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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주의

  • 작성자 터부의 벽
  • 작성일 2013-07-04
  • 조회수 348

실존주의 130704 6:21오후

터부의 벽

 

 

정말 오랜만에 pm이 아닌 오후라고 쓰는 거 같다. 하여튼 오늘은, 한마디로 '미친' 날이었다. 미치다. 정신에 이상이 생기다. 혹은 몹시 흥분해 정신이 보통 때와 다르게 날뛰다. 아니면 어떤 일에 지나칠 정도로 푹 빠지다.

사실 오후나 '미치다'의 단어 정의나, 지금 당장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니다. 엮이고 들러붙어 결국 터져버린 오늘의 나 자신을 어디서부터 서술해야 할지 몰라서 그런다. 우선 내가 접한 철학의 첫 시작, 실존주의에 대해서부터 이야기를 해야겠다.

실존주의는, 고등학교 시절 나를 구원해준 거나 다름없다. 아니다. 정말 구원했다. 실존주의만큼 나를 구원해주었던 게 있었나. 나는 실존주의에서 덕본 게 정말 많은 사람이며, 아마 실존주의가 아니었다면 어떻게든 사람을 굽히려고 만드는 고등학교 시절을 견뎌낼 수 없을 것이다.

(글에서 일부분 생략하겠습니다. 제 사적인 내용이 지나치게 많이 들어가서^^; 게다가 제 친구들 몇몇이 글틴을 하거든요.... 양해해주실 수 있을까요?ㅠㅠ특히 학교내용을 주로 뺐습니다...)

난 이게 싫었다. 마치 아무런 희망조차 없다는 듯이 말하는 게.

(생략^^;;)

지금 내가, 오늘 얘기가 아닌 너무도 다른 얘기를 많이 하는 걸 나도 이미 알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나는 나의 속사정을 털어놓을 수 없었다. 두려웠기 때문이다. 지금 이렇게 글로라도 털어놓을 수 있게 된 건, 내가 덤덤해지기도 했고, 단단해지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용기가 생겼다. 아, 용기는 오히려 아닌가?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걸 방해하는 게 그간 엄청나게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자신의 이야기를 툭툭 털어놓는 친구들을 보며 부러웠고 -그건 그간의 인생에 있어 나에겐 터부시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에 대해서는 훨씬 잘 털어놓을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덤덤하고 단단해졌다는 거다.

다시 1학년으로 돌아올까. 하여튼 이렇게 엄청난 회의에 빠져있었을 때-게다가 이런 얘기를 속 시원히 털어놓을 수도 없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회의를, 입시로 징징대는 애들한테 얘기해봤자 알아줄까싶어서였다. 물론 점차 시간이 지나가면서 정말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났다. 그건 정말 다행이다- 학교로 오는 청소년용 신문에서, 자기소개서 잘 쓴 예시? 뭐 상탄 거였나. 하여튼 그런 걸 봤다. 다른 건 다 기억 안 나고, 하여튼 어떤 애가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으며 역경을 극복했다'고 썼었다. 나는 지금 이 회의를 극복할 만한 무언가가 절실히도 필요했기 때문에, 그 책을 찾았다. 게다가 니체는 내가 중2땐가 인상 깊게 읽은 <나는 맹수의 눈을 갖게 되었다>라는 책에도 잠시 등장했다. 지금 저자 이름이, 기억났다! 조승연. <공부기술>인가? 기법인가를 쓴.

참, 학교의 변명 말고도, 내가 나 자신에게 붙이는 변명도 너무도 혐오스러웠다. 나는 외국에 나간 적도 없고, 학원에 다녀본 적도 없고, 중학교 3학년 내내 텝스 공부 엄청 열심히 했는데도 점수도 안 올랐고..... 게다가, 우리학교의 숙제나 뭐 그런 건 정말 잔인하기 때문에, 하루가 조금만 밀려도... 산같이 내려온다. 그래서 지금 3학년까지 올라온 애들이,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다시 돌아갈래? 할 때 그러겠다는 애를 한 번도 못 본 이유일 거다.

