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한줄백일장 글제는 <주머니> 입니다.
- 작성자 웹관리자
- 작성일 2012-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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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한줄 백일장 글제
주머니
![](/file_img//JI0QLXEUQG5U8OLL5Q95.jpg)
9월의 글제는 ‘주머니’입니다.
오늘 길을 가다가 주머니 하나를 주웠습니다. 바지 주머니에 주머니를 넣고 집으로 왔죠. 주머니에 무엇이 들어 있을까. 궁금하지만 아직 열어보지 않았어요. 작년 여름에도 주머니를 주운 적이 있죠. 글틴 친구들과 스터디 합숙을 하던 도서관에 주머니를 가지고 갔어요. 그 주머니를 마실 것을 넣는 주머니로 썼는데 하루는 돼지고기를 넣었다가 주머니가 피로 얼룩지기도 했습니다. 합숙 마지막 날 밤에 피로 얼룩진 주머니에 고양이가 들어갔어요. 고양이는 주머니 안에서 새끼를 낳았고 어미가 되어 주머니에서 나왔죠.
일본에서는 정월에 복주머니를 만들어 판다고 합니다. 주로 백화점에서 판매하는데 그 주머니를 ‘하츠우리’라고 한대요. 주머니 가격은 그리 비싸지 않은데 운이 좋으면 아주 비싼 물건이 들어 있기도 하고 잘못 고르면 시시한 게 나올 수도 있다고 해요. 누군가에게는 시시한 물건이 어떤 사람에게는 필요한 것일 수도 있겠죠.
이제 저는 제 주머니를 열어볼 거예요. 무엇이 들어 있을지 열어보기 전에는 아무도 모르죠. 물어보고 싶어요. “너에게도 주머니가 있어?”, “네 주머니에는 무엇이 들어 있니?” 당신의 주머니를 한 번 열어봐 주실래요? 그리고 나에게 알려줘요. 어떤 주머니를 갖고 있는지, 주머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 참여기간 : 2012. 10. 7까지(연장)
● 참여방법 : 댓글로, 반드시 댓글로만
* 글틴 재학생만 응모가능!
● 시상계획 : 5명을 뽑아 책 선물을…, 그리고
2013년 1월에 있을 <글틴캠프> 참가 자격을…
* 글틴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기다릴께요~!
글제 제안 작가소개 ![]() 이종산(소설가) 1988년생. 중장편 『코끼리의 안녕』 (문학동네 대학소설상, 2012년 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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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81건
아이는 주머니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눈을 깜박, 새로운 생의 시작입니다
난쟁이의 자식들은 넣을 것이 없어서 주머니가 없는 바지를 입었다. 21세기, 주머니가 없는 바지는 나오지 않는다. 21세기, 난쟁이의 자식들은 빈 주머니를 그저 펄럭이며 우리의 옆을 스쳐간다.
비좁은 주머니에 감추어 넣고, 나마저 그 존재를 잊어버릴 때가 되어서야 그것은 비로소 가치 있는 것이 된다.
귀차니즘을 위한 배려요.가방에 들어가지 않은체 대충 눌러놓은 자질구레한 나의 소지품의 상자요. 그 누가 더럽다고 말도 못하네.
추운 겨울 장갑끼기 귀찮은 내 손의 은신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