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대한민국 태극기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공식 누리집 주소 확인하기

go.kr 주소를 사용하는 누리집은 대한민국 정부기관이 관리하는 누리집입니다.
이 밖에 or.kr 또는 .kr등 다른 도메인 주소를 사용하고 있다면 아래 URL에서 도메인 주소를 확인해 보세요.
운영중인 공식 누리집보기

짐을 말하다{김애란-비행운-서른}

  • 작성자 송희찬
  • 작성일 2024-06-10
  • 조회수 866

 내가 가는 정신과 건물을 포함한 그 옆 건물까지 모두 학원으로 꽉 채워져있다. 그 곳을 갈 때마다 웃음기 없는 무표정한 학생들을 많이 본다.  특히 진료가 끝난 19시 쯤에는 돌덩이같은 가방을 등에 업고 버스에서 내리거나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친구가 막 학원에서 끝나 본인보다 더 무거워 보이는 가방을 등에 업고 가는 등의 행동을 보기도 한다. 이들을 보면 나는 학원을 다니지 않는 나와 다른 무언가가 등에 추가되어 있다고 생각이 든다.. 등에 무거운 짐이 추가 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솔직히 난 모르겠다. 아니 아는데 모르는 척 행동하는 것이다.

 

시간은 거슬러 올라가 내가 학원을 다녔던 중2 시절 우리 가족은 코로나적 어려움과 더불어 아빠 사업의 어려움으로 집이 많이 힘들어졌다.  그래서 그 때 학원 원장 선생님께 엄마께서 "경제적으로 어려워져 수업을 이어가기 힘들 것 같아요."라고 말씀하셨다. 우리 가족은 당연히 그만두라고 하실줄 알았는데  원장 선생님은 나를 안았다. " 제 월급에서 까더라도 제가 가르칠게요. 공부할 마음이 있는 아이를 막으면 안되잖아요."와 같은 말을 하셨다. 그래서 기침이 시작 되기 전까지 난 그 학원을 다녔다. 원장 선생님은 가끔 책값을 받지 않으시거나 책값에서 만원을 빼서 주시거나 체험학습 때 나에게 3만원이라는 돈을 주시면서 "가죽지마. 힘내."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원장 선생님의 선의에 많이 감사했다. 지금도 이 마음은 변함이 없다. 그러나 마음 한 편으로 죄송하고 시험을 잘 쳐야 한다는 부담감이 많이 생겼었다. 어찌보면 내게는 집안의 어려움과 더불어 학업이라는 큰 부담이 생겼던 것 같다.

 

김애란의 소설집 <비행운>의  <서른>이라는 작품의 주인공 수인은 옛날에 재수생이었다. 집안 형편도 좋지 않아 서울에 있는 작은 독서실이었던 사임당 독서실에서 잠을 잤다.  다른 재수생들이었다면 재수 학원이나 일반 고시원애서 생활을 했겠지만 수인의 가족도 우리 가족처럼 힘들게 하루, 하루를 살아갔기 때문에 그녀의 등에도 짐이 있었다. 바로 부모님과 학업이라는 어느 사람에게는 무겁고 어느 사람에게는 가벼운 그런 무게가 등에 있었다. 수인은 언니에게 보내는 편지에 "아마 언니 눈에 제 뒤태도 비슷하게 보였겠죠? 우리 둘 다 꿈 말고도 이고 있는 것이 많으니 {290p]"이런 말이 있었다. 우리 모두의 뒤태는 수인의 말처럼 모두 비슷할 것이다. 어린이와 학생들에게는 부모와 학업이라는 짐이 있을 것이고 청년들은 생개와 친구가 있을 것이고 중년에게는 가족과 생계라는짐이 있을 것이고 노년에는 죽음과 사랑이란 짐이 있을 것이다.  이 때 수인이는 그저 열심히 사는 것으로 위 짐들을 내려 놓으려고 했다.

