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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 솔직히 작사, 작곡: 이승열

  • 작성자 백석
  • 작성일 2024-05-26
  • 조회수 316



잠. 잠. 잠.


뜬눈으로 밤을 새운다. 내몸은 이제 시체다. 


그는 잠을 자기위해 침대에서 뒤척인다. 내일은 수학 시험이다. 

그의 눈은 감기지 않는다. 빨갛게 충혈된 것이 무섭기도 하다. 

그는 눈을 감는다. 복식 호흡을 시작한다. 잠은 오지 않는다.

그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속으로 생각한다. 

생각하니 생각하고 생각안한다고 생각하고. 번뇌가 찾아온다.

자야돼 자야돼 더이상 자지 못하면 죽어벌릴꺼야

그는 머리가 너무 아프다. 머리에 송곳으로 누군가 박고 있는 것 같다. 잠은 온다. 하지만 자지는 못한다. 

그는 떠지려는 눈을 부여잡고 계속해서 어둠을 생각한다. 

생각하다보니 생각이 온다. 

자야돼. 자야돼. 인식하지 않으려한 진실이 찾아온다. 내일은 시험이다. 시험이니까 자야만 해. 자야만 하는데 잠은 오지않는다. 

생각을 멈춰야만 한다. 멈추지 못한다. 계속해서 생각이 찾아온다. 

내일 시험에 망한다. 잠을 자지 못하면 시험에 망한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그는 공황에 빠진다. 

잠은 더욱더 오지 않는다. 기숙사의 방은 차갑기만 하다.

그는 생각한다. 혹시 추워서 잠이 오지 않는 것인가. 그는 기숙사의 온도를 높인다. 

옆침대에 누운 기숙사 동기는 자고 있다. 우렁차게 코를 골며. 

저새끼 때문인가. 너무 시끄러워 잠을 못자는 건가. 또 다시 미뤄논 진실이 떠오른다. 지금 시간은 3시 반 이미 늦었나. 

오늘 몇시간 잤지?

한숨도 못잤구나. 

그래 공부나 하자. 한문을 공부하자. 한문을 잘봐서 수학을 매꾸자. 

책상 위 무드등을 갖고와. 침대 올려 놓고 한문을 핀다. 한문을 외운다. 뇌에 들어오지않는다. 입에 머금다. 사라진다. 

계속해서 한문을 중얼거린다. 입에 머금다 사라진다. 

그러나 잠이 온다. 눈에 약간의 열감이 온다. 이건 졸음이다  그는 잘 수있다는 기대감에 스탠드를 끄고 바로 누웠다. 잠은 오지않는다. 

바다를 생각한다. 푸른 바다. 파도치는 해변. 그곳 백사장에 누워 연하게 푸른 하늘을 바라본다. 그리고 듣는다. 깊은 파도소리를. 

순간 그는 생각한다. 잠이 올까. 파문이인다. 만들어낸 바다는 사라진다. 

생긴 것은 아닌 원래 있던 회색 이불, 냄새나는 베개. 

바다는 무슨, 적갈색 나무 침대. 

다시 눈이 떠졌고 그는 발을 긁는다. 시간이 미친듯이 궁금해진다. 보면 안된다는 걸 알지만 흡연자처럼 핸드폰을 본다. 시간은 4시 4분. 

불길한 숫자다. 문득 그녀에게 보낸 카톡이 궁금해진다. 이것 또한 보면 안되는 진실이다. 그녀는 그의 여자친구  

그는 그녀에게 잘자 사랑해라고 보냈다. 4시간 전에 그리고 그녀는 읽지 않았을거다. 

그녀도 시험기간이니까. 

아마도 바빠서 공부하느라 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녀의 잘자란 한마디와 사랑한다는 한마디가 너무나 보고싶다. 

그는 핸드폰을 열고 카톡을 확인한다. 

1이 사라지지 않았다. 

