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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igfried*

  • 작성자 눈금실린더
  • 작성일 2024-06-27
  • 조회수 60

솔직히 말해 글을 쓰기가 쉽지 않다.


글을 쓰며 즐거워했던 최초의 기억은 초등학교 고학년 무렵. 저학년 때에도 (지금 보면 극의 대본에 가까운) 소설을 썼던 기억은 있지만, 어떤 당위성-교훈적인 메세지를 주어야 한다는-에 잡혀서 썼던 것만 같다. 개과천선, 권선징악의 플롯으로만 이루어진 이야기들. 지금도 그러한 생각을 아예 느끼지 않는다면 거짓이지만, 한편으로는 의아하기도 하다. 큰 수의 덧셈, 뺄셈 같은 걸 배울 나이에 어째서 그런 마음을 가졌는가...

그래서인지 도형의 부피를 구할 나이 즈음엔, 메세지보다는 정서에 초점을 두는 작품을 좋아했었다. 그때 한참 '에세이'가 잘 나가던 시기이기도 했고 말이다.

청소년 소설에서 벗어나 어른들이 읽는 걸 읽고 싶은 마음도 있었던 것 같다. 실제로 그 시기의 나는 중학교에 들어서자마자 1984, 비행운, 민음사의 젊은 작가 단편들... 같은 걸 찾아 읽었으니까. 정유정 작가의 소설을 대출하려 하자 중학생에겐 꽤 잔인하다는 선생님의 말씀에 오기가 생겨 더 빌려 읽었던 기억도 있다.


바른 생활,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에서 벗어나,

사랑하고 우울하고 가끔은 현실에 고달픈 이야기들. 나는 그런 이야기를 좋아했던 것 같다.


중1 때는 소설을, 중2 때는 시를 읽으며 보냈다.


어쩌면 책에 빗대어 가며 지금 나는 얼마만큼 어른들을 닮았나, 고민해본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중3이 되자 나는 고입에 바빠졌다. 집 근처 일반고를 진학하지 못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연스레 도서관을 가는 빈도도 줄었다. 책을 읽으면 재미없는 아이처럼 보는 시선이 신경 쓰였다. 글을 읽고 쓰는 건 나보다 더 뛰어난 사람들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음이 바빴다.


*


그렇다면, 그 '바쁜 마음'으로 들어간 고등학교에서는 어땠을까?


당연히 똑같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청학동 서당에 다니는 학생처럼 머리를 질끈 묶고, '3년간 죽었다 생각하고 살아야지.'라는 문장을 마음에 품고 있었다. 첫날 자기소개를 할 때도 경계와 비슷한 긴장을 했다.

도서관에 들러 '소년이 온다'를 대출했을 때도 그랬다. '이 책은 유명하고 국어 실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 같으니까.' 전처럼 문학을 즐기기보다는 '공부', '입시'에 마음이 전적으로 기울어 있었다.


'그 애'가 말을 걸기 전까지는... (수필을 3번 썼는데 모든 수필에 개근하고 있는 '그 애'...)

그 애가 문학을 바라보는 시선이 굉장히 깊고 진정성 있어서, 나도 자연스레 그렇게 되었던 것 같다.

다시 문학을 즐기고, 읽고, 쓰는 삶. 사랑하고, 우울하고, 가끔 현실에 고달픈 그런 삶.


그 때 좋아하게 된 작품이 '두근두근 내 인생'과 '숲의 소실점을 향해' 이다. 이 두 작품은 지금도 내 마음속에서 사랑과 우울의 관념으로 살아있는 것만 같다.


그런데, 문제는...


*


서두에서 말했듯, 글을 쓰기가 쉽지 않다는 것. 글에서 내가 사랑과 우울을 중요시한다는 건 지나간 시간을 통해 충분히 알게 되었지만, 요즈음은 어떤 글을 써도 훌륭한 작품들의 발끝에도 못 미치는 완성도로 써내게 되는 것 같아 의욕이 잘 생기지 않는다. ('내 글 구려'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사랑도 우울도 이제는 온통 모르겠는 것들뿐이어서, 사랑하고 싶다가도 우울해지고 우울한가 싶다가도 사랑을 하고 있다.