  

 수인은 이런 짐들을 학원 강의, 다단계 회사 등 살인을 제외한 나머지 일들을 물, 불 가리지 않고 했다. 그러나 그 꿈은 위 책의 제목처럼 非 행운의 늪에 빠졌다. 다단계 회사에서 비 인륜적 행위들을 당하고 마지막에는 결국 본인을 사랑해줬던 제자 혜인을 다단계 불행의 늪에 빠지게 함으로 몸에 이고 있는 짐보다 더 한 죄책감이 더 생겼다. 특히 혜미가 자살시도를하고 혼수 상태에 빠져있는 것을 들으면서 죄책감의 무게는 짐과 함께 점점 더 쌓여만 갔다. 이를 보면 서른이란 꽃같은 나이에 짐 꾼이 되어버린 수인이 안타까웠다.  또한 수인의 편지 내용 중 "너가 자라 내가 되겠지:::겨우 내가 되겠지{297p}" 라는 표현 때문을 보고 뒷 내용을 읽어서 그런지 미래 세계를 살아갈 청소년도 어린이들도 모두 본인처럼 짐을 쌓아가며 꿈을 잊고 자신을 아파하며 살아갈 것이라 위 소설이 말하는 것 같았다. 


 젊음에 기쁨이 순간에 살아지는 나날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고 점점 늘것이다.  "괄호 속에 갇힌 물음표처럼 시들어갔을 언니의 스물 다섯, 스물 여섯:::서른 하나"[292p}"이 말처럼 젊음과 행복을 즐기지 못해 꿈들이 저물어가는 순간들이 매 순간 찾아올 것이다. 지금의 나도 그렇고 학원가의 아이들 그리고 지금을 살아가는 어른들까지 모든 행복이 힘들어질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든 최근 몇년간 자살률이 올라가고 최근에는 10대가 정신과 입원 비율이 제일 높다는 뉴스까지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이들을 비난하고 공격한다. 그러나 우린 이제 그러면 안된다. 그들의 상황을 보고 그들의 짐을 덜어줘야 할 시간이 된 것 같다.  위 소설 수인이 말하고 싶은 것은 이것이 아닐까? 더이상 자신과 혜미같은 피해자가 이 사회에서 발생하면 안되니까.

추천 콘텐츠

시간 무빙워크

나는 이동이 없어 동상이라 불렸다이동 없는 존재가동상으로 자리 잡은 것은해가 지고 달이 피는 것과 같은 시간에서 일어났다시간을 걸어보자동상이 어떻게 걷냐고?잘 걷지두 발을 이용해서아님 두 개의 최신 발을 사용해서시간의 길에는서로의 발들이 이어져 있어고양이, 호랑이,표범강아지, 늑대부엉이,올빼미사람, 원숭이, 오랑우탄사람과 호랑이, 강아지, 올빼미모두 발이 묶인 동상이지만우린 걸어가고 있어무빙워크를 타고 시간 길을 걸어보면다들 웃고 있네모두 똑같은 동상이 아니었어표정이 침대에 스며들거나얼굴을 오늘 아침 냉장고에 박아 놓거나나는 이불과 함께 꽃을 접어얼굴을 벽장에 쑤셔넣었어시간의 무빙워크에는 이를 꼭 지켜야 한다이것이 모두가 정한 규칙이니까동물들이 무빙워크에서 움직이지 않아 동상이 된 것처럼우리도 동적이지 않아 동상이 되었어표정도 가구에 들어있고우린 그걸 동상이라 불렀어아무 의미 없는 시간을이 길이 계속 이어지고우리의 규칙도 동상되어이제 더 이상 변화는 없고무빙워크는 너무 차가웠다모두의 발은 동상걸려 자리를 잃었다

