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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인.(식도의 인도)

  • 작성자 강완
  • 작성일 2024-02-21
  • 조회수 405

귀에 울리는 소리들은 하나같이 주파수가 맞지 않는다.

시야가 빠르게 깜박이더니 이내 새까매진다.


터널에 들어와 있는 것만 같다.


터널은 식도랑 비슷하다.

일방통행만 가능한. 입구 하나, 출구 하나.


음식물 찌꺼기들은 아무것도 통제하지 못한다. 꽉 막힌 차선 위의 운전자들처럼.


혹시 나는 삼켜진 걸까? 


뱃속에서 나와 처음으로 보았을 불빛은 허기진 신의 안광.

처음 내었던 울음소리는 삼켜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적어도 그건 가장 진실된 감정이었겠지.



꽉 막힌 터널 속에서 정체(자유?)를 누리는 운전자들처럼

우리는 자유라는 거짓말을 따라

신의 목구멍 아래로

끝도 모르고 떨어지고 있는 건가보다.


아니, 사실 끝은 있지. 신이 우리를 다 소화시키면 말이야, 어쨌든 밖으로 다시 나오게 될 거 아냐?

공교롭게도 태어난 그곳 바로 옆에서.

병원이랑 장례식장이 바로 옆에 붙어 있는 경우도 있대.*


진짜 자유는 죽음인 걸까? 죽어버리면 자유로울까?


눈앞이 아직도 어둡다. 잠에 들고 있는 걸까? 터널 위를 아직도 표류하고 있는 걸까? 죽어가고 있는 걸까?


아래로,

아래로,

아래로.

떨어지고 있는 걸까?


*(오즈의 의류수거함)

강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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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나비

길가에 작은 갈색 껍데기가 보였다너무 오래되어 구별이 어려운길바닥 사이에 낀 작은 갈색 때지워지지 못한 낙엽과 똑같은 모습이다사실 물방울이었을지도 모른다가끔 나뭇잎 조각인 척 길바닥에 누워 있는덜 마른 빗자국빗자국과 낙엽은 모두 유통기한이 있다 그리고 그때잔존하는 지난 계절과 같은 모습이었던 그건나비로 변했다시간이 다한 것일까?나무에 맺힌 물방울은바스락거리는 소리를 기억하지 못하는 듯 했고동그란 물방울 모양의 점자블럭은이른 아침 창틀에 매달린작은 크리스마스 전구들을 대체했으며나뭇잎 조각과 솔방울들은질척질척한 진흙더미로 녹아내려버리기 일쑤였다 어느새 모두 교체가 끝난 점자블럭들은나비의 날개처럼 보이는 거울 앞으로 길을 내었다거울 앞에는, 모든 작은 껍데기들이 서서짙은 솔향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 강완
  • 2024-08-21
흑연

흑연으로 얼룩진 손바닥은얼마나 많은 것을 의미하는지. 아이는 새된 울음소리로 말하곤 했다엄마난 커서 까마귀가 될래요그러려면 슬프고 때로는 아프겠지만얼굴과 콧잔등마저초승달 뜬 날 밤과 똑같은 색깔이 되어야겠지만ㅡ그래도 나는 까마귀가 될래요모두의 뒤에 길다랗게 드리우는석탄처럼 새까만 파도를 타고세상에서 가장 반짝이는 모래알의 주인이 될래요언젠가는 햇님마저 물어 올 거예요 나는모든 그림자 자국에 날개를 달 거에요세상의 빛과 소금이 될래요가장 작은 빛 뒤에 아른거리는얕은 아지랑이가 될래요*시간과꿈과아주 많은 몽당연필로 말미암아얼굴과 콧잔등마저 초승달 밤만큼 새까매진그것은말했다음울한암울한울음찬우울한울적한억울한쇳소리로:까아아아아아악!

  • 강완
  • 2024-08-07
공부하기 싫어서 쓴 거 맞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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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완
  • 2024-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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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완

    마자요 저 빈혈 있어요

    • 2024-02-24 15:20:37
    강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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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완

    댓글이 삭제 되었습니다.

    • 2024-02-21 14:22:56
    강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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