계속해서 읽고 쓰는 것을 임시적인 해결방안으로 두고 있지만, 아직 잘 모르겠다.


*


그 답을 찾을 때까지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


It's a loopWhat would you recommend I do?The other side of the loop is a loop**

눈금실린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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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스럽게 오래오래

보고 싶다. 가끔 생각하는 이 단어에는 애틋함이 묻어있는 것 같다. * 사랑이란 게 뭘까.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면 사랑은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또는 그런 일.’ 이라고 한다. 이 정의는 우리가 넓은 의미의 사랑에 대해 생각할 때 떠올릴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넓은 의미라는 뜻은 좁은 의미를 포함한다는 뜻도 될 수 있을 테니. 직전 수필인 ‘자주 바쁘고 가끔 슬픈 사람이 되고 싶다’에서 언급한 그 친구를, 나는 사랑한다고 감히 적고 싶다. * 그러니까, 이 글은 내가 조심스럽게 오래오래 사랑하고 싶은 친구에 대한 글이라고 할 수 있다. 다소 전형적일 수 있지만 내게는 너무 소중한. * 저번 글에서는 에둘러 표현했지만 이제는 말할 수 있는... 친구와 멀어진 이유에 대해서 적어볼까. 공교롭게도 그것 또한 내가 그 친구를 사랑했기 때문이다. 이때 사랑은, 앞서 말한 넓은 의미의 사랑이 아닌... ‘남녀 간에 그리워하거나 좋아하는 마음. 또는 그런 일.’사실 사랑이라고 적기에는 조금 간지럽다. 나도 늘 ‘좋아한다’고만 표현해 왔고, 사랑은 더 깊은 층위의 것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애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건 아니겠지만. 정말 무언가... 다양할 정도로 그 애를 사랑했다. (아이, 낯간지러워라.) 대개의 짝사랑이 그렇듯이 슬픈 결말로 끝이 났고, 한동안은... 연락조차 끊겼었다. 친구로 지내기도 어려울 것 같다는 그 애의 말에 크게 상심했던 기억이 있다. 다만 그때에도 그 애는 얼마나 다정한 아이였는지. 잘못을 내가 아닌 제 쪽으로 돌리곤 했다. 직접 적을 수는 없지만 나는 그 문장에 갇혀서 한동안 벗어나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멍청하게도 너는 다정한 위선자일 거라고, 그래서 나를 괴롭게 하는 것일 거라고 생각하고 끙끙거리면서. * ‘첫눈에 반했다’라는 표현이 거의 들어맞을 정도로 그 친구는 첫인상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 사람이다. 초롱초롱한 눈으로 ‘나는 게임을 좋아해’, 말하던 그 모습.너무 쉽게 사랑에 빠지는 것처럼 보일까 봐 한참 부정했었지만. 저번 글에서 적었듯이 시를 쓰게 한 사람. 꿈을 꾸게 한 사람. 일기장 한구석에 적어놓았듯, ‘내 세계를 반쯤 만들어 놓은 사람’... 과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문학적인 과장이라고. 하지만 그 친구 덕에 나는... 취향이 많이 변했다. 사실 글부터가, 저번 글에서부터 꾸준히 언급했지만, 쓸 생각이 없었는데... 쓰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가장 큰 변화가 아니었을까. * 어찌 되었든, 지금 우리는 다시 친구가 되었다. 아주 우연찮은 기회로. * 3월 초였고, 그때의 나는 작년부터 기획한 동아리를 준비하느라 다른 곳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었다. 그 친구와는 항상 못 본 척, 모르는 사이인 척 지나가기 일쑤였고. 당연히 그 아이가 나를 싫어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그때도 나는 그 친구가 신경 쓰였다. 이성적으로 좋아하겠다는 마음은 이미 접은 상태였지만, 그래도 어떻게 아는 사람을 모른 체 할 수 있겠는가... 싶었기 때문에. 너무 괴로운 나

