶ 어윤진(글틴) : 평론가님은 좋아하는 작가가 어떤 분이세요?

 

  ▶▶▶ 김미정 : ‘이게 문학이다’라는 느낌으로 좋아했고, 지금까지 이 일을 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준 작가는 독일 작가들이에요. 독일 20세기 초중반 작가들이요. 그런데 사실 저는 그때그때 좋아하는 작가, 작품들이 계속 달라져요. 시간은 언제나 끊임없이 흐르고, 사람도 끊임없이 변하는 존재라고 생각해요. 그게 자연스럽다고 생각하구요. 제 취향도 그런 의미에서 늘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원체험 같은 거라고 해야 할까 그런 건, 독일 소설들이었던 것 같아요.

 

  ▶▶▶ 김예진 : 독일 문학은 많이 읽어보지 못한 게, 굉장히 어른의 향기를 풍겨서요. 어려울 것 같아 못 읽었어요.

 

  ▶▶▶ 김미정 : 희한한 게 저도 사실 지금 다시 독일 소설들을 읽을 땐 어떤 이질감을 느껴요. 중고교때 수업 시간에 몰래 읽을 때는 흥미진진하고 심장을 콕콕 찔렀던 그 소설들이, 지금은 너무도 관념적으로 다가오는 거예요. 아마도 그 시절 내가 거기에 빠질 수 있던 어떤 이유, 분위기가 있었겠죠.(웃음) 아무튼 저는 지금은 관념보다는 구체를 지향해요. 한국문학은 그런 의미에서 모어문학을 넘어, 제겐 그 자체로 아주 구체적인 문학이기도 하죠.

 

  ▶▶▶ 김예진 : 평론은 읽기가 어려운 편인데요. 평론은 어떤 글인지 청소년들에게 설명 좀 부탁 드려요.

 

  ▶▶▶ 김미정 : 다른 장르에 비하자면 평론이라는 장르는 대중적이지 않은 장르인 건 맞아요. 어렵다고 느껴지는 것도 맞을 것이고. 평론을 하는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가지는 고독은 창작자들의 고독과는 또 다를 것 같아요. 쉽게 말해서 평론이란, 여러 텍스트들 이야기를 하면서 자기 얘기를 숨기며 드러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3인칭을 경유한 숨은 1인칭이랄까.

  그리고 이건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데, 평론가는 다른 장르보다도 어떤 좌표의식이 뚜렷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신이 어느 시간대에 있고, 어느 공간, 어느 위치에 있는지에 대한 민감함 말이죠.

 

  ▶▶▶ 김예진 : 좌표라는 말이 가장 잘 이해되는 포인트예요.

 

  ▶▶▶ 어윤진 : 그럼 평론 쓰기의 매력은 어떤 건가요?

 



  ▶▶▶
김미정
: 헤겔이라는 철학자는 인정 욕망, 인정 투쟁이란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시든 소설이든 평론이든 공통된 욕망이 잠재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누군가가 읽어줬다’, ‘누군가로부터 반응을 얻었다’, ‘누군가에게 내 글이 어떤 감흥을 줬다’. 이런 느낌들과 관련되는 말일 거에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개인적으로 그런 경험이 있어요. 독자와 상관없이 나 스스로 더없이 만족스럽다는 느낌... 주변 독자나 타인들을 의식하지 않을 만큼 스스로 만족스럽고 뿌듯한 느낌의 글... 사실 저는 타인(독자)의 반응에 일희일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긴 하지만, 어쨌든 가장 보람 있다고 느낄 때는 내 안에서 자족적이라는 느낌이 들 때예요. 이건 평론 쓰기에만 해당하는 얘기는 아니겠지만요.

 

  ▶▶▶ 김예진 : 내년에 스물이 되고 아직 어리니까 문학 책을 많이 접할 기회가 없었어요. 시의 배경은 나르시시즘이라고 하는데, 혼자 시 딱 쓰고 나서 ‘이건 우주 최고의 시야’라는 느낌을 받았다가 밥 먹고 다시 보면 ‘이게 뭐야?’ 하면서 언어를 다시 연마할 때가 있어요.

 

  ▶▶▶ 김미정  : 밤에 쓰고 아침에 다시 보면 지워버리고 싶은 그런 것 말하는 거죠? (웃음) 앞의 제 얘기가 나르시시즘에 대한 얘기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통한다’, ‘서로 공감한다’로 열어두지 않으면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 어윤진 : 평론가가 되신 계기가 있으세요?

