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그릇
- 작성자 안개
- 작성일 2024-03-15
- 좋아요 1
- 댓글수 0
- 조회수 603
추천 콘텐츠
우리 집 앞엔거대한 세트장이 있다57년째 촬영중이라는데아직까지도 젊음을 대표하는 기막힌 장소허물어질 것 같은 벽과카메라에 담길 화려한 테두리의 극명한 대비지금은 시즌3 19화잔잔하게 촬영중이다캐스팅 반, 오디션 반으로선정된 배우들은 쭈뻣쭈뻣 카메라 앞에 서고이어지는 이번 장면은 카페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두 남녀를 그린 이야기감독 최애 장면인 만큼꽤 오래 촬영할 예정으로 보인다고집스런 촬영기법은 롱테이크화려한 촬영 기법 제쳐두고천천히, 원하는 장면이 나올때까지이어지는 다음 장면은 아무도 몰라, 다만 결말은 알면서 쉬쉬할 뿐지구가 멸망할때, 홀로 우뚝서서 추억을 되짚는 세트장은 존재할 수 없지 않을까
- 안개
- 2024-09-08
짙은 검은빛 세상에가만히 발을 담그면알싸한 낯선이의 향기가발 뒷꿈치 정중앙, 통각점을 그대로 들이받는다모든 감각을 발바닥 깊은 곳으로 흘려보내고아마도, 붉은 빛일 발가락 사이로 바람의 방향을 느끼면서‘아까 그 사람인가?’의심을 품기 시작한다따끔따끔한 전기신호가 슬금슬금 내 발의 취약점을 노릴때마다또다시 긴장을 머금고 발톱을 세워경계 태세로 전환‘아냐, 어쩌면 향기가 아닐지도 몰라’그렇게 친절하진 않지만딱딱한 것도 아닌 태도가 꼭 액체같기도한데순간, 저 멀리서 낯선이의 바다가밀려오는 소리가 들리고‘아무래도 아닌것 같아’버티지 못하고 조각조각 부서지는 파도들
- 안개
- 2024-08-20
말랑말랑한 너의 얼굴을 더듬어 너를 찾아내면내 손엔 너의 단내가 스며들어끈적끈적진해진 손에선과일향이 날 것만 같은데달다못해 토할 것같은 내 향기가 만든 커다란 장벽이너의 작은 향에게 조금의 틈도 내어주지 않아그래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너지만온통 불투명한 구석뿐인 너도조금의 틈도 없는건 마찬가지잖아섞일 수 없는 교감을 하고 우리가 여기서 돌아선다면나는 또다른 얼굴을 더듬어너인 척하는 그를 너라 부르고아닌척 같은 벽을 세우게 되겠지우리가 언젠가 다시 만난다면너인척하는 너에게조차또다시 너라고 부르며 그처럼 대하게 되겠지
- 안개
- 2024-08-07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선택하신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