  • 눈금실린더
  • 2024-04-27
자주 바쁘고 가끔 슬픈 사람이 되고 싶다

요즘엔 그렇다. 정작 바쁘게 하는 것이라곤 책을 읽고 탄산수를 마시고, 박하사탕을 씹는 등의…. 지극히 사소한 것들이지만. 책을 최근 들어 많이 빌리고, 샀다. 산문집 9권, 시집 4권, 고전 소설 9권과 현대 소설 1권 (그리고 문제집 1권…?). 다 읽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무언가 읽는 행위에 골몰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요즈음 글을 쓰면서 어휘력의 한계를 많이 느끼고 있고,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머릿속에 투입되는 활자의 양을 늘려야 할 것 같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적절한 판단이었을까? 시기상으로는 적절치 못한 것 같다. 나는 고3으로 올라가는 겨울방학을 보내고 있다. 이 시기에는 다른 고등학생들이 그렇듯 공부에 집중해서 보내는 것이 옳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물론 공부를 아예 안 하는 것은 아니다. 학교에 나가 매일 방과 후(정규 수업이 없는 데 방과 후…. 라는 표현을 쓰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만은.) 수업을 듣고 그에 따른 과제를 푼다. 하지만 기숙학원에 들어가는 학생이나, 방학 특강을 들으러 10시간 가까이 학원에 갇혀 있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는 걸 생각하면 이는 매우 근시안적인 태도인 것 같다고 스스로 느낀다. 눈앞에 있는 아주 적은 양의 과제를 끝냈다고 만족하는 모습이란…. 조금 어리석어 보이는 것 같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어리석은 건, 제목에서 ‘슬픈’이라는 단어를 넣은 것처럼, 고3치고는 너무 슬퍼하고 있다는 것…. 고3이 되는 것에 슬퍼하는 것이 아니다. 차라리 그렇다면 다행일 것이다. 내가 고3에게 바라는 인간상이 다소 비인간적임-필요한 곳에만 감정적 에너지를 쓰고, 크게 동요하는 일 없이, 공부를 위해서 생활하는-을 고려한다고 쳐도, 아니, 솔직히 비인간적인지도 모르겠다. 어찌 되었든 지금 나는 나 스스로 고3에게 요구하는 기준에 많이 어긋나있다. 공부를 위해서 산다기엔 절대적 공부량이 너무 적고, 다른 취미 생활도 너무 많고, 무엇보다 속상한 일이 생겼다는 이유로 마음을 제대로 다잡지 못하고 있다. 솔직히 이러한 점이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다…. 6일 전에 쓴 일기 비슷한 것을 보면어쨌든 공부에 힘을 쓰는 것도 에너지가 소비되기에 그걸 사람에게 쓰기는 조금 아깝다(이런 표현이 좋지 않다고는 생각하지만)고 느낀다고 적어놨는데. 그걸 알면서도 하루하루를 슬퍼하면서 보내는 게 맘에 들지 않는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적자면, 가장 소중했던 친구와 거리를 두게 되었다…. 정도로 적을 수 있을까. 시간이 조금 흘렀다면 흐른 것 같고 아니라면 아닌, 미적지근한 시간이 흘러서 지금 이렇게 글을 적는 것도 경솔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더 오래 생각하고 서로(물론 멀어진 만큼 그 친구의 생각을 더는 알 수 없겠지만은) 그 일을 성숙하게 바라볼 수 있을 때쯤에 이런 글을 적어야 하지 않나? 싶지만. 경솔함이 이성을 앞선다. 슬픔이 바쁨을 앞서듯이. * 그 친구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 말도 많고 하고 싶은 말도 많다. 하지만 여러 사정으로 딱 한 가지만 적자면 그 친구는 내가 시를 쓸 수 있

  • 눈금실린더
  • 2024-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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