 

  ▶▶▶ 김미정 : 대학교 2학년 겨울방학 땐데,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가 있었어요. 이건 인터뷰 끝난 후 오프더레코드로 돌릴게요.(웃음)

 

  ▶▶▶ 어윤진 : 평론가 말고 다른 진로도 생각한 적 있으세요?

 

  ▶▶▶ 김미정 : 음악을 좋아했어요.

 

  ▶▶▶ 어윤진 : 저도요. 조금씩 커가면서 계속 좋아했어요. 지금도 작곡을 해요.

 

  ▶▶▶ 김미정 : 와, 멋지네요! 우리 좀 비슷한 과정을 겪은 것도 같아요. 어렸을 적 6살 때부터 하루 3시간 이상씩 피아노를 쳐야만 했어요. 그런데 피아노도 치는 건 좋은데, 언젠가부터 책도 너무 읽고 싶은 거에요. 어린 아이니까 시간은 그만큼 충분치 않았구요. 그래서 두 개를 동시에 하는 방법을 생각했죠. 악보 위에 책을 올려놓고 피아노를 치는 거예요. 악보는 머릿속에 있으니까 손가락은 그냥 저혼자 건반 위에서 움직이고, 눈은 책을 읽는 게 가능한 거예요.

 

  ▶▶▶ 어윤진 : 책 넘기면서 피아노 치기, 고도의 기술이에요.

 

  ▶▶▶ 김미정 : 지금 생각하니 그러네요.(웃음) 사람마다 자기 하고 있는 일과는 다른 자양분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요. 제겐 그게 음악이었던 것 같고요.

 



  ▶▶▶ 김예진
: 저는 글을 쓰다 보면 밤을 새곤 해요. 습작은 주로 노트나 핸드폰에 적어 놓고 집에 와서 시로 만들기도 하고요. 특별한 평론가로서의 습관 같은 게 있으신가요?

 

  ▶▶▶ 김미정  : 밤새면 건강에 안좋아요. (웃음) 근데 저도 예진 씨처럼 밤하고 좀 친해요. 게으름 피우다가 소위 ‘그 분’이 오셨을 때 휘몰아쳐서 쓰는 타입이기도 하고요. 그밖에 직업병 비슷한 게 있다면... 음...

  책이든 영화든, 그냥 취미로 누릴 때는 즐겁잖아요.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봐도 즐거운 것들... 그런데 전 종종 그런 즐거움을 놓칠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책이나 영화를 보면서 ‘다른 사람과는 다른 걸 찾아야 해’라고 여기는 일종의 강박 같은 것, 그런 게 스스로 피곤할 때가 있어요.

 

  ▶▶▶ 어윤진 : 평론가가 되려면 어떤 자질을 갖춰야 하나요?

 

  ▶▶▶ 김미정  : 글쓰는 게 다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세상과 사람’에 대해 애정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전, 세상과 사람에 대해 마음을 잃을 때는 도저히 글을 쓸 수가 없더라고요. 냉소하기는 쉽지만 그건 절대 아니에요.

  그리고 아까 얘기했듯, 내가 어느 시대를 살고 있나에 대한 민감함. 마지막으로 현실적으로는 공부를 열심히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요. 공부를 열심히 해야 된다라는 건 내가 민감하게 촉수를 세워야 할 ‘시대에 대한 감각’하고 병행해서 가야 한다는 의미에서이고요.

 

  ▶▶▶ 김예진 : 글이 안 써질 때는 어떻게 하세요?

 

  ▶▶▶ 김미정  : 글이 안 써질 때는 이전에 내게 영감을 많이 주었던 특정인의 특정 책, 특정 글을 읽어요. 잘 안 풀리고 막혔다고 생각될 때 그 글들을 읽으면 정돈이 되고 한 템포 늦춰가게 되거든요. 아까 예진 학생이 겪었던 일과 나희덕 시인의 시집을 얘기하기도 했지만, 그것과 비슷하다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 김예진 : 저는 대학에 가서 언어와 광고를 공부하게 되는데요. 광고를 만드는 데에도 여러 개의 더듬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광고에만 국한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고 시도 감각적으로 표현해야 하잖아요. 시인 겸 카피 라이터가 돼서 감성적인 광고를 만드는 게 개인적인 꿈이고 욕심이에요.

