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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 옛날에 있었던 이야기

  • 작성자 백석
  • 작성일 2024-04-12
  • 조회수 213









갈색 흙에 파뭍혀 있던 수컷 딱정벌레를 잡아 잡아

돌위에 올려 놓고 찍어 찍어 죽여

녹색 피로 돌을 적시고 그걸 핥는다

녹색피가 회색과 검은 색 그리고 은색이 살짝 뭍은 돌에 슬슬 사라질 때쯤 사라질 때

주먹과 돌, 계란과 바위, 머리와 돌 

뭐가 더 강하지 장난을 한다

주먹을 찍고 계란을 찍고 머리를 찍는다

희어져 버린 머리 생각 없는 머리

동공이 확장되어 확장되어 

떨어지는 나뭇잎과 꽃들이 보이고 보이고

나는 나는 나는 

흰색과 흰색과 흰색과 뭐였지 암튼 

돌에 뭍은 녹색피 아니 빨간피 

아니 계란의 흰 흰 흰 흰자와  노란 노란 노른자 

아 그리고 딱정벌레

어디갔지

갈색 갈색의 흙과 그사이의 초록 초록한 나뭇잎

푸른 푸른 구름 구름 하얀 하얀 하늘 하늘

흙을 꽉 잡아 돌고

나뭇잎도 돌고

하늘도 돌고

구름도 돌고 

나도 돌고 

딱정벌레도 돌고 

우리 다같이 돌고 돌고 돌고 돌고 돌고 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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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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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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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석
  • 2024-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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