그래 공부하느라 바빠서 못봤겠지. 지금쯤이면 컨디션 조절 하느라. 일찍 자서 못봤겠지. 

그래도 카톡 하나 정도는 할 수 있지 않나. 설마 사랑이 식었나. 이렇게도 나를 무시한다고. 

아무리 시험기간이라도 왜 이렇게 안읽지. 

왜 보내기만 하면 몇시간씩 안읽는거지. 

계속해서 생각이 돌아간다. 그녀는 한번 그를 찼었다. 역시 그녀를 잡았으면 안됐나. 

역시 잡았으면 안됐나. 왜 얘는 나를 이렇게 서운하게 하지. 왜 이렇게 안해도 될일을 하지. 그녀는 필요할 때만 나를 찾는 것인가. 

그만 생각해야 된다. 이생각은 끝이없다. 그는 이미 그녀 때문에 수많은 밤을 지새웠다. 그녀는 원래 그렇다. 

내 연락을 잘 보지않고 나에 대한 것들을 대개 다 까먹는 무관심한 사람이다. 

그러니 그만 생각하지. 너무나 외롭다. 괴롭다. 

하나님을 생각하자. 하나님 제발 제게 잠을 주세요. 

잠은 오지않는다.

아 시험 어떡하지. 

잘봐야 하는데. 잘봐야 하는데. 

솔직히 잘자 사랑해 정도는 할 수 있지 않나. 내가 추한건가. 이미 이 년은 한번 날 떠나갔다. 내가 잡을 때 분명히 약속했는데 서운하게 안하겠다고 근데 왜 이러지. 

왜 이렇게 비겁하지. 그냥 시험 잘 보려고 잡혀준건가. 

아. 아. 아. 

자야돼. 그만 생각해. 

그는 시간을 본다. 4시 32분. 

씨발. 씨발. 씨발. 

그냥 공부하자. 다시 스탠드를 침대 위에 놓는다. 불을 킨다. 한문을 외운다. 역사나 뇌까지는 가지 못한다. 

또 다시 동기의 코고는 소리가 느껴진다. 

엎드려서 공부를 하는 탓에 어깨가 아프다. 그래도 잠이온다. 슬슬 잠이 오는 것 같다. 

드디어 자는건가. 아니 더 확실하게 잠이 올 때 불을 키자. 계속해서 외운다. 

어느새 졸음은 사라진다. 

그는 오히려 좋다고 생각한다. 한문을 계속해서 외운다. 시간은 느리게 흐른다. 

어깨의 고통. 깊은 잠을 자는 옆 침대의 동기가 부럽다. 나도 나도 자고 싶다. 

그래 지금쯤이면 자겠지. 

의식적으로 핸드폰을 보지않고 스탠드를 끄고 침대에 누운다. 잠은 오지 않는다. 

몸에 힘을 천천히 뺀다. 얼굴부터 손끝 발끝까지. 

정신이 천천히 가라앉는다. 잠이 눈앞에 있다. 더 더 더 더 가라안으면 잠이다. 

드디어 해방이다. 기뻤다. 

기뻐서 잠은 달아났다. 

그의 눈이 떠진다. 또 잠을 자지 못했다. 잠이 또 도망갔다.  

아 아 아 머리를 쥐어뜯는다. 왜 내가 기뻐했을까. 왜 해방인줄 알았을까. 

기숙사의 검은 방 깨있는 사람은 오직 나 하나. 아 이 고독감. 인간은 원래 혼자인가. 나는 태어날 때 혼자였고 또 혼자 죽어가는 건가. 나는 분명히 사랑하는 여자가 있는데 왜 이렇게 외롭지 왜 나를 충족시키지 못할까. 

우리들의 연애란 비겁한 사랑놀이일 뿐인가. 시험은 나를 짖누르는 족쇄인가. 

아 갑자기 너무나 더워진다. 방의 난방을 끈다. 

또다시 시간과 그녀의 답장을 확인한다. 

