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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색증

  • 작성자 시진
  • 작성일 2008-10-31
  • 조회수 172

 

 

나는 선천적으로 병에 걸려 있었다. '흑'과 '백'만이 존재하는 이세상에서 알수 없는 여러 색들이 보이기 때문이었다.

 

나는, 태어났을때 부터 다색증에 걸려 있었다.

 

사람들은 다색증에 걸리면 아무 어려움도 없을꺼라 생각하며 나를 다독이지만, 그렇지 않았다. 어렸을때, 내가 다색증이라는걸 모르고 있었을때 나는 사람들이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다. 전혀 다른 색들이 즐비하는 곳에서 그들이 말하길 '이곳은 다 흑색밖에 없네.' 라고 했었고, 가끔씩은 대치되는 색을 보며 같은 색이라고 말하기도 했었다. 가끔 내가 이런것들을 내 눈에 보이는데로 바로잡아주면 사람들은 나를 이상하게 바라보거나 불쌍한듯 연민의 눈동자로 보곤 했었다. 나는 그게 싫었다. 잘못보는것은 사람들이었음에도, 그들에게는 결국 내가 잘못 된것이었다. 어렸을때 부터 그렇게 자랐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언제부터인가 나 자신의 눈에 절망했었다. 다른 사람들의 눈보다 많은 색이 보여서 머리가 어지러웠고, 무엇이 '흑'이고 무엇이 '백'인지 알아볼수가 없었다. 세상은 언제나 혼란스럽게만 보였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색의 대치, 그래서 왠지 촌스러워 보이는 친구들의 옷. 하지만 그런것을 이야기 할때 마다 친구들은 나의 눈에 대해 동정을 보냈었다. 그리고, 아이들은 내가 비정상이란 이유로 조금씩 나에게 멀어졌다. 순식간에 나는 외톨이가 되었다. 하지만 나는 이게 좋았었다. 사람들은 볼수 없는 것을 보면서 조용히 감상할 시간을 가질수가 있었다.

나는 조금씩, 나만이 볼수이는 색에 이름을 붙였다.

 

하늘의 시원한 색은 '하늘색'으로 불의 따뜻한 색은 '불색'으로, 사람들의 살의 색은 '살색'으로.

 

이렇게 많은 색들에게 이름을 붙여 나가는 나를, 사람들은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제가 옳아요."

나는 그런 사람들에게 이말을 했지만, 그럴수록 사람들은 나를 미치광이로 내몰기 시작했다. 남들이 그러던지 말던지 나는 신경쓸수가 없었다. 이 세상은 아직 이름을 지어주지 못한 색들이 넘쳐 흘렸으므로.

내가 색들에게 새 이름을 붙일때마다 내 주변의 사람들은 한명씩 사라졌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이 세상의 색들은 더 많은 이름을 원했다.

나는 조금씩 비슷한 색에는 '짙은―'이라거나 '연한―'을 붙여서 지어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했을때쯔음, 부모님 마저도 내곁에서 떠났었다.  하지만 나는 알지 못했다. '짙은'과 '옅은'으로는 구분할수 없는 색들이 다양했다.

 

"이세상은 흑과 백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아요. 그것보다 훨씬 더 많은 색으로 이루어 져 있다고요"
내가 사람들을 이해시키기위해 이말을 했을때, 나는 정신병원에 들어가 있었다. 아무도 나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않았다. 단지 정신병원에 갇혀 있는, 나외의 다른 다색증 환자들만이 그 말을 믿었고, 알수 있었다. 하지만 그외의 사람들은 믿지 않았다.

 

"눈이 거짓을 보여주는거에요"
나는 언제나 사람들을 설득했지만, 사람들은 나의 말을 그저 미치광이의 헛소리로만 흘려들었다. 결국에는, 정신병원에서 다른 환자들에게 폐를 끼친다는 이유로 독방에 갇히게 되었다.

나는 독방에서도 색들의 이름을 계속 지어주었다. 여전히 사람들은 나를 멀리했고, 어느순간부터는 간호사들, 심지어 청소를 하는 사람들 조차 오지 않았다.

 

"왜 저의 말을 믿지 않는거죠? 이세상은, 눈에 보이는게 전부가 아니라구요"
나는 발걸음 소리가 들릴때마다 이소리를 했지만, 사람들은 모두 귀를 막아버렸다. 그들은 영원히 나의 말을 이해할수 없다는 것을, 나는 알수 없었다.

시진
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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