  • 송희찬
  • 2024-06-19
거울 속에 핀 사분면 아파트

하나, 둘 쌓여가는 공간이그레프의 여러 사분면으로 그려져요불이 켜진 집이 한 곳이 있으면다른 집들도 모두 불이 켜져 있어요이 건물은 모두의 공간이에요아이, 중년, 청년, 노년개, 고양이, 토끼, 거북이, 개구리, 돼지, 오리비올라, 튤립, 해바라기, 블루베리 나무, 장미, 대나무, 민들레투명하게 보이는 복도는 거울에 피어있는 무한반복이다무한반복의 거울은 모두가 만든수은의 빛으로 복도의 끝과 시작을 비추네누런 깔라만시 향이 피어나는 전등은모두를 사분면의 끝자락으로 몰고가요X축의 +- 의 끝Y축의 +- 의 끝깔라만시의 향은 모두의 발이 위로 올라가게 한다식물들은 발이 생겨 올라가고동물도 다리를 들어 올라가고사람들도 성정판을 자극하여 절벽까지향은 아파트 안을 돌아다녀요위로도 올라가고아래로도 내려가고사분면의 증가로 계속 앞으로 뚫고 가고깔라만시 즙은 무한대로 생성 중이다모두들 급한대로 계속 절벽을 타고 앞으로 밀려가고개굴, 개굴, 개굴, 야옹, 야옹, 꿀,꿀,꿀, 멍, 멍,깜빡,깜빡거울을 보고 계속끝을 향해 달려가는모두의 세탁기 돌림아파트는 거울의 세탁기였다깜빡거리는 깔라만시모두의 발을 붙잡아요절벽의 끝절벽의 시작식물들은 모두 담쟁이 되어길을 열었고동물들과 사람들은 모두 거울을 깨려 집에 있는 세탁기를 가지고 오네요깜빡, 깜빡계속 움직이는 깔라만시의스탑 or 레디 큐계속 들어가는 깔라만시모두 돌려요눅눅한 붕어빵처럼 될 때까지모두 들어갔나?계속 복사되는 깔라만시개굴, 개굴, 야옹몇의 음이 멈추고사분면의 연장은 원점으로 가게 되었다깔라만시의 돌림과 사람들의 돌림은 끝아파트가 녹고있다깔라만시의 흐름이 멈춤으로멀리서 들려오는 사분면찢어졌다깔라만시에 젖어 눅눅한 붕어빵이 되었다찢어진 아파트는 결국 녹아모든 것의 붉은 꽃이 되어다시 흔들어져요거울의 복사는 원점에서 끝나다시 세탁기를 돌려요

  • 송희찬
  • 2024-05-14
숲 속 민초 아이스크림 집의 창을 닦으며

내 집을 소개할게요죽어서도 똑같이 사는 곳이에요숲 속의 바람이 들지 않는땅의 민초 아이스크림에 살고 있어요우리 집에서 나는민초냄새는 흙과 풀의 믹서기 가는 냄새에요창문은 단 하나가 있어내 보금자리는 치약 향이 스며들어 있어요진한 박하사탕이내 몸에 가시처럼 박혀있어요옅밤의 달빛이라는 또다른 해가수직으로 우리 집을 비춰요내 친구는 그 뿐이다내 옆에는 아무도 없어요지나가는 바람도 덮고 있는 벽돌의 곰팡이 냄새에 얼굴을 미역의 구부짐으로 바꾸어 지나가네요나는 조용한 하루가 너무 춤이나요아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않고그저 늦밤의 해를 바라볼 수만 있으니까창문에 손을 내밀어요그러면서 그들을 잘 볼 수 있게유리를 세탁기에 돌린 것처럼 깨끗하게 씻겨요그럼바람도 해도 달도날 지켜보겠죠?그 시선은 나의 사진 같아서모습과 현실이 다르게 보이네요

  • 송희찬
  • 2024-03-13

댓글 남기기

로그인후 댓글을 남기실 수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남겨 주세요!

댓글남기기 작성 가이드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비방 등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주제와 관련 없거나 부적절한 홍보 내용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기타 운영 정책에 어긋나는 내용이 포함될 경우, 사전 고지 없이 노출 제한될 수 있습니다.
0 / 1500
  • 금안백

    축하 드립니다. 전에 제 작품에 축하 댓글을 남겨주셔서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 2024-06-10 22:33:41
    금안백
    0 / 1500
    • 송희찬

      @금안백 안녕하세요~ 제 이름을 기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좋은 글 많이 써내려가요~^^

      • 2024-06-11 15:41:09
      송희찬
      0 / 1500
    • 0 /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