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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의 감정으로 풀어낸 전쟁의 참상, 이반의 어린시절

  • 작성자 유로치카
  • 작성일 2023-05-15
  • 조회수 1,309

해당 비평글은 영화에 대한 결말과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혹 영화를 시청하기를 고려중 이시라면, 다시한번 재고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전쟁은 끔찍하다. 이루어지는 무자비한 폭력은 때로는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하기도 하다. 서민들은 그러한 환경 속에서 살아간다. 그들 무리 속에는 아이들이 있다. 그들이 보는 학살은 어떻게 보이는가. 이반의 어린시절은 그러한 시선을 중립적이면서 때로는 강하게 비판한다.


전쟁이 바꾼 모든 것들

혼란스러운 전쟁터, 한 참호에 어린 소년이 있다. 그는 신분도, 이름도 밝히지 않는다. 단지 어딘가로 연락을 해달라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큰 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한다. 그의 이름은 이반. 10살의 소년으로 그는 독일군 진영에 침투해 정보를 수집하는 소련군의 정찰병 역할을 하고 있었다. 한편 그의 연락을 받고 찾아온 콜린 대위, 그와 마치 친구인 것 마냥 다정한 대화들이 오간다. 그라즈노프 대령은 그런 이반을 군사학교에 보내려 하였지만 이반은 거절한채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임무를 맏고 다시 전선으로 뛰어든다. 이반은 사실 양부모와 누이동생을 잃었다. 심적으로 피폐해진 이반은 깊은 우울증 상태에 빠져 있었으나 자신이 존재하는 것이 오로지 독일군에게 복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독일군의 군복을 보며 울분을 토하듯 소리를 질렀다. 마침내 소비에트 연방이 독일 나치에게서 승리를 거두었지만, 이반은 돌아오지 않았다. 베를린을 점령한 뒤, 갈트세프는 나치의 사무실을 뒤졌고, 그곳에서 이반의 기록을 발견한다. 이반의 죽음을 알림과 동시에 영화는 이반과 여동생이 바닷가를 행복한 모습으로 달리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혼란스러운 환경 속 작은 빛

영화는 전쟁의 참상을 간접적으로 알리고 있지만, 또한 어린아이가 양육에 있어서 그들이 성장하는 데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소년 연쇄 살인마 다머 제프리의 경우, 어렸을 적 부모님의 이혼 및 기타 환경적인 요소들이 작용하여 결국 주변의 남자들을 살해하고 식인을 하기까지에 이르게 되었다. (그에 대해 알고 싶다면 위키피디아를 참고하기를 바란다. 문서 열람 시 그의 행적에 주의 바람) 이처럼 환경은 인간에게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시 영화 이야기로 돌아와 보자. 영화 속 주인공 이반은 어린 10살의 소년이다. 평범하게 학교에 다니고 행복하게 살았어야 할 아이는 소련군의 첩자가 되어 선혈이 낭자한 전장을 누비다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죽었다. 어머니가 죽고, 누이동생을 잃은 소년. 그 여리고 작은 소년의 마음은 망가진 지 오래다. 그런 그를 이용한 것은 정부도 어른들도 아닌 그 소년 자신이라는 사실이 더욱더 절망적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그가 군사학교에 갔다고 해서 이전보다 나은 생활을 하였을까? 행복한 삶을 살았을까? 이것 역시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군사학교와 첩자 둘 다 그에게는 버겁고 힘든 고난일 것이다. 무엇이 이 작은 아이를 국가에 충성하는 하나의 병사이자 소모품으로 만들었나. 영화 속에서의 이반은 지나치게 열정적이다. 또한 나서서 국가가 택한 이 중 하나가 되고 싶어 한다. 그 누구도 이 어린아이가 적군의 위치를 알려주고 지도를 그려오는 등의 일을 할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의 존재는 그가 죽고 나서야 비로써 알려진다. 이마저도 기록이 존재하지 않거나 발견되지 않았다면 전쟁이 끝난 후 남겨진 이들은 그를 평생 알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반과 같은 아이들은 수없이 많이 존재했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기도 한다.


