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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에서 괴작까지 17] 재능이라는 말

  • 작성일 2014-10-15
  • 조회수 987


[영화 칼럼_명작에서 괴작까지 17]



재능이라는 말


정세랑(소설가)





재능은 어쩐지 불편한 단어다. 사전을 그대로 옮기자면 ‘어떤 일을 하는 데 필요한 재주와 능력. 개인이 타고난 능력과 훈련에 의하여 획득된 능력을 아울러 이른다’지만, 아무래도 타고난 능력 쪽으로 의미가 기우는 것 같다. talent나 gift를 떠올리면 더욱 그렇다. 천부적인 자질이 되기 때문이다. 살면서 몇 번인가 “너같이 재능 있는 애들은 몰라” 하는 공격 비슷한 것을 받은 적이 있다. 예술계 종사자들은 자주 듣는 핀잔이다. 그렇게 말하는 이들의 논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범하며 재능은 극히 일부의 행운아들에게 주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니 평범한 사람들이 평범한 삶에 만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하는데 일견 옳은 말처럼 들리지만 마음속 어느 부분에선가 수긍할 수 없다는 외침이 들려온다.



확실히 행운에 좌지우지되는 부분이 있다. 그렇지만 그 행운은 유전적인 이득보다는 한 사람의 뛰어난 부분을 다른 사람이 발견해주는 놀라운 순간에 더 자주 깃드는 것 같다. <비긴 어게인>은 그런 면에서 발견에 대한 영화다. 사랑에 대한, 우정에 대한, 음악에 대한 영화지만 무엇보다 발견에 대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실연을 당한데다 원체 무대 매너가 없는 싱어송라이터 그레타를 가정 문제 및 알코올 문제로 바닥을 친 프로듀서 댄이 발견한다. 그레타가 심심하게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댄의 머릿속에서는 여러 악기가 덧입혀지는 장면이 사랑스러웠다. 공중으로 악기가 떠오르는 그 장면을 두고 어느 분야든 창작을 하는 사람들은 울컥 이입하고 말았다. 누구나 뉴욕에서 마법 같은 경험을 하거나 팔 벌린 환영을 받지는 못하겠지만, 이런 발견의 순간들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서 점멸한다. 멀리서 바라본다면 우주에서 내려다본 지구의 야경 같을지도 모른다. 매일매일 새로운 아티스트가 눈 밝은 사람들에게 발견되고 있고, 결국 조금 빠르거나 늦거나의 차이일 뿐이다. 요행으로 발견되어서 글을 쓴 지 이제 5년인데, 5년 후 10년 후에는 누군가를 발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요즘 생각한다.


키이라 나이틀리가 아직 소녀였을 때로 돌아가보자. <슈팅 라이크 베컴>도 재능에 대한 이야기다. 제약이 있는 환경에서 움트는 재능이니 조금 각도가 다르지만 말이다. 베컴을 좋아하고 축구를 좋아하는 줄스와 제스는 서로를 동료로서 발견하는데, 특히 보수적인 인도 이민자 집안에서 자란 제스의 경우 축구 때문에 크나큰 갈등을 겪으며 성장한다. 시종일관 웃음기를 잃지 않는 영화지만 가끔 생각해보게 된다. 영화의 배경이 영국이라 해피엔딩이었지, 얼마나 많은 소녀들이 여성에게 가혹한 문화권에 태어났다는 이유로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거나 발휘하지 못할까. 어떤 문화권은 사실상 어둠으로 남겨져 있다. 꼭 소녀들에 국한되는 것도 아니다. 뛰어난 작가가 될 수 있는 아이가 문맹률도 높고 책도 없는 곳에서 태어난다면, 절대음감과 정교한 손가락을 가진 아이가 악기도 음악 교육도 없는 곳에서 태어난다면, 천재적인 스포츠 선수가 될 만한 아이가 불법 아동 노동으로 착취만 당하면, 세계 최고의 지성이 될 수 있을 어린 과학자가 비이성의 한복판에 던져진다면, 전쟁과 가난 때문에 재능 같은 건 꺼내지도 못할 이야기라면……. 재능이 희귀해 보이는 것은 사실 사회적인 불평등으로 발현되지 못하는 재능들이 더 많아서이다. 낭비는 늘 나쁘지만 가능성의 낭비가 가장 나쁘다. 전 인류적인 낭비가 아닐 수 없다.