그런데, 이게 철학인지 사상인지도 모른 채 홀로 도서관을 들락거리며 공부한 니체는, -아주 강력한 목소리로- 다 집어치우라고 말했다! 지금 꽤 지난 시기이기에 어떻게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하여튼 니체는 정말 나에게 큰 힘을 주었다. 극복할 수 없어도, 폭력적인 힘으로 극복해내려고 노력해야 한다. 네 운명을 사랑하라. amor fati. 아, 뭔가 쓸 맛 안 난다. 그럼 이제 2학년으로 가볼까.

(생략)

사실 이런 상황이 그렇게 이상한 건 아니었다. 어렸을 적부터, 나는 내의지와 상과없이 남과 다를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고, 아무런 힘이 없던 나는 그냥 그걸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남과 달라. 오케이. 뭐 지금은 오히려 좋은 편의 성격이지만(변화에 관해선 또 다르지만....), 그 어린 애가 얼마나 속을 끓던지, 인간은 망각이란게 있어서 참 편하다.

그 외에도 나는, 선천적 광기를 가지고 있다. 광기로 배척당하고, 그 배척 때문에 더욱 광기를 가지게 되는 악순환. 그때 니체가 시원한 한방을 날렸다! 그 시기에 관한 니체의 사상 말이다. 하여튼 니체 당신, 정말 고맙소.

그런데 나 같은 애만 정말 이상한 놈일까? 허! 아니다. 세치 혀로 얼마나 조롱하고, 비웃고, 험뜯는지. 나는 여기학교 와서, 정말 말도 별로 나눠보지 못한 애가, 몇 번 말하는 걸 듣고 '말로 사람 한명 거뜬히 죽일 사람'이라는 걸 느끼는 게 별로 좋은 일은 아니다. 근데 여기 와서 (계속 '우리학교'라 썼다가 '여기'로 바꾼다) 그런 것들을 다 느끼게 되었고, 그 감이 맞았다는 걸 친구의 속상한 이야기를 듣고 알게된다는 것. 그게 여기학교 와서 가장 크게 배운 것중에 하나다. 원래 어떤 사람이든 먼저 다가서는 게 나였는데... 아.

하여튼 그런 2학년 시절, 나를 지탱해 준건 사르트르.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 남들이 내가 이런 사람이라 정의지어도, 지금 순간의 내가 다르게 행동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그말.... 하....

하여튼 이제부터, 제대로 오늘 일에 대해 말해보려고 한다. 아,... 어제 일부터 해야하나? 어제 수업 끝나고 하루 종일 철학동아리 준비를 해서, 나는 조금 예민해져있었다. 친구와 일로 계속 부딪히기도 하고 말이다. 게다가 사소한 것들이, 계속 문제가 되었다! 이 얘긴 정말 길지만, 그냥 안 할란다.

오늘 일어나니 기운이 쏙 빠져 있었다. 그런데 계속 남은 동아리 일을 해야 했었고, 친구가 그럴 필요 없는 답답한 제안을 해서 또 학교를 헤메고. 게다가 그직전 시간이 체육이었는데, 원래 하고 싶어도 못 할 거 같아 안하려던 걸 다음 반 대항 시합준비로 억지로 한 거라 남아있던 체력마저 소진된 상태였다.

(생략)

하, 좀 많이 나아졌는데, 정작 쓰려하니 다시 아파오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지금 이 고통을 견뎌내야 한다. 그래야만 한다.

뭐? 나 그거 거의 다 맞춘 건데? 같은 반 친구한테 ‘고등학교 시절 나를 구원한 실존주의에서 틀리면 내가 호구다’라고 말한 후 들어갔던 시험에?

이유는, 4반애들이 관련 프린트를 받지 않았다는 거다. 수업시간에 프린트를 상당히 많아 선생님께서는 시험 전에 다른 반과 프린트를 확인하고, 없으면 받으러 오라고 각 반 회장단에게 말씀하신다. 그런데 4반애들이 확인을 안 하고, 시험 보고 나서야 못 받았다고 이의를 제기한거다. 지금은 그냥 그 18점 다 받는다고, 통보받으러 가는 거고.

