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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 스위프트, 음악이란 삶이며 울림이다 (퇴고)

  • 작성자 위다윗
  • 작성일 2023-12-27
  • 조회수 401

오늘날 테일러 스위프트만큼 영향력 있는 가수를 찾기도 어렵지만, 그녀만큼 막강한 안티팬들을 거느리는 연예인도 흔하지 않는다. 특히 남성적이고, 마초적인 십대~이십대 남성집단에서 스위프티(스위프트의 팬들의 별명)라는 타이틀은 유리한 경력이 아닐 뿐더러, 사소한 취미로서 보이기조차 짙은 낙인을 불러 일으킨다. 실제로 그녀의 음악을 즐겨 듣는 집단이 주로 십대~이십대 여성인건 사실이나, 나도 한명의 공식적인 스위프티로서 테일러를 둘러싸는 암묵적인 편견에 대하여 논하고 싶다. 그 편견들 전부가 틀렸다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그녀의 음악의 가치를 “여자애들의 연애 욕구”를 대리만족시켜주는 정도로 평가절하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내가 말하고자 하는 진가는 무엇인가? 모든 음악이 그렇듯, 테일러의 음악과 삶은 분리되어질 수 없다. 특별히 테일러는 자서전적인 가사를 쓰는 것으로 유명한데, “존에게 (Dear John)” 라는 곡에는 옛남친의 실명을 제목에 담아 그 옛애인을 포함한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주기도 했다. 따라서 그녀의 음악에 대해 평론하기 전 그녀의 삶에 대해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테일러는 미국의 전형적인 남부 중산층 가정아래 자라났다. 13살 부터 자신의 십대를 보낸 테네시 주는 미국 내의 강한 보수적인 가치와 개신교적인 가치를 대표하는 주이다. 그녀의 음악적 재능과 남다른 창의력을 발견하고 지지해준 부모님은 그녀를 후원하기에 충분한 재정을 갖고 있었기에, 그녀에겐 꿈을 펼칠 기회가 십대부터 주어졌고 그 꾸준한 노력과 지지는 컨트리싱어*로서의 폭발적인 인기를 이끌었다. 그러나 이 순탄하고 부러울만한 과정에 대해 성인이 된 테일러는 주변에서 자신을 “정치적으로 억압하고” “착한 크리스천 소녀의 모델”이 되도록 압박을 주었음을 토로했다. 아주 어릴적부터 그녀는 그녀의 음악과 정치적 성향을 분리하도록 교육을 받았다는 것이다. 물론 과정의 여지도 없지 않지만, 실제로 그녀의 초기 곡들안에 있는 전통적인 결혼을 추구하는 암시, 기독교적 전제를 갖고 있는 인용들, 무엇보다 맑고 순수한 영혼이 느껴지는 요소들은 그녀가 사회적으로 “합당한” 예술적 표현을 나타내기 위해 노력했음을 느낄 수 있다. 어떤 경우는 오히려 오늘날 스스로가 주장하는 정치적 입장에 모순되는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예를 들자면, 십대시절 작곡한 “변화 (Change)”라는 곡의 가사중에 나오는 할렐루야 (기독교적인 예배의 표현)와 비슷한 시기에 써진 “태워버릴 사진 (Picture to Burn)”이라는 곡의 지금은 삭제된 가사인 “그럼 난 내 친구들에게 너가 게이라고 할게 (That’s fine, I’ll tell you mine you’re gay)” 등등의 가사들은 종교적이고 반동성애적인 그녀의 배경을 드러낸다. 그러나 모두가 알듯이, 그녀는 보다 더 도발적이고 자유분방하고 진보적인 팝 앨범들을 후에 내기 시작했고 세계를 뒤흔드는 팝스타로 자리매김을 했다. 더 나아가 공식적으로 여성인권과 성소수자인권에 대한 자신의 지지를 표출했다. 그녀의 커리어의 발전은 여성인권의 역사와 페미니즘, 여성에 대한 새로운 이해라는 문맥에서 보았을때 꽤 큰 의미를 시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더욱더 이러한 메시지가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녀가 점차적으로 음악을 통해 발전시켰던 자신의 이미지였다. 테일러는 전통적인 가치를 지지하고 한 남자에게 헌신하는 보수적인 여성성을 받아들이는 것에서부터 보다 독립적이고 사회적 틀에서 벗어나길 갈망하는 여성성의 상징으로 바꾸어간 것이다. 