 

  ▶▶▶ 김미정  : 광고라는 건 시장, 자본의 흐름에 밀착된 영역이고, 시는 문학의 여러 영역 중에서도 아직까지는 그런 것으로부터 덜 영향을 받는 것인데, 어떻게 보면 언어상으로는 같이 얘기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존재 방식으로서는 딜레마에 부딪칠 수도 있겠어요. 그래도 그런 문제들 잘 해결해갈 거라고 믿고요. 기대할게요!

 

  ▶▶▶ 어윤진 : 마지막으로 평론가를 꿈꾸는 글틴 친구들에게 조언 좀 해주세요.

 

  ▶▶▶ 김미정  : 평론가뿐 아니라 문학을 하고 싶다는 친구들 볼 때면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조급함은 갖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정말 좋아서 계속 하고 싶은 거라면 멀리 길게 봐야 된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중학교 때 공부하는 게 너무 좋아서 밤새며 공부를 했어요. 그런데 고등학교에 가니 슬럼프가 찾아왔어요. 너무 일찍 에너지를 소진하고 지친 거예요. 그리고 그걸 극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좀 비유가 이상하더라도, 문학이란 것도 이와 비슷할 것 같아요. 하고 싶은 것, 절박한 것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그런 기복을 잘 조절해야 할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 당장의 성취에 대한 강박, 조급함은 살살 구슬리면서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일단은 많이 열심히 읽으세요. 그리고 나를 둘러싼 세계, 사람들에 대해 애정과 관찰력은 절대로 놓지 않도록 하세요! 그러다보면 언젠가 세상을 향해서 하고 싶은 말이 목까지 차오르는 느낌이 생길 거예요. 그때 쓰는 글은 아마 타인의 반응과 상관없이 스스로를 흐뭇하게 할 글일 거고요.

 

 



 

 

 

  인터뷰 후기

 

  어윤진 : 문학을 포함해서 다양한 예술 분야에 대한 평론은 몇 번인가 읽은 적이 있다. 그렇지만 평론이라는 분야는 어쩐지 딱딱하고 어렵고 빈틈없이 무언가로 꽉 짜여 있다는 이미지가 있어서 쉽게 관심이 가지 않았다. 물론 평론의 대상과 그 내용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평론’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그런 느낌이 든다. 그렇지만 이번 인터뷰를 통해 평론에 대한 이미지가 한결 부드러워졌다.

  김미정 평론가님과 인터뷰를 하기 전에는 평론은 분석력이 뛰어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생각해보면 평론 역시 하나의 개인적인 생각인 것이다. 물론 일반적인 사견보다 좀 더 분석적이고 객관적이고 전문적이긴 하지만. 평론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이 현재 어느 좌표에 있는가, 어떤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가를 아는 것이라는 말씀을 들었다. 평론뿐만이 아니라 사업이나 예술, 다른 여러 분야에서도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의 상황이나 분위기, 그 시대가 어떤 식으로 흘러가고 있는지를 아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인터뷰라고 해서 긴장도 되고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도 걱정됐다. 그래도 변인숙 기자님이 알려주신 여러 가지 인터뷰 팁과 기자님의 사례들을 들으며 긴장도 풀고, 인터뷰 자체도 생각보다 편안한 분위기라 가벼운 마음으로 임할 수 있었다. 기자님이나 평론가님 말씀처럼 ‘인터뷰’라기보다는 ‘대화’였다. 그래서 좋았고 즐거웠다. 편안한 분위기가 되도록 배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예진 : 평론가 김미정 선생님과 변인숙 기자님, 그리고 친구 윤진이와 함께 연희문학창작촌에서 인터뷰를 하고 왔습니다. 추운 날씨였는데 9번 출구에서 저희를 기다려주신 글틴 운영자님께 새삼 다시 죄송하고 또 감사하다는 말씀과 이렇게 멋진 인터뷰 기회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어요. 평론이란 장르는 거의 접하지 못했기 때문에 속으로 많이 어려워하고 있었는데, 문학상담실에서 글티너들의 문학 관련 상담을 해주시던 평론가님답게 상냥하고 편안하게 대답해주셔서 많은 것을 배우고 또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평론가이기 때문에 갖고 계신 습관 같은 것에 대해 질문했던 것이나, 시인을 꿈꾸는 저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에 대한 대답이 가장 인상 깊게 느껴졌습니다. 인터뷰 전에는 평론가란 그저 객관적인 시각으로 문학작품을 분석하는 똑똑한 사람, 내게는 먼 사람이라는 생각이었는데 인터뷰 후에는 시간적인 배경과 공간적인 배경에 대한 예민한 더듬이(?)를 갖고 차근차근 좌표를 찾아 나서는, 문학적 감성 등이 필요한 문학가에 더 가깝다는 느낌으로 바뀌게 되었어요. 어렵고 멀게만 느꼈던 평론이라는 장르와 더 친해졌다는 느낌 같아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저는 시인이나 카피라이터가 꿈이고 평론가가 되겠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도 이번 인터뷰를 통해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왔어요! 글 쓰는 모든 친구들에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으니 글티너들도 용기를 내서 인터뷰 탐험대에 많이많이 참여해주세요:) 끝으로 정신없이 질문한 제게 편안한 분위기로 대화 이끌어주시고 성심성의껏 대답해주신 김미정 평론가님과 변인숙 기자님 정말 감사합니다. 함께해준 친구 윤진이에게도 감사를 표하는 바입니다. 정말 즐거웠어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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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0-27
고양이의 안부를 묻다