뭐? 싫어. 내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같은 반 친구들한테 말했다. 애들 잘못도 있잖아. 친구가 말했다. 아냐, 걔네 반 회장 K잖아. 이거 잘못되면 재시험보고 그래야 한대. 담임쌤은(이제야 말하는 거지만, 윤리선생님은 나를 1,3학년동안 담임선생님을 맏으셨다) 교육청까지 가야하고. K가 이걸 그냥 냅두겠냐, 그때 선생님 찾아올 때도 지네 잘못은 하나도 없다는 듯이 말했다는데. 걔네 4반, 못 받았다고 아예 입맞추기로 했대. 담임쌤이 제일 불쌍하지 지금. 이게 뭐야.

어쨌거나 우리들의 몸뚱아리는 지하로 떨어졌다. 우리는 맨뒤 중간에 앉았다. 4기 전체가 시청각실에 모이자 우선 사회선생님이 방과후 공지를 잠시 하고, 부장선생님께서 마이크를 드셨다. 뭔가 말을 하시기 시작했다. 담임선생님은 구석 자리에 죄인처럼 앉아계셨다. 선생님이 무슨 죄라고 이러시는지. 선생님이 너무 안타깝고 -어른께 이런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불쌍했다. 아씨 지금도 눈물고인다. 사실 지금 나는 교실에 있는데, 하필 논술수업이 있고 그것도 하필 담임선생님이 덕에 대한 주제에 대해 말씀하고 계시다. 그냥 공부안하는 거 다 티내면서 이러고 있는데, 지금 울 수는 없다. 아 좀 가라앉았다. 그냥 나도 모르게 흐느끼기 시작했다. 게다가 이번에 서술형에서 칸트문제 하나를 잘 못 봐서 10점이 그냥 날라갔는데, 그래서 엄청 우울해있었다. 근데 18점을 다 주겠다고? 그것도, 나를 고등학교 시절 구원한 실존주의 문제를? 선정아, 너 울어? 왜 그래... 울지마. 나는 옆에 친구가 그래도 그냥 울었다. 그래도 꺽꺽거리는 건 되도록 안하려고 노력했다. 근데 내가 원래 소리내면서 우는 타입이라 다들 힐끗힐끗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 옆자리의 친구가 내내 부채로 내 얼굴을 가려줬다.

7월 3일경 오전 6시부터 성적처리관리위원회에서 회의를 시작해서.... 어쩌구저쩌구... 그래서 18점을 모두 주는 걸로 했습니다. 아- 하는 소리. 으으, 라고 나도 모르게 울분섞인 말이 나와 버렸다. 난 수시로 대학 가야하는데 안된다고. 그것도 내 전공이랑 바로 직결되는 과목인데... 눈물이 줄줄 났다. 그렇게 끝나고. 애들이 나가기 시작하자 나는 아예 소리내서 울기 시작했다. 절친들이 내 옆으로 왔다. 선생님들도 왔다.  (생략) 부장선생님은 다 나가라고 하셨다. 부장선생님과 윤리선생님, 그리고 사회선생님만 남으셨다. 다 내가 좋아하는 분들이었다. 아, 원래 내가 선생님을 좋아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있다. 내가 싫어하는 선생님은... 음... 다 제쳐놓고 학생을 존중하지 않는 선생님.

선생님들마저 오신 턱에 그만 둘수밖에 없었다. 턱에 질질 흐를 정도로 울고 나니 손이 저려왔다. 이런 적은 처음이어서 당황스러웠다. 내가 손이 저리다며 손을 터니 부장선생님께서 내 손을 꽉 잡아주시면서 괜찮을 거다, 라는 말을 해주셨다. 어쩌구 저쩌구. 그리고 담임선생님더러 좀 타일러서 보내라고 하시고는 두 분이 떠나셨는데, 그때서야 담임선생님께서 이런 말을 하셨다.

