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대한민국 태극기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공식 누리집 주소 확인하기

go.kr 주소를 사용하는 누리집은 대한민국 정부기관이 관리하는 누리집입니다.
이 밖에 or.kr 또는 .kr등 다른 도메인 주소를 사용하고 있다면 아래 URL에서 도메인 주소를 확인해 보세요.
운영중인 공식 누리집보기

흑백영화

  • 작성자 옥상정원
  • 작성일 2024-02-04
  • 조회수 393

물음표가 없는 문장은

정서가 된다


비 오는 거리는 은유들로 가득하다

모두들의 우산에는 

저마다 찢긴 흔적이 있고

우리는 뒤집힌 우산을 다시 뒤집으려 하지 않는다


손 위로 손이 포개지지 않는 오후는

슬픔이구나, 거리의 은유를 이해하며

우리는 낡은 것처럼 보이려고 애쓰는

영화 하나를 보았다


그곳에선 포개지는 손이 있고

맥주를 마시며 수화를 배우는 사람들도 있다

두 여자를 바라보는 창문 밖 아이가 

우리를 뜻한다고 한다


우리?

내가 되묻자 화면은 순식간에 넘어간다 유구함을 참을 수 없다는 것처럼


저 영화는 전통적인 기법을 사용한 것 아닐까,

누군가 묻는다면

흑백영화가 언제부터 전통이었냐는 대답이 

선회한다


우리는 그 영화가 너무 지루해서

잠에 들었다

아무도 그 영화에 대해서 반문하지 않았고

아무도 우리의 슬픔에 대해서 논하지 않았다


오래된 정서는

전통과 구분되지 않았다










추천 콘텐츠

모두에게 슬픔을, 모두에게 우산을

모두에게 슬픔을, 모두에게 우산을*그 동굴의 낙서는 그러했다 고고학자들은 아름답군요, 사진을 찍었다. 오래 기록될 것이라며아름답다는 말이 귀에 끈적거렸고나는 동굴을 나왔다. 그들이 말하는 아름다움이 무엇일까 생각하면서*폭우가 쏟아졌다고 한다. 개미집의 구멍이물로 가득찬 날.그들은 전혀 무섭지 않았던 것이다빗물이 들어찰 때 그들은 낙서를 적고 있었고그만큼 밤은 길어졌다. 검은 글씨가 손목을 덮치던*모두에게 슬픔을 주고 모두에게 우산을 주라는 말사람들은 궁금해했다. 개미집의 개미는 왜 죽었을까. 적어도나는 신이 모두에게 슬픔을 주는 데 실패했다고 생각했다.*아무래도 비를 맞는 표정이 좋다.무릎이 까진 아이의 표정.저기 지나가는 수컷 고양이의 짝짓기와 울음소리…나는 그것의 슬픔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정말이지, 그것은 아름답다고 생각했던 것이다.모두에게 나눠주고 싶을 만큼 분명 아름다운 것이었다…*당신은 아시는지비는 천천히 호흡을 쪼개버린다우산을 쓰고 빠르게 흩어지던 그림자들이여!*비는 그치지 않았기에 모두들 슬픈 표정을 가장했지만동굴을 떠날 땐 내게 우산은 없었다

  • 옥상정원
  • 2024-07-25
흰 벽

흰 벽 앞에 서면 늘 주문을 외운다.예루살렘에는 통곡의 벽이 있대. 눈물이라는 상징을얻은 벽이라니. 그곳 앞에서 울어도 무엇 하나 이상하지 않다니.흰 벽에 가로막힌 내 영혼은자주 손가락으로 세는 버릇이 있다 어떤 잘못들에 대하여부끄러움에 대하여 표정에 대하여반성은 짧고 그래서 죄가 된다는 오래된 문장에 대하여흰 벽은 영원하고 그곳 앞에 선 나는쉼 없이 운다밤 끝자락 없이 운다그렇게 한 세기는 흘렀다고 한다그렇게 한 세기는 흘렀을까그러한 방식으로 시간은 흐른다그러한 방식으로 시간은 흘렀을까외로움만 안고 돌아가는 흰 벽...아무래도 우는 것이다흰 벽, 나는 오래도록詩로써 더럽혀왔다.흰 벽 앞에 서면 늘 주문을 외운다.눈물이란 이상하지. 한 세기가 아니라영원토록, 모두에게 공평한 이 투명함이.

  • 옥상정원
  • 2024-06-06
상자

안녕, 보고 싶었어. 너는 누구야?널 정말 모르겠어. 상자를 열면사람들은 언제나 분주하고오갈 데 없어보이지만 모두 모였다가 흩어지길 반복하고.너는 한 사람도 빠트리지 않고 보고 있어. 그렇지? 그 속을 들여다보면서. 시인의 사랑에 대해 오래 생각하는 너가 보여. 곤히 잠들 수만 있다면 그들의 꿈 속에 깊은 기도를 새겨주고 싶어하는 마음.나는 이 상자를 뒤흔들고 싶어.그러나 몇 개의 결핍과 몇 개의 목마름을그리고 몇 번의 서러움을 발견했을 뿐. 여전히 모르겠어.상자를 열고 손을 집어 넣어보아도.몇 움쿰의 이야기가 속절없이 손가락을 타고올라온다 해도전혀 배고프질 않아.도저히 목마르지가 않아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어.내 어깨를 스쳐지나가는 많은 사람들, 행인들,얼굴 없이 저마다 어디론가 떠나고 있어. 나는 상자를 버렸어. 어딘가 잃어버린 것 같았지만오래된 잠에서 깬 기분이 들었어. 너가 누구인지는 다음에라도 알려줘. (추신. 그 꿈에서 깨지 마. 너는 여전히 상자를 갖고 있잖아.)

  • 옥상정원
  • 2024-05-05

댓글 남기기

로그인후 댓글을 남기실 수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남겨 주세요!

댓글남기기 작성 가이드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비방 등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주제와 관련 없거나 부적절한 홍보 내용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기타 운영 정책에 어긋나는 내용이 포함될 경우, 사전 고지 없이 노출 제한될 수 있습니다.
0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