청소년 테마소설 세상 속으로 _ 제4회 고양이의 안부를 묻다 이성아 소녀는 고양이를 안고 있었다. 물방울이 맺힌 소녀의 머리카락에서는 샴푸 냄새가 은은하게 풍겼고, 고양이도 막 목욕을 마친 듯 털이 보송보송했다. 보송보송한 털의 유혹이 너무나 강렬해 나도 모르게 쓰다듬을 뻔했다. 소녀는 나와 또래처럼 보였다. 그러나 우리는 말이 통하지 않는 이국의 사람들처럼 어색했다. 아파트 하수구 관이 막혔는데, 지금은 밤중이라 공사를 할 수 없으니 아침에 공사할 때까지 물을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이 지구 반대편의 언어라도 되는 듯 나를 바라보는 소녀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 소녀는 나보다는 고양이와 더 잘 통하는 것 같았다. “고양이는 영물이야. 공연히 곁을 주면 나중에 해꼬지나 당한다니까.” 아줌마가 내게 하던 말이다. 고양이는 소녀의 품에서 나를 쏘아보고 있었다. 고양이에게조차 수모를 당한 듯 명치끝이 짜르르 아려왔다. 나에게도 고양이가 있었다. 높은 담을 사뿐히 뛰어올라 얼음사니처럼 우아하게 걸어 다니던 고양이에게 나는 다미란 이름을 붙여주었다. 음식물 찌꺼기를 모아두었다가 다미에게 주면 아줌마는 소리를 꽥 질렀다. “고양이 밥 주지 말란께. 야가 뭔 똥고집이래.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을까이.” 식당 알바는 힘들었다. 처음엔 청소하고 설거지나 하면 된다고 하더니 술손님들이 많으면 서빙에서부터 고기 잘라 주는 일까지 이것저것 가릴 여유가 없었다. 취한 남자들이 희번덕거리는 눈으로 아래위를 훑어보거나 손이며 엉덩이를 쓰다듬으려고 할 땐 온 몸의 솜털이 다 곤두서고 구역질이 나오려고 했다. 그것보다 더 견디기 힘든 건 기차 화통을 삶아먹은 것 같은 아줌마의 목청이었다. 내 평생 목소리가 그렇게 큰 사람은 처음이었다. 고작 17년밖에 안 산 내가 평생이란 말을 쓰긴 좀 그렇지만, 아마 평생을 곱절로 살아도 그렇게 목청이 큰 사람은 만날 것 같지 않았다. 별 것 아닌 일에도 아줌마는 고함을 질러댔다. 간혹 뭔가 날아가기도 했다. 신기하게도 깨지는 건 하나도 없었다. 양은냄비나 플라스틱 바가지, 물통이나 양푼, 철판 뒤집개나 슬리퍼 같은 것들이었다. 나는 살얼음판 위를 걸어 다니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일했다. 수돗물을 세게 틀면 안 되고, 설거지할 때 개수대 밖으로 물이 튀면 미끄러지므로 안 되고, 식탁은 젖은 행주로 닦은 다음 반드시 마른 행주로 닦아야 하고, 기름 묻은 그릇은 오래 두면 안 되고, 안 되는 것은 셀 수도 없이 많았다. 걸을 때 엉덩이를 흔들어도, 무표정해도, 큰 소리로 웃어도 아줌마는 고함을 질렀다. 내가 아무리 조심해도 화낼 일은 얼마든지 있었다. 많이 나온 전기세와 갑자기 오른 임대료, 갑자기 쏟아지는 비, 햇빛이 들이치는 창, 똥 마려운 것처럼 끙끙거리는 개새끼, 시끄러운 오토바이소리, 그리고 뭘 해도 마음에 안 드는 생선 구잇집 아줌마. 소정은 아줌마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한 번도 물어보지 않았지만