테일러의 이념에 옳고 그름을 논하기보다, 앞서 말했던 그녀의 음악이 가진 실제적인 영향력과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내가 그녀의 음악을 개인적으로 애정하는 이유에 대해 나누며 글을 정리하려고 한다. 물론 음악적으로 탁월하고 인상적인 리듬과 운율을 갖고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그녀가 음악을 통해 전통적인 사회의 개인을 향한 기대를 용기있게 대면하고, 질문하고, 도전하기 때문이다. 남성중심적인 문화를 풍자화하는 “남자 (The Man)”라는 곡은 남자에게 더 큰 표현의 자유, 더 많은 권력의 기회와 더 느슨한 도덕적 기준을 적용하는 사회의 모순을 지적한다. 또한 “빈공간 (Blank Space)”이라는 곡을 통해서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자유롭게 연애를 즐기는 젊은 여성들의 “대범함”을 과시한다. 결국 테일러는 무턱대고 반항하는 히피도, 조신하게 사회의 젠더 정체성과 “적절함”이라는 새장속에 갇힌 파랑새도 아니다. 테일러는 아직도 부모님의 종교인 기독교를 믿으며 그녀의 태도와 언행에는 아직도 어릴적 순종적이었던 국민 여동생의 모습이 남아있다. 반면, 때로는 그 가치들을 맞서서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고 변화를 외치는 그녀의 음악속에는 개인적인 내적갈등을 넘어서 사회적 갈등과 고뇌가 담겨 있는 것이다. 이 고민은 “남자친구가 필요한 여자애들” 뿐만 아니라 필연적으로 사회의 요구와 타협해야 하는 우리 모두의 고민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남성분들은 이러한 새로운 관점으로 테일러 스위프트의 음악에 입문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제안해본다. 





*컨트리 음악이란 미국농촌문화와 시골의 정겨운 멜로디를 가진 장르로 알려져 있는데, 더 구체적으로는 미국의 남부백인들에게 사랑받고 불려지는 장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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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다윗
  • 2024-06-21
어느 스위프티 보이의 변명

어쩌면 신성한 글쓰기를 하면서 가요를 듣는 것이 올바른 일인지 모르겠다. 에라 모르겠다 하며 타자기를 두드리는 나는 역시 성자가 아니었다. 내 전 감상문을 읽으신 독자분들은 내가 꽤 비범한 테일러 스위프트 팬이라는 것을 알고 계실 것이다. 이 뜨거운 팬심의 열기는 이번 년도 4월 19일 세상으로 나온 그녀의 가장 최근 앨범, ‘The Tortured Poets Department’가 미국의 여러 신문에서 비판을 받았다는 것에 아랑곳하지 않게 했다. 아직도 4월 18일 새벽까지 유튜브에서 그녀의 신곡이 하나라도 선공개되지 않을까, 쓸데없는 리서치로 잠을 셋던 것, 4월 19일 학교가 끝나고 미친듯이 유튜브에 접속해 업로드된 16곡을 허겁지겁 들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유가 모를, 또 때론 알겠는(그렇다고 더 나은 건 아니지만) 우울감으로 나의 삶이 종이라면 갈기갈기 찢고 싶은 충동으로 삶의 대혼동을 마주할때도 나를 살게 해준 것은 테일러의 우울하고, 신나고, 섹시하고, 종교적이고, 신성모독적인 음악이었다. 내 상황에 너무 와닿는 가사를 들으며 마치 그녀가 내 친구라도 된 듯이, 부끄러운지도 모르고 눈물을 쏟다가 기분 좋을 일은 하나도 없는데 자유분방하고 흥분되는 곡을 들으며 또 춤을 추고…어떤 사람들은 거의 테일러 팬덤을 종교라고 부르는데 너무 틀린 말은 아닐테다. 가장 최근 나온 앨범은 커버색의 회색빛만큼 지옥과 천국, 선과 악을 뒤흔들며 욕과 하나님을 섞어가는, 유난히 크리스천들의 양심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아예 가요를 부르는 것을 금지하는 학교에 다니는 나로서도 그런 불편함에 얼굴을 찡그린 적이 몇번 있었다. 그렇다면 나는 왜 아직도 그녀의 음악에, 그녀의 삶의 스토리에 열광하는가. 어쩌면 난 그저 그녀의 유명함과 성공, 외모에 현혹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쉽게 속임당한 것을 순순히 인정할 내가 아니기에, PK 소년의 이 모순적인 팬심에 대해 한마디 해야겠다. 저명한 세계적인 심리학자 조던 피터슨의 강연중 내가 간직하는 명언들이 많이 있는데 그중 가장 그분의 입에서 나오라고 기대하지 않았던 말이 있었다. 거의 눈물을 일렁이실 듯한 표정으로, “정말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면 인간은 고통을 느낀다.”와 비슷한 말을 하셨는데 평소 예배때마다 찬양을 부르면 자주 눈물을 훔친 나로서는 쉽게 동의할 수 있었다. “아픈 위로”라고나 할까. 심장을 만지는데 마치 좀 너무 강한 포옹처럼 나의 뼈를 아프게 하는. 내가 대중가요를 들으며 그 경이로운 고통을 느낄지는 상상도 못했다. 찬양을 들을때 느꼈던 감각과는 다른 점이 많았다. 찬양은 내게 부모님과 나를 지켜보고 계시는 신을 생각하게 했다면 테일러의 노래는 나자신과 내가 이성적으로 사랑하는 이들을 떠올리게 한다. 또 찬양은 나자신을 회개하는 것이 많다면 테일러의 노래는 나를 상처준 이들을 공격하는 것이 많다. 마치 냉탕에서 바로 온탕으로 잠수하듯 내 음악리스트를 완전히 갈아 바꾸었고 내가 무엇을 듣는지는 내가 누구가 되는지에 영향을 미쳤다. 부정적인 영향부터 말하자면 내가 느끼는 슬픔과 분노가 좀

  • 위다윗
  • 2024-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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