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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벽

  • 작성자 옥상정원
  • 작성일 2024-06-06
  • 조회수 235

흰 벽 앞에 서면 늘 주문을 외운다.

예루살렘에는 통곡의 벽이 있대. 눈물이라는 상징을

얻은 벽이라니. 그곳 앞에서 울어도 무엇 하나 이상하지 않다니.


흰 벽에 가로막힌 내 영혼은

자주 손가락으로 세는 버릇이 있다 어떤 잘못들에 대하여

부끄러움에 대하여 표정에 대하여

반성은 짧고 그래서 죄가 된다는 오래된 문장에 대하여

흰 벽은 영원하고 그곳 앞에 선 나는


쉼 없이 운다


밤 끝자락 없이 운다

그렇게 한 세기는 흘렀다고 한다

그렇게 한 세기는 흘렀을까


그러한 방식으로 시간은 흐른다

그러한 방식으로 시간은 흘렀을까


외로움만 안고 돌아가는 흰 벽...


아무래도 우는 것이다

흰 벽, 나는 오래도록

詩로써 더럽혀왔다.



흰 벽 앞에 서면 늘 주문을 외운다.


눈물이란 이상하지. 한 세기가 아니라


영원토록, 모두에게 공평한 이 투명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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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옥상정원
  • 2024-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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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옥상정원
  • 2024-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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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옥상정원
  • 2024-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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