  • 웹관리자
  • 2012-10-16
단 한 번의 기회

청소년 테마소설 성취와 좌절_제4회 단 한 번의 기회 이명랑 자식을 바꿀 수 있을까? 나라면…… 절대로 바꿀 수 없다. 그러나 아빠, 엄마라면? 나는 빠르게 주위를 훑어본다. 운동장을 둥글게 에워싼 광장식 계단을 꽉 메운 사람들. 대부분 오늘 테스트에 임하는 아이를 자녀로 둔 부모들이다. 열심히 자녀들을 응원하는 어른들 사이에서 나는 아빠, 엄마를 찾아 두리번거린다. 아무리 찾아도 없다고 생각한 순간, 차가운 은빛으로 빛나는 안경이 눈에 들어온다. 아빠다. 아빠 옆으로 엄마와 할아버지, 할머니도 앉아 계신다. 컥, 숨이 막힌다. 우리 가족이 앉아 있는 곳을 확인하자마자 누군가 목을 조르는 것처럼 숨이 막혀온다. 흰 현수막 위에 금빛으로 화려하게 새겨진 글자들이 시야를 가득 메운다. VIP. 금빛으로 빛나는 VIP라는 글자들 옆으로 봉황 두 마리가 이제 곧 하늘을 향해 날아오를 듯이 날개를 펼치고 있다. 그 활짝 편 날개 옆에 우리 가족은 앉아 있다. 비좁은 자리에 앉아 서로 어깨를 부대끼며 자식들을 응원하다 말고 어른들은 가끔씩 VIP석을 곁눈질한다. 대놓고 쳐다보지는 못하지만 이따금 VIP석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훔쳐 보는 사람들의 눈에는 부러움과 질투심이 묘하게 뒤섞여 있다. 저기 앉아 있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지? 얼마나 돈을 많이 벌어야 VIP석에 앉을 수 있는 거야? 아들아! 봤지? 네 눈에도 저기 VIP석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보이지? 너만이라도 제발 저 자리에 앉아다오! 사람들이 던지는 수많은 물음표들과 느낌표들을 아무렇지 않게 상대하며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있는 아빠와 엄마. 그리고 그 옆에서 아빠, 엄마보다 더 태연하게 발밑의 사람들을 내려다보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바로 내 가족이다. 어른이 되면 나도 저 자리에 앉을 수 있을까? 앞으로도 나는 우리 가족의 일원일 수 있을까? “자! 전원 출발선 앞으로!” 사회자가 붉은 깃발을 번쩍 들어올린다. 와─ 하는 함성과 함께 수많은 아이들이 출발선 앞으로 달려간다. 나도 질세라 뛰어간다. 시작이 절반이다, 라고 아빠는 늘 말한다. 맞는 말이다. 시작에서부터 뒤처지면 절대로 따라잡을 수 없다. 나는 내 앞을 가로막고 달리는 아이들 두, 세 명을 어깨로 밀치며 앞으로 뛰어간다. 누군가 내가 했던 방식과 똑같은 방식으로 내 어깨를 밀치고는 빠르게 내 앞을 스치고 달려 나간다. 나보다 머리 하나는 키가 큰 녀석이다. 누가 너 따위에게 질 줄 알고! 나는 어금니를 악문다. 간신히 내 어깨를 치고 달려간 녀석보다 한 발 앞서 출발선 앞에 도착했다. 다행히 정중앙이다. “모두 집중! 첫 번째 미션이다! 참가 인원은 모두 100명, 카트는 50개! 먼저 뛰어가 카트를 잡는 사람만이 장을 볼 수 있다!” 순식간에 사회자의 설명이 끝났다. 사회자는 번쩍 들어 올렸던 붉은 깃발을 밑으로 내리고 출발선 앞에 서 있는 아

  • 웹관리자
  • 2012-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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