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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같이 읽을래?] 실패해도 괜찮아

  • 작성일 2013-08-27
  • 조회수 904



실패해도 괜찮아

- 황병승, 『육체쇼와 전집』 (문학과지성사, 2013)


허희(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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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대학에 진학하려면 통과해야만 하는 관문이 있습니다. 바로 국어?수학?영어 등의 학업 성취도를 평가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입니다. 취득 점수에 따라서 등급이 나뉘고 원하는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느냐의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수능이 치러지는 날은 직장 출근 시간과 비행기 운항 스케줄까지 조정될 정도로 전 국민의 관심이 쏠립니다. 올해 수능은 11월 7일인데 지금 이 시간에도 전국의 많은 수험생이 열심히 공부하고 있겠지요.
듣기만 해도 가슴이 답답해지는 시험 이야기를 갑자기 왜 꺼냈냐고요? 바로 수능 과목 중 하나인 국어에 ‘시’가 출제되기 때문입니다. 과연 시를 객관식 문항으로 만들 수 있는지부터 하나하나 문제제기를 해볼 만합니다만, 지면 관계상 이 글에서는 학교나 학원에서 시를 지도하는 방식에 대해서 잠깐 언급하고자 합니다. 현재는 문학평론을 쓰고 있지만 저는 국어 교직 이수를 하고 고등학교와 대형 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거든요.
아마 여러분은 수능 문제를 풀기 위해 시를 읽는 방법을 이렇게 배웠을 겁니다. 먼저 절대론적 관점으로 작품을 감상한다는 것을 전제한 다음에 ①시의 제목 ②시의 화자 ③시의 대상 ④화자가 대상에 대해 느끼는 정서(태도) ⑤시의 상황 ⑥시의 표현법(수미상관, 역설, 반어, 감정이입, 객관적상관물) 등을 파악하라고요. 그리고 긍정적인 시어는 동그라미로, 부정적인 시어는 세모로 표시하라고 선생님께 지겹도록 들었을 테지요. 수능에 나오는 시는 실제로 이러한 접근법을 사용하여 반복 연습하기만 하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마치 수학 공식처럼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시 해석 비법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익숙해진 상태로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은 본격적으로 현대시를 접하게 되면 대부분 당황하게 됩니다. 고등학교 때 배웠던 답을 골라내기 위한 독해 노하우가 요즘 발표된 시를 읽는 데 별로 쓸모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 때문입니다. 설마 그럴 리가 있겠느냐고요? 아래의 시를 한 번 같이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하늘의 뜨거운 꼭짓점이 불을 뿜는 정오

도마뱀은 쓴다
찢고 또 쓴다

(악수하고 싶은데 그댈 만지고 싶은데 내 손은 숲 속에 있어)


…중략…

열두 살, 그때 이미 나는 남성을 찢고 나온 위대한 여성
미래를 점치기 위해 쥐의 습성을 지닌 또래의 사내아이들에게
날마다 보내던 연애편지들

(다시 꼬리가 자라고 그대의 머리칼을 만질 수 있을 때까지 나는 약속하지 않으련다 진실을 말하려고 할수록 나의 거짓은 점점 더 강렬해지고)


- 황병승, 「여장남자 시코쿠」 부분


인용한 작품은 황병승 시인의 「여장남자 시코쿠」의 일부입니다. 덧붙이자면 이 시가 실린 「여장남자 시코쿠」 (랜덤하우스코리아, 2005)는 2010년 〈 한겨레 21 〉에서 실시한 문학평론가ㆍ문학전문기자ㆍ서점 MD가 꼽은 2000년대 최고의 시집으로 뽑히기도 했습니다. 물론 저는 여론에서 어떠한 작품에 대해 ‘최고’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행태를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여하튼 그만큼 많은 사람이 황병승의 등장을 주목한 것만은 사실입니다.
한편 2000년대 한국 시단에서는 소위 ‘미래파’ 논쟁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이전의 흐름과는 확연히 다른 경향을 보이면서 도무지 하나로 묶을 수 없는 개성적인 시를 쓰는 시인들의 출현을 놓고 평론가들끼리 갑론을박을 벌였지요. 그 당시에 수시로 거론되었던 시인 중 한 명이 바로 황병승입니다. 그의 시에 대해서는 하위문화와 결합된 새로운 감각을 열어젖혔다는 상찬과 소통 불가능한 난해한 시어로 점철되어 있다는 혹평이 엇갈렸으나,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현대시의 계보에서 황병승은 중요한 시인으로 기록되었습니다.


