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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을 정상으로 이끌며

  • 작성자 유로치카
  • 작성일 2023-05-15
  • 조회수 1,553

천장은 끊임없이 팽창한다 구석에 있는 곰팡이는 점점 기세를 올리고 있고 내 욕심으로 사 모은 책들은 비에 젖었다 눅눅해져 말리고 있어

긴 속눈썹 펄럭이는 흰 치맛자락 옅은 분홍색의 입술 새 흰 이불이 좋아서 부스럭거리는 소리 때로는 괴짜라고 불리며 과학시간 내내 현성이에게 핀잔을 듣던 너

“요즘 청소년들은 문해력이 너무 떨어져요”라는 말을 듣고는 멍한 눈빛으로 주변을 둘러본다 역시 나는 멍청포비아가 맞나보다 그래도 그 아이는 멍청한건 아닌데

적응하지 못할거라고 생각하면서 네 손을 잡아 일으키곤 작은 엄지공주라는 호칭을 붙였었지 하지만 어느새 지나보니 저 늙은 나무처럼 커져선 내리는 비를 대신 맞고 있더라 성장이란 그리도 쉬운 것이었을까

이 세상 모든 공주는 고귀하면서도 천민에게 가장 가까운 호칭이 아닐까 생각하며 보통의 아이들과는 다른 그 아이를 내 품에 안았다 다름과 틀림을 구분하지 못하면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선생님의 말이 떠올랐다 너는 다른 것일까 틀린 것일까 판단할 수 없다 나에겐 그런 자격이 부족하다

옳고 그른건 무엇일까 그걸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은 과연 판사 뿐일까 신의 권한을 우리가 남용하는건 아니냐며 무너진 돌담 끝 눈이 쌓이지 않은 곳에 앉아있다가 뛰어내려 비탈길을 달린다

몸도 마음도 어린 그 아이를 품에 두고 바삭한 머리칼을 쓰다듬고 있다보니 그아이는 저도 모르게 내 어깨에 제 고개를 부비고 있었다 몸이 겹쳐온다 자꾸자꾸 다가온다 알몸으로 손깍지를 끼고서 한손은 등을 끌어안는다

덜덜 떨리면서도 하고 싶어 안달난 말 나랑 결혼하지 않을래 괴짜 싸이코패스랑은 결혼하기 싫은데 그렇지만 결혼해서 세기의 범죄자가 되어 사람들에게 이름이 남겨지는 것도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묻는다 슬라브인들은 몸의 90%가 보드카로 이루어져 있냐고 돌아오는건 너 바보 멍청이야라는 그 민족의 천박하지만 미장센적인 언어

비정상을 정상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가기로 했다 걸음에 후회는 남기지 않는다

상기된 얼굴 내 다리를 네게 휘감는다 서로가 저울이 되어 끊임없이 오르락내리락 할 것을 알고 있음에도 올라간다 남이 보면 추하다고 여기겠지 그렇지만 어쩌면 존재하지 않을 완벽한 균형을 위해 발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유로치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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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빛' 인간이 가지는 믿음의 통로

  • 유로치카
  • 2023-10-23
유로파에서의 삶

거대한 빅뱅 속 안드로메다 존재하는 건 우리가 사는 안드로메다은하 또한 그 속에 존재하는 건 태양계 태양을 도는 건 그의 지구 그리고 나의 유로파 나는 자주 꿈꾸곤 했다 목성이 가진 얼음 바다에 가는 것을 그곳에 가서 거대한 물고기와 함께 헤엄치는 꿈을 혈관처럼 퍼진 갈색의 균열 창백한 표면에 흐르는 아직 닿지 않은 미지의 물 그리고 어쩌면 평생 알 수 없을 그들의 깊이 과학자들은 그곳을 갈릴레이 행성이라고 분류했다 인간이 어쩌면 살 수 있을 행성 중 하나라고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 그곳 바다의 깊이는 100km 지구의 마리아나 해구의 깊이는 약 11km 지구에서도 탐사하기 힘든 11km보다 더 깊은 바다는 어떤 모습일까 감히 상상해 보았다 먼 미래 유로파로 가게 된다면 가장 먼저 그 소식을 알려주어야지 다짐했던 순간들 해가 뜨면 달은 지고 눈이 쌓이면 꽃잎은 으스러지는데 어째서 같이 공존하려 하는가 둘 중 하나는 유로파가 되어 지구보다 먼 목성의 궤도를 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 6월 15일 있잖아 믿기 힘들겠지만 사람의 몸은 70%가 수분이니까 그곳으로 돌아가는 건 당연한 일일지도 몰라 아쉽겠지 그래도 내게 익숙한 곳으로 돌아가서는 말할 게 또 자랑할 게 너는 가장 사랑스러운 아이라고 또한 내가 놓고 싶지 않은 아이였다고 언젠가 내가 그곳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지구가 그 꿈의 바다와 맞닿게 되는 날일 테지 그러니 그땐 눈물을 닦고 나를 보내주렴 사랑의 거리는 알 수 없지만 우리가 있는 거리는 알 수 있으니까 그 거리를 알 때쯤이면 너도 지구를 싫어하게 될 거야 그러니 내가 사라져도 싫어하지는 마 적어도 지금은 말이야 헤져서 아린 오른쪽 손목을 붙잡고 마지막 선의 말을 끝맺는다 언젠가 유로파에 가게 된다면 연락은 하지 못할 거야 그렇지만 항상 바라볼 게 많이 볼게 * 6월 30일 그곳은 석류가 열린 여름이겠지 여기는 아직 겨울 외롭고 춥지만 슬프지는 않아 가끔 네가 그리워지면 남겨준 6번 칸*의 DVD 블루레이를 틀어서 보곤 해 그래도 슬프다면 얼음 바다에서 수영하고 물고기들과 춤을 추다가 돌아와 밤이 길기에 낮은 더는 돌아올 수 없지만 태양이 존재하는 것은 알고 있어 가끔 지구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느껴지니까 말이야 알 수 없는 순백색의 도시는 검은색의 옷만 입고 다니는 내가 살기는 벅찬 곳이야 그래도 괜찮아 이곳에서 천문학을 공부하는 건 재밌거든 지금쯤이면 너도 그 거리를 깨달았을까 인제야 외로워졌을까 못된 마음을 먹고 있는 건 아닌지 후회가 되기도 하지만 나는 너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인 걸 너도 알잖아 이건 우리의 성장통이야 그렇게 포장하자 맥 드마르코의 노래를 들으며 우리가 꾸몄던 리미널 스페이스**를 추억하고 있어 가끔 그곳이 더 좋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는데 말이지 아마(Maybe) 우린 올해도 만날 수 없을 거야 현실을 직시하는 방법을 이제는 배웠을까? 완전한 이별은 아니지만 때로는 네가 더욱 큰 사람이 되길 바라고 있어 혹시 그곳에 올 종말을 위해 * 한 달 두 달 석 달