원래, 시험 보기 전에 4반이 프린트 두 장인가 없다고 달라고 했어. 그래서 나는 프린트해서 줬지. 근데 시험 보고나서야 없다고 그러는 거야. 선생님도 지금 상당히 마음이 아픈데, 어제 회의했을때, 그 얘기 안했어. 내가 놀라서 물었다. 왜요? 그 상태를 알기 위해서는 그런 것들도 다 말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이렇게 말하는데 부장선생님께서 뭐 두고간 게 있으셨는지 다시 시청각실에 오셨다가 사라지셨다. 아니, 내가 너희들 잘못했다, 그러면 회장이 책임을 지는데, 회장은 어떻겠어. 회장이란 자리가 그런 책임도 같이 져야하는 거잖아요.

그래도, 내가 선생님이니까, 학생들은 어리잖아. 선생님인 내가 학생들을 지켜야 해.

순간, 나는 선생님의 수업시간에 그러듯, ‘아’라고 짤막한 감탄을 내뱉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그리고 정말 선생님을 존경하게 되었다. 담임선생님이 이렇게 좋은 선생님이셨구나. 담임선생님은 내내 미소를 짓고 계셨다. 아까부터 떠오른 ‘도덕적 딜레마’라는 개념용어가, ‘억지로 정의를 만들기 전에 먼저 용서하도록 하라’라는 문구 한문장으로 녹아버린 때였다.

그리고 작년의 악몽이 떠올랐다. 그때 나를 조여오던 선생님들의 질문들. 내가 아무리 말을 해도, 그냥 덮기 위해 다 내 책임으로 떠넘기던 그 선생님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뒷담화는 그냥 여자애들이 하는 거고, 라고 말하셨던 어떤 선생님도. 마음대로 ‘너가 지금 이런 상태인거 같거든? 그러니까 이건 잘못되었다’라고 말씀하시던.

그리고 아무 말 없이 계셨던, 작년 부장선생님이 떠올랐다. 2년간 우리를 담당하신 선생님이었는데, 비록 그 선생님을 싫어하는 애들도 꽤 있었지만 나는 그 선생님으로서의 성품은 부족함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후 죄송하다고 말하니 뭘 그런 걸 죄송하냐 그러냐고, 아니라고 하셨던 분.

기도로 마음을 다잡고 있고.....(참고로 선생님은 기독교 신자시다) 걔네들이 죄송하다고 말하러 오면, 그래도 괜찮은 거지. 근데 안오면... 그냥 soso.

선생님과 함께, 다시 교무실과 교실이 있는 다른 건물로 걸어갔다.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오늘의 일을 반드시 기록하자. 쿨한게 미덕이 되는 사회지만, 나는 이 일에 대해 절대로 쿨해질 수 없다. 작정하고 내가 가는 꿈의 길을 막아버린 사건이니까.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걸 부수어버리고 나아가겠다는 또다시 다짐을 하는 날이니까. 순간적으로, 내가 가장 닮고 싶고 존경하는 故박완서 작가님의 글을 쓰게 된 계기가 떠올랐다. 복수하고 싶었다고. 바로 이런 느낌이구나, 싶었다.

하 근데 정말 우리학교 와서 많이 느끼는 거지만, 정말 결과란 건 모르는 거다. 노력과는 다른 내용이다. 특히나 나처럼 머리가 신통치 않은 애들은 말이다. 그런 애들, 정말 많더라. 그냥 결과는 피드백정도. 그걸 내신성적을 통해 깨닫게 되자, 그냥 나의 방식으로 가기로 했다. 걔네들은 그냥 외워서 문제 디립다 풀고 시험보면 끝나지만, 나는 그런 머리가 아니다. 꾸준히 반복해서 보면 그걸 오랫동안 기억하는 편이다. 문제풀면서 실수를 지워가는 거 별로 안좋아한다. 그래서 그냥 내신수업들으면서 혼자 생각정리 한 글도 꽤 있다. 문제는 생기부에 기록하기에는 적당한 form(아 형식... 기억이 안나서)이 아니기 때문에 넣어달라고 부탁을 못했다는 거다. 하여튼.

교실로 돌아가자 방과후 신청을 위해 남아있는 몇몇 친구들이 괜찮냐고 다독였다. 그리고 뭔가 4반에 대해 얘기를 했는데 잘 기억이 안난다. 정신을 못차려 그냥 가만히 서있었기 때문이다. 4반애들이 다 수시 넣는 애들이라 특히 그렇다, K만 없었어도 이렇게까지는 안했을 거다 등등의 얘기가 나왔었다.