시간은 5시 1분 답장은 없고 그는 스스로 생각한다. 나는 집착이 너무 강한건가. 소유욕이 강한건가. 

맨날 약속을 까먹고 자다가 겨우 나오는 그녀가 잘못된거 아닌가. 내가 그녀에게 말한 나에관한 것들을 다 까먹는 그녀가 잘못된거 아닌가. 

비겁한 사랑. 10대의 사랑인가. 

나는 첫사랑. 너는 첫사랑이 아니기에 버려진 일인가. 

나는 너에게 무엇이지. 

다시 스탠드를 가지고 와 공부를 시작한다. 

공부, 공부 이 씨발 족같은 년아. 

책을 핀다. 족같은 문자를 외운다. 이 쓸모없는 엄마 없는 년아. 

그는 베개에 머리를 박는다. 

차라리 자위를 할까. 자위를 하면 잠이 올까. 왜 연락이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릴까. 

시험은 분명히 지능을 판단하는 것이 아님에도 나는 왜 병신으로 명명될까. 

아 아 너무나 후회된다. 열심히 수학 공부했는데 가장 많이한 공부가 수학인데 이미 망해버렸다. 

왜 또 그렇게 판단하지 나의 잘못인가. 

아 번뇌 번뇌 번뇌. 

주님. 주님. 주님. 

찬송을 듣자. 떠나는 년을 버리자. 나는 나는 무엇이냐. 이 재능 없는 손가락. 분명 노력도 재능이다. 나는 노력하고 싶다. 하지만 하지 못한다. 나는 사실 시인이자 소설가가 되고 싶다. 이 개같은 공부대신 머리를 쥐어뜯고 담배 한대 빨며 시를 쓰고 싶다. 아 시인이 되고 싶다. 

닥쳐

공부해야 돼. 시간은 5시 32분. 

답이 없는 카톡을 계속해서 새로고침하고 사라지지않는 1을 확인한다. 

이건 정신병인가. 

그는 생각한다. 생각은 그를 좀먹는다. 그는 대한민국을 혐오하고 대한민국 또한 그를 혐오한다. 

그는 개미보다 못한 존재다. 그는 그를 그렇게 규정해 간다. 

온갖 괴로움이 그를 사로잡는다. 그는 사실 안다. 이 고통이 무의미함을 어차피 그는 잘 살아갈 것이고 언제나 지나면 행복한 일이 된다. 그렇지만 그는 미래를 두려워한다. 

그는 또다시 공부 하고 포기하고 눕고 자려고 하다가 결국 보고만다. 

마침내 찾아오는 고요. 

해가 뜨고 있다. 그리고 새소리가 들린다. 그 지저귐이 그에게 괴로움이 되었다. 

그는 증얼거렸다. 

씨발. 족같은 아침. 

어느덧 해거 뜨고

그는 시간을 확인한다. 6시 21분 마침내 그는 자는 것을 포기한다. 그는 빈 기숙사 복도를 지나 냉장고에서 검은색 핫식스를 꺼내 들이킨다. 

강렬한 자극 포기한 자의 광기. 

그는 몸을 씻는다. 밤을 새면 몸에서 미묘한 찝찝함이 존재한다. 그걸 씻어낸다. 

기숙사 야자실에 올라가 공부한다. 점차 친구들이 한명씩 올라온다. 그는 그들에게 말한다. 

씨발 너 좆됐어 한숨도 못잤어. 씨발. 

친구들은 말한다. 

어떡하냐. 수학은 컨디션인데. 

그는 말하고 

하 씨발. 공부 존나 안되네. 

그러면서도 그와 그는 공부한다. 

또한명의 친구가 오면 그와 거의 유사한 대화를 나누고 또다시 공부한다. 

7시 30분 조식을 먹을 시간이다. 모두가 집합에서 점호를 한다. 

선생님이 뭐라 뭐라하지만 들리지 않는다. 

멍하다. 허무하다. 이것이 아무 의미없다는 걸 알지만 그는 버리지 못한다. 그의 여자 친구도 시험도 그는 기숙사를 나선다. 