  • 유로치카
  • 2023-07-10
어린아이의 감정으로 풀어낸 전쟁의 참상, 이반의 어린시절

해당 비평글은 영화에 대한 결말과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혹 영화를 시청하기를 고려중 이시라면, 다시한번 재고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전쟁은 끔찍하다. 이루어지는 무자비한 폭력은 때로는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하기도 하다. 서민들은 그러한 환경 속에서 살아간다. 그들 무리 속에는 아이들이 있다. 그들이 보는 학살은 어떻게 보이는가. 이반의 어린시절은 그러한 시선을 중립적이면서 때로는 강하게 비판한다. 전쟁이 바꾼 모든 것들 혼란스러운 전쟁터, 한 참호에 어린 소년이 있다. 그는 신분도, 이름도 밝히지 않는다. 단지 어딘가로 연락을 해달라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큰 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한다. 그의 이름은 이반. 10살의 소년으로 그는 독일군 진영에 침투해 정보를 수집하는 소련군의 정찰병 역할을 하고 있었다. 한편 그의 연락을 받고 찾아온 콜린 대위, 그와 마치 친구인 것 마냥 다정한 대화들이 오간다. 그라즈노프 대령은 그런 이반을 군사학교에 보내려 하였지만 이반은 거절한채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임무를 맏고 다시 전선으로 뛰어든다. 이반은 사실 양부모와 누이동생을 잃었다. 심적으로 피폐해진 이반은 깊은 우울증 상태에 빠져 있었으나 자신이 존재하는 것이 오로지 독일군에게 복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독일군의 군복을 보며 울분을 토하듯 소리를 질렀다. 마침내 소비에트 연방이 독일 나치에게서 승리를 거두었지만, 이반은 돌아오지 않았다. 베를린을 점령한 뒤, 갈트세프는 나치의 사무실을 뒤졌고, 그곳에서 이반의 기록을 발견한다. 이반의 죽음을 알림과 동시에 영화는 이반과 여동생이 바닷가를 행복한 모습으로 달리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혼란스러운 환경 속 작은 빛 영화는 전쟁의 참상을 간접적으로 알리고 있지만, 또한 어린아이가 양육에 있어서 그들이 성장하는 데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소년 연쇄 살인마 다머 제프리의 경우, 어렸을 적 부모님의 이혼 및 기타 환경적인 요소들이 작용하여 결국 주변의 남자들을 살해하고 식인을 하기까지에 이르게 되었다. (그에 대해 알고 싶다면 위키피디아를 참고하기를 바란다. 문서 열람 시 그의 행적에 주의 바람) 이처럼 환경은 인간에게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시 영화 이야기로 돌아와 보자. 영화 속 주인공 이반은 어린 10살의 소년이다. 평범하게 학교에 다니고 행복하게 살았어야 할 아이는 소련군의 첩자가 되어 선혈이 낭자한 전장을 누비다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죽었다. 어머니가 죽고, 누이동생을 잃은 소년. 그 여리고 작은 소년의 마음은 망가진 지 오래다. 그런 그를 이용한 것은 정부도 어른들도 아닌 그 소년 자신이라는 사실이 더욱더 절망적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그가 군사학교에 갔다고 해서 이전보다 나은 생활을 하였을까? 행복한 삶을 살았을까? 이것 역시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군사학교와 첩자 둘 다 그에게는 버겁고 힘든 고난일 것이다. 무엇이 이 작은 아이를 국가에 충성하는 하나의 병사이자 소모품으로 만들었나. 영화

  • 유로치카
  • 2023-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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