<스턱 인 러브>는 아버지, 딸, 아들이 모두 소설가인 가족 이야기다. 말만 들어도 얼마나 예민하고 아슬아슬할지 느낌이 온다. 유명 작가인 윌리엄은 이혼 후에도 아내를 잊지 못해 스토킹을 하며 책도 전혀 쓰지 못하고 망가진 채 생활하고 있다. 그런 아버지를 지켜보는 큰딸 사만다는 이십대 초반에 화려한 데뷔를 할 만큼 뛰어난 작가지만 관계 맺기를 거부하고 일부러 스스로가 전혀 좋아할 수 없을 만한 남자들만 골라 시간을 보낸다. 사만다의 어수룩한 남동생 러스티는 장르문학을 좋아하는 고등학생인데 누나에 대한 콤플렉스와 막 시작된 첫사랑 때문에 역시 고민이 많다. 세 사람이 맞닥뜨린 사랑과 소설 쓰기는 따로따로가 아니다. 다칠 각오를 하고 던지는 마음에서 소설이 온다. 소설의 무게중심은 작가의 몸 안에 있지 않고 마주 보는 대상에, 어디까지나 바깥에 있다. 다소 불안정한 아버지이긴 하지만 좋은 작가가 될 수 있게 사만다와 러스티를 끝없이 훈련시키고 새로운 경험을 하도록 등을 슬며시 밀어주는 윌리엄이 멋진 캐릭터인 것 같았다. 언어 감각을 물려주는 게 다가 아닌 것이다. 무엇보다 스티븐 킹의 팬들은 특히나 꼭 보아야 할 영화다. 팬이라면 왈칵 울어버릴지도 모르는 장면이 준비되어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사람마다 숨겨진 재능이 없을 리 없다. 스스로가 별 볼일 없게 느껴지는 날도 있지만 30억 년 진화의 끄트머리에 한 사람 한 사람이 서 있는 것인데 아직 발견하지 못한 재능 하나쯤이야. 재능이 불공평한 게 아니라 환경이 불공평한 것이다. 이를테면 광산 개발처럼 말이다. 귀한 금속이 깊이, 그러나 풍부하게 묻혀 있는 광산 바깥에서 어떤 각도로 정확한 지점을 향해 파내려 가는가의 문제와 비슷하다. 누군가에게는 지질도와 중장비가 주어지고 누군가에게는 모종삽이 주어진다. 정치 사회 경제 문화적 불균형이 결국 모든 것을 막고 서 있다. 새로운 경험에 몇 시간, 며칠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사람은 바뀐다. “근사해 보였는데 막상 해보니 전혀 못하네.” “관심 없는 일이었는데 의외로 잘하잖아?” 그런 짧은 깨달음들을 모으고 쌓아서 끝내 자신의 세계를 파악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은 너무 소수만이 그런 자극들을 누리고 있다. 다양한 경험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게 텔레비전이기 때문에 수십 만 명이 아이돌이 되고 싶어 하고 그것에 실패하면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는 지금 여기는 문제가 있다. 막연히 좋아하는 일과 정말 잘하는 일의 구분마저도 어려운 상태니까 말이다. 세세한 결이, 분화하는 가지 끝이, 치밀한 색상표가 없이 뭉개져서는 곤란하다. 90세에 목공예에 눈뜬 할아버지 얘기는 감동스럽긴 하지만 그보다 일찍이면 얼마나 좋겠는가.


어쩌면 재능의 환상에 오래 속고 있는지도 모르고 구제불능의 낭만주의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모든 이에게 지식과 도구, 교육과 지원, 자극과 노출의 기회가 균등하게 주어질 어느 날을 바라는 마음을 버릴 수가 없다. 가닿지 못한다 해도 그 방향이 맞다는 확신을 말이다. 누구나 재능을 말하는 데 불편함을 느끼지 않게 되면 좋겠다. 평범함이라는 말이 불평등을 가리는 데 쓰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당신이 지극히 평범하다고 말하는 안팎의 목소리들을 한 번쯤 의심해보면 좋겠다. 특히 안쪽의 목소리를 더더욱.




정세랑 (소설가)kim-hae-jun


198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10년 《판타스틱》에 「드림, 드림, 드림」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이만큼 가까이』로 제7회 창비장편소설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덧니가 보고 싶어』 『지구에서 한아뿐』이 있다.




《글틴 웹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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