(생략)

그때 다른 반 친구가 왔다. 올해 같은 반이 된 내 절친한 친구가 ‘내가 활동하면서 강남사는 애들이랑 많이 만났는데, 그런 애들과는 달리 정말 배려심 깊고 보기와 다르게 생각도 깊다’라는 말을 했던 애였다. 그리고 나와 비슷하게, 1학년 학기 초에 위선을 옷처럼 두른 주위 상황에 회의를 가지던 애였고. 안타까운 건 나와 같은 반을 한 적이 없어 깊게 친해질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다. 면접날 알게 된 거의 최초의 친구인데 말이다.

“너네반 분위기 어때?”

“우리반 분위기? 좋아!”

우리들은 잠시 웃었다.

“아니 그게 아니라, 4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4반? 딱 반반이야. 말도 안 된다. 내신이 어떻든 나랑 상관없다.”

“아니, 4반애들은 그렇다 쳐. 근데 나는 어의가 없는 게 공부도 안 해놓고 그거 맞춘 꼴 되는 애야. 아까 우리 반에서, 그 문제 맞는 걸로 되었어 하니까 어떤 애가 ‘오, 나 그 문제만 틀렸는데!’이러는 거야. 그러면 그 문제들 맞추고 ox틀려서 1.5점 깎인 애보다 걔가 더 높은 점수 받는 거잖아. 그리고 작년에 영어에서도 프린트 못 받은 거 있어서 10점 깎였는데, 그냥 수행 깎인 애들 1점씩 더 주는 걸로 넘어갔어. K같은

“나야 뭐 내신이 별로 상관없지만, 나는 걔네들 태도가 어이없어. 만약에 그게 학년부장 선생님(다혈질이시다)이었다면 그렇게 할 수 있었겠냐고. 우리 선생님을 어떻게 본다는 거야.”

3년 내내 같은 반을 한, 일본문화학과를(어학이 아니다) 지망하는 친구가 말했다. 올해들어 많이 친해진, 특히나 서로를 다독이는 사이가 된 친구였다.

“하여튼, 너도 잊어라. 안 잊어봤자 너만 손해야. 젤 힘든게 선생님인데, 선생님도 저렇게 힘내고 계시잖아. 그러니까 힘내.”

와.... 나 벌써 6쪽 째네. 어쩐지 시간이 쭉쭉 가더라. 하여튼 이제 자습실에 가야하는 시간이라 이 얘기만 하겠다. 방과후 신청을 하고 그 3년간 같은 반 했다는 친구와 저녁을 먹으러 갔는데, 이런 얘기를 하는 거였다.

“근데 부장선생님도 좀 두 얼굴인 거 같애. 아까 M 불렀잖아, 불러서 너네 선생님이 뭐 잘못한 거 모르냐고, 막 윽박질렀대. 너한텐 그렇게 잘해놓고 말야.”

“근데 왜 하필 M이야?”

“그냥 반마다 랜덤으로 고른 거 같아. 이미 결정은 내놓고 말야. 그냥 통보였지.”

“와, 만약 내가 걸렸으면 그 쌤이랑 엄청 싸웠겠네.”

“에이, 그러지는 말아.”

 

 

....오늘의 일은 여기에서 그만하겠다. 그렇게 기숙사에 들러, 노트북을 챙겨 교실에 와서 타이핑을 미친듯이 내려간게 지금까지의 전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며칠 전 누군가 ‘나를 20년동안 지탱해준 문구’라며 보내준 사진을 마지막으로 첨부하고 싶다. 출처는 몰라서 못적었다. 아 이런 책임없는 말... 싫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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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부의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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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1-10
면접 후기