창백한 시선의 끝은

이반의 어린 시절은 안드레이 타르콥스키 특유의 분위기가 생기기 전 만들어진 영화이다. 따라서 약간의 긴장감과 빠른 리듬감을 영화에서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흑백 영화는 다른 색감들이 가득한 영화와는 달리 보이는 부분이 한정되어 있어서 영화의 분위기나 조명의 사용 등에 대해 서술하려면 꽤 많은 숙련도를 요구할 수 있다. 또한 이 영화 역시 겨울빛과 마찬가지로 음악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한 영화 속에서 등장인물들의 대사로 그 영화의 맥락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은 꽤 중요하게 여겨진다. 중요한 정보들을 기록하는 연필의 서걱거리는 소리, 종이의 펄럭임, 바다와 모래사장의 고요한 소리는 영화의 유일한 힐링 요소로 작용한다. 이반의 주변인들, 그들이 바라보는 때로는 따뜻하고 애정 깊은 시선과 말들은 어린아이를 돌보는 모성애보단 전우애에 가깝게 들리는 것이 무척이나 야릇*하다. 당연하게 여겨져야 할 요소들이 이곳에서는 이질적으로 작용한다는 것 역시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다. 또, 영화 내에서 전투와 같은 잔인하고 폭력적인 장면이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우울하면서 피폐한 분위기를 낼 수 있다는 것은 감독의 능력과 재능이 매우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영화 속 자작나무들의 무늬는 마치 그 속의 등장인물들을 지켜보는 듯하다.


가장 순수한 눈이 전하는 진실

전쟁이라는 소재를 어린아이와 그 주변 사람들로 풀어내고 해석한다는 점에서 마찬가지로 러시아에서 제작한 컴 앤 씨라는 영화와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반의 어린 시절은 컴 앤 씨보다는 극단적이지 않다. 트라우마를 안겨줄 수는 있지만, 정적에서 비롯되는 연출은 컴 앤 씨와는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이반의 어린 시절의 경우 위에서 언급했듯이 흑백 영화고, 잔인하거나 윤리적으로 문제가 되는 연출 등이 없이 적절히 표현했지만, 컴 앤 씨의 경우 그러한 것들을 고려했지만 좀 더 극단적인 연출을 위해 문제가 되는 소재까지도 사용했다. 이러한 점에서 두 영화는 크게 차이가 난다고 할 수 있다. 해당 영화를 제작하게 한 영화사는 소련의 모스 필름인데 당시의 강압적인 상황과 검열에도 불구하고 이런 훌륭한 영화가 완성되었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이 영화를 더 보면 요즘 시대에 등장하는 영화, 전쟁이나 자극적인 소재를 다룬 영화와는 또 다른 느낌이 들 것이다. 따라서 상당히 지루하고 전개와 결말 또한 마음에 들지 않을 확률도 높다. 또 다른 단점은 영화가 역사와 관련되어 있다 보니 전쟁사에 대해서 잘 모르는 이라면 이 영화에서 등장인물들이 왜 싸우고 이토록 희생하는지 모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 영화는 그 정도로 자세한 세계사 지식을 요구하지 않고, 수업 시간에 1·2차 세계대전에 대해서 간단히라도 배웠다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전쟁, 이것은 결코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역시 전쟁을 겪었고, 지금도 벌어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비도덕적이고 무지성 한 이들의 발걸음은 그들보다 약한 국가로 이어졌다. 수많은 어린아이, 여성들, 노약자들의 눈물을 보았다. 제 1·2차 세계대전을 방불케 하는 이들의 잔인함은 전 세계에 알려졌다. 어쩌면 지금도 이반과 같은 아이들이 전장에 나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여정을 보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제의 친구가, 자식이 이반이 될지도 모르는 국가에 있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감히 상상할 수 없지만, 그 절망감이 이곳까지 전달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우리는 이쯤에서 이 영화를 생각하며 전쟁에 대해 다시 한번 깨닫고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


깊은 우물은 낮에도 그 수면에서 별을 볼 수 있단다. 그 어떤 별이라도.


*야릇하다; 무엇이라 표현할 수 없이 묘하고 이상하다.

유로치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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