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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모르는 강아지한테 말 걸면 생기는 일」외 6편

  • 작성일 2023-08-23
  • 조회수 502

잘 모르는 강아지한테 말 걸면 생기는 일

성환희


골목길에서

잘 모르는 너랑 딱 눈이 마주쳤다.


안녕? 반가워. 집이 어디니?

나도 모르게 말문이 열렸다.

너는 분명 웃고 있었다.


네가 나를 향해 걷기 시작했을 때

덜컥 겁이 났다.


우리 집은 무지 좁아.

우리 엄만 털 알러지가 있어.

우리 아빤 널 외면할 거야!

제발, 여기서 헤어지자.


아무리 아무리 진실을 털어놓고 애원해도

너는 못 들은 척했다.


아··· 네 잘못이 아니다.

또 내가 실수한 거다. 인사하지 말걸!






내일은



태권도 관장, 한글을 바리 배우구 시슾니다, 화가, 수학 선생님, 군인, 달리기 선수, 발레리나, 과학자, 기상캐스터, 소방관, 유튜버, 큰 마트 주인, 여주인공, 마사지사, 빵집 요리사, 곤충채집가, 화이트해커, 아이돌, 의사, 레고디자이너

를 꿈꾸는 


일학년

손태준, 서주원, 이지윤, 이상벽, 방유하, 독고찬, 김채영, 이은재, 김대훈, 최호진, 유세민, 이민우, 김지유, 송요한, 성지율, 오승훈, 김준우, 최연서, 민수정, 김현수

의 세상입니다.






학교에 온 딱지



뭐 하러 왔을까? 딱지는

학교에 가고 싶다고

밤새도록 졸랐을까! 딱지는


쉬는 시간을 기다리지, 딱지는

책가방 속에서.

쉬는 시간을 기다리지, 솔이는

책가방 밖에서.


딱 딱딱

딱지를 치면서 솔이는

슬픔을 넘기지

딱 딱딱

딱지를 치면서 솔이는

즐거워지지


솔이 가방 속에는 오늘도

슬픔이 가득. 쉬는 시간

종소리를 기다리는 딱지가 가득.






지각한 이유



바람이 울었어요.


밤새도록 울었어요.


비밀번호를 잊어버렸나 봐요!

문밖에서

울었어요.

나도 따라 울었어요.


울다 울다 밤을 꼴딱 새우고

새벽에 잠들었어요.


정말이에요.






쫑알쫑알 1학년



선생님, 놀면 안 돼요? 선생님, 언제 놀아요? 


아니에요, 이건 놀이가 아니에요. 

아니에요, 지금은 내내 공부시간이에요. 

맞아요! 맞아요!


이게 노는 게 아니고 뭐꼬? 선생님이 딱 한마디 했을 뿐인데,






새들도 공부가 필요해



얘들아, 위험해.

찻길에서 놀지 마.

그러다가 너네들, 진짜 죽을 수도 있어.


길 위에서 새들을 만나면

나는 고래가 되어

고래고래 외치지.


그러나 새들은 말을 안 들어.

너무 말을 안 들어.


새들이 위험해!


빨리빨리

사람의 말글을 가르치자.

새들을 위험으로부터 구해야지!






즐거운 학교



이제 코로나는 잠든 것 같아요.

오랫동안 세상을 힘들게 했으니

얼마나 졸리겠어요.


아직은 눈치 보고 있지만

정말 문제없어요.


연지랑 손 꼭 잡고 달려요.

달리기 선수처럼 냅다 달려요.


오늘도 교장선생님은 

교문 앞에 서서 하이파이브를 외쳐요.


입과 코는

마스크 안에서 웃고요.

눈과 귀는 저절로 웃지요.


가르치지 않아도 잘 하지요 , 우리는.

마음이 웃으면 모두 웃을 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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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2023-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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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2023-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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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2023-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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