다시 시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시의 화자이자 제재는 ‘여장남자 시코쿠’입니다. 그런데 무언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남성을 찢고 나온 위대한 여성”이라고 스스로를 정의하는 ‘나’를 과연 단일한 자아라고 규정할 수 있을까요? 게다가 “진실을 말하려고 할수록 나의 거짓은 점점 더 강렬해”진다는 구절에 다다르면 「여장남자 시코쿠」에 나타나는 모든 발화는 믿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독자는 도대체 이 작품을 어떻게 읽어야 이른바 ‘시의 주제’를 알아낼 수 있을까요? 아니 애당초 이 시에 담긴 목소리가 하나가 아닌데 간명한 메시지를 포착하는 것이 가능하기는 할까요? 도리어 그것을 발견해냈다고 하는 주장이야말로 오류이지 않을까요?
그렇습니다. 황병승의 시는 독자에게 답을 알려주고 친절하게 해설해주기는커녕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자꾸 하게 만듭니다. 학교나 학원에서 배운 기계적인 풀이를 적용하려고 해봐야 머리만 아플 뿐이지요. 실은 시인이라고 해서 반드시 자기의 시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은 아닙니다. 좋은 작품은 으레 작가가 의도하고 상정한 영역을 훌쩍 초과해버리기 마련이거든요. 그러니까 황병승의 시를 읽는다는 것은 텍스트를 온전하게 장악하려는 시도가 얼마나 허망한가를, 그 실패를 거듭 확인하는 행위이기도 합니다. 그가 쓴 시에도 이와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황병승의 두 번째 시집인 「트랙과 들판의 별」(문학과지성사, 2007)이후 6년 만에 출간된 신작 시집 「육체쇼와 전집」(문학과지성사, 2013)중 한 편입니다.


나는 보여주고자 하였지요, 다양한 각도에서의 실패를. 독자들은 보았을까, 내가 보여주고자 한 실패. 보지 못했지…… 나는 결국 실패를 보여주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 쓸모없는 독자들이여, 당신들은 어디에 있었는가.


…중략…

실패한 자로서, 실패의 고통을 안겨주는 이 페이지에서, 당신들이 수시로 드나들 이 페이지에서, 페이지가 너덜거리도록 당신들과 만나는 고통 속에서,
“나는 실패를 보여주고자 하였으나 보기 좋게 실패하고 말았네. 이거 이거, 실패를 보여주기에는 역시 역부족이란 말인가. 괴롭습니다, 괴로워요……”라고 말이지요.


- 황병승, 「내일은 프로」 부분


이 시집의 해설을 맡은 황현산 평론가는 황병승의 실패를 “실패로부터 태어나서, 실패를 모면하려는 생각조차 없이 실패를 살며, 어디서나 실패 속에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실패의 밖이 없는 실패에서는 실패와 짝을 이루는 다른 개념을 떠올릴 수 없다. 절대적 실패라는 말이 아마도 필요할 것 같다.”(「해설」 182쪽)라고 설명합니다.
실패에서 시작하여 끝내 실패로 돌아가므로 ‘절대적 실패’라는 정의는 충분히 받아들일 만합니다. 다만 한 가지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은 황병승의 ‘실패들’을 전부 똑같은 실패로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의 실패는 특정한 지향점을 향해서 나아가는 점진적인 개선의 방법과 결코 동일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고도를 기다리며」로 잘 알려진 작가 사무엘 베케트는 「최악을 향하여」에서 “다시 시도하라. 또 실패하라. 더 낫게 실패하라.”라고 기술한 바 있지만 황병승은 그와는 다른 실패론을 전개합니다.
“나는 결국 실패를 보여주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라는 진술은 ‘실패의 실패’인 부정성을 어떻게든 역동적인 힘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강박적인 희망의 원리와 관련이 없습니다. 이것은 오히려 시 읽기, 더 나아가 우리의 삶 자체와 결부됩니다. 하나의 목적을 설정하고 쓰인 시가 없듯이, 확고부동한 이상을 간직한 채 세상에 태어난 사람이 없듯이, 시와 인생은 자기 나름의 의미를 찾아나가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유사합니다. 그래서 시를 읽는다는 것, 특히 황병승의 시를 읽는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수많은 실패를 늘 낯설게 인식하는 인생의 성숙한 태도를 배우는 일이기도 합니다.





《글틴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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