C대학교 철학과(입학사정관제) 면접후기 터부의 벽   ※ 주의사항 : 이 글을 읽을 때 쓸데없는 말은 그냥 흘려 읽고 중요한 건 밑줄 치며 읽는 능동적인 독자가 될 필요가 있습니다. 정말 ‘다 적어놨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꽤 쓸모 있는 혹은 없는 얘기가 둘 다 많습니다.   우선 이번 면접에 대해 말하자면, 작년 선배의 후기와는 달리 면접 분위기가 굉장히 화기애애했다는 것입니다. 면접관분들께서도 제 말에 고개를 끄덕여주시거나 저에게 물어본 질문(~가 무엇인가)에 대한 답변이 맞았다는 말을 해주시는 등 호의적이셨습니다. 그러나 이는 저희 과..가 아니라 제가 지원한 과(C대 철학과 교수님들께서 인격적으로 좋으셔서 (진짠데))의 경우에만 그럴 수 있고, 다른 과의 경우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주시길 바랍니다. 질문은 크게 ~ 전형의 다섯 가지 중 부족한 면모를 커버할 기회를 주시는 것과, 생기부와 자소서에 있는 내용을 랜덤으로 질문하시는 것이 주였습니다. 즉 아래 대화를 참조하여 다섯 가지를 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나중에 다른 친구 말 들어보니, 그 친구는 너무 쉬워서 당황했다고 하기도 하고... ‘어려워야 더 좋은건데’라 불평하더군요. 친구야 그래도 너는 다섯 가지 부족한 거 안 말한 게 얼마니? 인가?)   저는 면접후기뿐만 아니라, 면접 준비를 어떻게 했는지도 여러분들이 알 필요가 있다 판단, 여기에 쓰겠습니다. 면접 준비를 하다보면 힘들 때도 많고 그렇지만 이 글을 읽고 후배분들이 절대로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원래 말을 잘 못했고 준비 시간이 단 이틀밖에 없었지만, 선생님들께서 지도해주신 이틀간 정말 많이 늘어 정말정말 많이 감사했습니다. 단기적인 결과는 단지 피드백일 뿐입니다. 일희일비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미 이런 건 국제고 3년이면 익숙하시죠? ㅋㅋ 여러분들이 정말 열정을 가지고 공부하고 싶은 학문이고, 자기 욕심이 아닌 사회에 공헌하기 위해 대학에 가는 거라면 결국 어떤 대학교던 당신을 채갈 거란 말입니다. 솔직히 3년간 우리가 한 게 얼만데, 다른 학생들과 아예 스타트라인이 다르지 않습니까? 안 채가면 자기네들이 손해죠... 여러분들이 ‘한 게 없다’고 회고하는 건, 여러분들이 그 일들을 충분히 잘 견뎌냈기에 할 수 있는 말입니다. 어쨌건 국제고 나와서 과탑 못하면 병1신소리 듣는다(실제로 어떤 선배께 들은 말입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니 대학가서 열심히 합시다.(결론이 왜이래?)   저의 경우 고려대는 12일(토요일)에, C대와 한양대는 16일에 1차합격자를 발표했습니다. 별 기대도 하지 않았던 고려대의 불합소식을 보자마자 두통이 올 정도였고, 상당히 오래가 주말 전체를 버리다시피 했습니다. 한양대는 내신을 그닥 안본다고 해서 좀 기대했는데, 인문 전체로 뽑는 게 복병이었던지 탈락을 보고 (그 전보단 덜하지만) 충격을 받았습니다. 두 대학 다 떨면서 확인했기에 충격이 왔던 거 같습니다. 어차피 결과는 이미 며칠 전에 나왔으니까 그냥 촐싹 떨지 말고

  • 터부의 벽
  • 2013-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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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린 사진으로 보면 더 멋질 것 같은데 안 보여서 아쉽네요. 저도 니체 오빠 좋아해요. ㅎㅎㅎㅎ니체 오빠는 정말 좋은 어록을 많이 남겼죠. 니체가 도끼의 철학자라는 말은 참 적확한 것 같아요.*^^*

    • 2013-07-07 21:23:34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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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도끼의 철학자라... 무슨 뜻인가요??

      • 2013-07-08 15:39:18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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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글이 안보이네요.... 인생을 살면서 수많은 나쁜놈들을 만나게 될거다 기억해라, 그들을 악마로 몰아가는 건 어리석은 짓이야 비통함과 복수심만큼 쓸데없는 것도 없기 때문이지 너 자신을 항상 가치있게, 진실하게 가꿔라

    • 2013-07-04 21:32:08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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