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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과 살아가는 삶(알베르 카뮈-이방인)

  • 작성자 여기
  • 작성일 2024-06-14
  • 조회수 140

책을 다 읽고 난 뒤 왜 책 제목이 '이방인'인지 의문이 들었었다. 뫼르소가 사제에게 자신의 생각을 쏟아붓는 장면에서 이 책이 전하고자하는 주제가 직접적으로 나타난 것 같다. 이유를 만들어내고, 의미 가 중요한 사회에서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뫼르소는 이방인이었던 것이다. 나도 처음에는 일반적인 주인공과는 다른 뫼르소가 어머니를 잃은 슬픔으로 인생이 무감각해졌구나하고 이유를 갖다붙였었다. 이러한 나의 무의식적인 의미 부여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뫼르소의 재판 장면이 인상 깊었다. 검사는 뫼르소가 어머니의 장례식장에서 울지 않았다고 그를 도덕적으로 기형적인 인물이라 칭했다. 이 글을 읽고, 재판이 뫼르소의 죄가 아니라 뫼르소라는 사람 자체를 벌하기 위해 연 것 같다고 느꼈다. 정당방위로 볼 수 있는 상황에서 뫼르소는 사형선고를 받았는 데, 나는 그 이유가 그가 이방인이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뫼르소가 수동적인 사람으로 보이도록 표현되었지만 사실은 굉장히 본능적인 사람인 것 같다. 그의 본능이 나타나는 장면이 몇 개 있는데 그곳엔 항상 태양이 등장한다. 살인을 저지르기 직전과, 감옥에서 마리를 떠올릴 때를 생각하면 태양은 뫼르소의 충동과 욕구를 의미하는 것 같다.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상징적인 요소이다.

 가장 인상 깊은 구절은 '모든 것이 완성되도록, 내가 외로움을 덜 느낄 수 있도록, 내게 남은 소원은 다만, 내가 처형되는 날 많은 구경꾼들이 모여들어 증오의 함성으로 나를 맞아 주었으면 하는 것뿐이 었다.'이다. 처음엔 사형을 앞두고 행복해하는 결말이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여러번 읽어보면서 인간 관계에 있어 서로의 친밀함을 원하는 동시에 적당한 거리를 두고 싶어하는 심리상태인 '고슴도치 딜레마'가 생각났다. 뫼르소는 일반적인 사람들과 다르게 친밀한 관계를 맺기 원하지 않았고, 그런 그를 이해하지 못하는 세상 속에서 그는 이방인이었다. 죽음을 앞두고 마음을 연 뫼르소는 세상과 가까워짐을 원하게되면서 이방인을 벗어났다는 기쁨을 느꼈던 것 같다. 이 책과 '신세기 에반게리온'이라는 애니메이션이 전하려는 주제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결말도 둘다 주인공이 직접 타인과 함께하는 세상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하는 것이라는 게 흥미로웠다. 

 나는 뫼르소가 살인을 할 줄 모르고 책을 읽었기에 거부감 없이 그에게 동질감을 느꼈었다. 그가 감정이 결여되었다면서 이해가 안 된다는 사람들이 있지만 사실 나는 그가 현실적이고 대부분의 사람들과 닮아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 뫼르소와 똑같이 세상의 부조리함을 느꼈었지만, 익숙해져 원래 그런 것이라 넘겨버리던 것을 카뮈는 극단적인 뫼르소의 삶을 통해 그것을 상기시켜주려던 것 같다. 

 책을 많이 읽지 않는 나에겐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타인에 대한 두려움과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세상 속에서 혼란을 겪고 괴로워하는 게 당연한 것이라고 느꼈다. 뫼르소가 세상에 마음을 열고 한 층 성장한 자아를 가지게 된 것이 본 받을 점이라고 생각 한다. 나도 타인과 주고받는 상처를 줄이기 위해 내면을 성장시키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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