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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바다

  • 작성자 위다윗
  • 작성일 2024-05-21
  • 조회수 251

속초 바다 

그 짜고도 짜릿한 자유의 맛을 들이키며

음악 볼륨을 미국십대들의 파티인마냥 키우고

세상을 모두 손에 쥔채로

“여기는 천국이다”라고 속삭였다


우리를 여섯달동안 둘러쌌던 

안경을 낀 위선자들 대신 

오늘은 선글라스를 낀 서퍼들과 함께 

비록 구름은 음흉하지만 

“드디어 속초다”라고 외쳤다 


갈매기 떼가 비행을 떳다

그 중 뒤쳐지는 놈 하나에게 과자를 주었는데 

녀석이 날 떠나지 않는다 


아이들이 세운 모래산성들은 

그들이 꾼 천사의 꿈처럼 소멸되고

난 그들의 비명을 들으며

착한 조커의 미소를 짓는다


네모난 작은 와이파이 고물에 

예술가의 눈물을 머금었다 


모래사장을 달리며 

바다를 담고 

갈매기 떼를 담고

아이들을 담고

우리를 담고

기억을 담고

사랑이 아닌 사랑을 담고


언젠가 그에게 보낼 날이 있을거야


돌고래가 금방 아이들을 등에 태우고 그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내가 사랑했던 유일한 왕자님은 

동해바다에 출몰했던 착한 상어였다

너의 이빨이 박힌 나의 다리는 곰팡이 든 책처럼 낡아졌어

네가 아니었다면 

속초는 지옥의 십자가가 될 필요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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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가 없는 자가

죄가 없는 자가 돌을 던져라그러나 돌을 잡은 자가 던질 것이다 까마득한 과거속 반짝이는 바다와 태양 사이 아늑한 해변에서아버지는 내게 말하곤 했다 이왕이면 가느다라고 날카로운 조약돌을 찾으라고 깨진 술병과 유리잔들에 박힌 어린이의 새하얀 손은 피로 물든다 우리 신발 사이로 길을 잃은 꽃게들중 대다수는 내가 밟아 죽였다 해변에 가기 전 들판에서 뛰어놀며 꺾었던 꽃들은 셀 수 조차 없다 죄인은 죄인을 의인은 의인을 게이는 게이를우리는 우리가 누군지 너무 잘 안다 죄가 없는 자가 욕을 해라그러나 할 일이 없는 자가 할 것이다 까마득한 과거속 반짝이는 의상을 입은 아이돌에 대해 사촌누나들은 내게 말하곤 했다이왕이면 가장 섹시한 남자를 보라고불꽃이 되어 화면 너머로 화살을 쏘았던 나의 두 눈은 그에게 사랑을 고백했다 우리가 사랑한다 말했던 이들 중 몇명은 자살했고 아무도 울지 않았다 세상에 넘쳐나는 인형들 때문에 비싼 우리 눈물을 낭비할 수는 없지 않은가? 포르노 스타는 포르노 스타를아이돌은 아이돌을 마약쟁이는 마약쟁이를 우리는 우리가 누군지 너무 모른다

  • 위다윗
  • 2024-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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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다윗
  • 2024-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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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가 나의 유일한 사람이 된다면, 그것은 마치 혜성이 하늘을 가로질러 나를 폭발시키는 보랏빛 신비로 뒤덮고 다시 나의 마음을 검은 하늘로 뒤바꾸는 것 같을거야 너밖에 너밖에 너말고는 아무도 없으니까 너의 이마에 튀어나온 여드름을 사랑하고 너의 땀과 물냄새가 혼합된 그 냄새도 사랑하고 그래도 사랑할 것들이 너무 많이 남았어 마치 까치발을 하루종일 들듯이 고되더라도 나를 이불처럼 덮는 너의 몸에 감사할거야 영원히, 너에게 닿은 감촉을 나의 몸에 문신할거야 그런데 유난히 비가 많이 와 나무의 척추를 심하게 망가뜨린 어느 슬픈 날, 넌 내게 갈 곳이 있다 말했어 너의 아리따운 손글씨 대신 차갑고 성의없는 문자 하나로나는 물었지 어디냐고나의 유일한 사람이 되었던 너는 차마 입을 놀릴 수가 없어 대신 수많은 생각을 속으로 놀리며 구걸하는 내게 던지는 동전은 미안해라는 오래된 거짓말더이상 우리의 사랑은 아름답지 못하지만 시란 속이는 거야 너를 믿은 나는 영원히 널 속이고 싶어

  • 위다윗
  • 2024-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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