현기증이 난다. 그는 비틀거린다. 비틀거린다.  비틀거린다. 비틀거린다. 

그는 증얼거렸다. 


씨발 족같은 불면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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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록

선생님. 저는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저는 제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떤 목적이어야 하는지 조차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차라리 독재시대 때 태어나 민주화 운동이나 아프리카에서 태어나 소년병 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민주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하나의 총탄이 되어 적군의 숨통은 끊고 싶습니다. 학교에서 하루종일 갇혀있는 것은 제가 원하는 삶은 아닙니다. 사실 저는 문학과 예술을 하고 싶습니다. 예술이라는 불꽃에 몸을 바쳐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며 섹스하고 고뇌하며 몸을 부수고 불멸한 작품을 낳고 싶습니다. 하지만 저는 압니다. 제가 재능이 없단걸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감독 이창동 감독님은 제 나이 때 온갖 백일장을 다 먹고 다녔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변변찮은 상 하나 받은 적 없고 맨날 방구석에 박혀 쓰레기 같은 글이나 끄적입니다. 그런 제가 감히 문학을 꿈꾸겠습니까? 그저 명작이라 소문난 소설 찔끔찔끔씩 읽고 이동진 평론가가 4점 이상 준 영화나 찾아보겠죠. 그리고 꿈을 꾸겠죠. 그리고 스스로 예술을 꽤나 사랑한다고 우쭐되겠죠. 아 한심해. 스스로 비웃음이 납니다.근데 제가 어디서 들었는데 남이 나를 까기 전에 스스로 먼저 까는 것은 자기애랍니다. 남에게 고작 그정도 영화보고 그정도 소설보고 아는 척 하냐고 까이기 싫어서 저는 스스로 까는 겁니다. 사실 이 글을 쓰는 것도 소설의 냄새가 전혀 안나는데 소설이랍시고 쓰고 있는 이 것 조차도 그냥 이렇게 솔직하게 쓰면 뭐라도 주지 않을까 하는 비겁한 생각으로 쓰는 겁니다. 저도 압니다. 저는 창의적이지도 못하고 글을 잘 쓰냐 하면 그것도 아니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씁니다. 할 수 있는게 솔직한 거 밖에 없거든요. 사실 이렇게 말하는 것도 까이기 싫어서 그런겁니다. 참으로 비겁하죠. 저는 그런 사람인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이게 소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선생님 저는 이토록 나약하고 비겁하고 열등감에 쩔어 아무 것도 하지 않습니다. 저의 부모님은 항상 법조인이라 되라 하시지만 역시 저는 문학이 하고 싶습니다. 영화가 하고 싶습니다. 물론 변호사가 되고 싶기도 합니다. 변호사 멋지잖아요. 근데 제가 과연 가능할까요. 그 어렵다는 시험을 통과하고 할 수 있을까요. 너무나 불확실하고 제가 과연 변호사가 될 수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예 맞습니다. 희피하는 거에요. 맨날 스스로 재능있다고 자위하지만 저이기에 저는 압니다. 제가 어중간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걸 말입니다. 항상 어중간한 창의성에 어중간한 성실성 어중간한 암기력 저같은 사람이 있어야 중산층이 생기는 거 겠지요.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참으로 슬픕니다. 저는 사실 예술을 하고 싶으면서도 평범한 문학을 하며 평범한 영화를 찍으며 살다 죽고 싶지는 않습니다. 저는 불멸한 작품을 만들고 죽어 불멸히 살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친구들이 언제쯤 죽고 싶냐 물어보면 항상 대답합니다. 나는 안죽을꺼야. 영원히 살꺼야. 그렇게 말합니다. 이 말을 할 때 특별히 보이고 싶은 마음 반 진심 반입니다. 그리고 그 진심에는 진짜로 육체적으로 불멸한 삶을 산다

  • 백석
  • 2024-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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