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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바람

  • 작성자 데카당
  • 작성일 2024-06-10
  • 조회수 234

산들바람 불어오는 언덕, 산과 들은 어디가고 언덕에서 바람이 불어오는가

초목이 우거져 그늘이 만발한 산과 들풀이 게걸스레 빛을 쬐는 들은 어디가고

산에 드는 물까치 게게대는 소리는 어디로 가고, 정녕 어디로든 갔을지

들에 숨은 여치 따다다다닥 가을 장단도 어디로든 가버리고

남은 것은 기생식물 들러붙은 전신주와 깨진 포장도로 사이 민들레

그리고 파닥거리는 메뚜기떼, 후두둑 떨어지는 대벌레 무리, 관목 사이 무덤

메뚜기 뛰는 소리, 대벌레 떨어지는 소리, 무덤가의 후손들 술 마시는 소리

이런 소리에 밀려 산들바람은 날려갔는가, 저기 지평선 산골짜기로 갔는가

개들은 언덕에 등을 비비고, 감을 주워먹고, 씨를 뱉고, 아양을 떨고, 짖고

까치는 물까치를 쫓고, 참새를 좇고, 굴뚝새를 물어다 나르고, 총총 뛰고

그리고, 산들바람, 산들산들, 앞서 가버리면, 길 위로는 새하얀 햇빛

고개를 내리면 포장도로에도 뜬 해가 미간에 날아든다, 물까치 대신인지 


멀리서 걸음한 바람도 빼앗기면 하는 수 있는가, 언덕에 올라간다

메뚜기들 만나고, 대벌레 시체 쌓인 꼴 좀 보고, 해는 산골에 틀어박혔고

좋은 날씨에 궂은 장소에 왔으니 무엇이 좋겠냐마는, 바람이 불어오길 기다려보고

기진맥진 넋나간 바람을 들이켰다 다시 불어주고, 산들바람 기다린다

산들바람, 산들바람, 산에서도 들에서도 씩씩하게 드나들던 산들바람

이리로 불었다가, 저기 꺾인 나무 사이로도 불었다가, 썩은 둥치도 훑고

이제는 어디로 불어야 하겠는가, 지평선 위로도 불겠지만

강 너머 논에서도 불겠지만, 여기 언덕에서도 불어오던 산들바람 어디에

산과 들은 어디가고, 신나게 나부끼던 꽁지깃 어디가고,

신명나게 끼어들던 장단 그 위 날리는 명창 어디로 가고,

내가 누운 자리 위로도 불곤 하던 산들바람 어디로 가고,

언덕을 어렵사리 오르고 내리 구르는 공기 그 텅빈 것만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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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이 꽉 차다

우웨엑, 웨엑, 물 쏟는 소리 웨엑, 물 쏟는 소리, ...... 나무문을 부드럽게 열고 들어온다 게워내는 말들, 소리가 계속 들어온다 음악을 튼다, 꽤 크게 틀었다 들린다, 문을 열었다, 쏟아 들어온다 어떻게, 어떻게, 정말 문이 열린다 ㅡ뭐 하고 있나, 뭐이리 조용해? 모두가 방에 들어오다, 아무도 나가지 않다 미어터지는 방, 멍해지다, 말이 떠오르지 않다 놀랐다, 음악 소리를 키운다, 소리가 들어온다 삼중주의 화음이 해소되지 않아서 실증주의 회의가 늙어버려서 걸어나가고 싶어진다, 나가면 말을 해야지 꾸익, 꾸익, 꾸이익, 꾸이이익 게ㅡ게ㅡ게ㅡ게ㅡ 빠라밤, 빠라밤, 뿌우우 다시 들어온다 웨에엑, 우웩, 어색한 사투리가 들어온다 에탄올이 문을 찢고 들어온다 꾸익! 꾸익! 게ㅡ게ㅡ게ㅡ 다시 문이 열리다, 누군가 말을 하다 ㅡ어이, 왜이리 조용해~~ 반투과성 막의 성능이 탁월해서, 나는 토가 나오질 않아서, 아무 소리도 나가지 않다

  • 데카당
  • 2024-07-06
동방현자

안녕, 나는 번제로 불탈 번왕이야 천자놈이 꿈결에 애비를 봤다네? 지 애비는 하늘이면서, 천자 애비의 지배자는 사탄인 거잖니? 상소를 올렸지, 비답을 받았지 ㅡ호산나, 호산나, 호산나, 호산나! 뭐랄까, 참 개신교적이다, 그렇지? 아, 아들이 사제왕 요한이구나, 그런데도 위패는 모시고 말이야, 조상이 성령인가? 상소를 올렸지, 사사받았어, 마셨지 감초 맛이 나더라, 들척지근한 그거, 정말 싫었지 다시 상소를 쓰러 갔는데 글쎄, 천사를 봤어 지방에 불이 붙어서 날리고 있더라고 자기 날개에 묶인 천사라니, 별꼴이야 위패는 헉헉대며 착상할 자궁을 찾고 있고 역겨웠지, 이게 신약이 아니라 구약이구나, 싶었어 맞아, 갑자기 암곰이 뛰쳐나왔어 어디서 모래가 날리더라, 애비가 마신거지 모래만 보면 발광을 하신다니까, 옛날 버릇 못 버린거지, 에휴 미친새끼, 신전 무너진게 언젠데 번제니, 번제는 시간 됐네, 나는 가지만, 번제의 끝은 난교라는거 잊지 마 날뛰고, 나를 찢어먹고, 날뛰고, 배를 갈라 나는 버릴거 없는 몸이니까 내장 빼지 말고 먹어 저기 천자가 보이네, 그런데 인자는 어디 간걸까, 그 곰은 어디에, 나는 대머리가 아니라 지켜주지 않는걸까 잊지 마, 두피는 매끈하게, 소소익선 번제 후에는 난교, 다다익선

  • 데카당
  • 2024-07-05
공부와 육아의 유비

논의 물이 흘러넘쳐 천으로 들어간다 내가 싸내는 데이터의 알집도 터지면 사마귀를 쏟아내고 다시 바퀴벌레와 교미한다 논의 황토가 넘쳐 천을 황토빛으로 물들인다 유린당한 천이 삼키는 침에 꾸덕한 혈전이 섞였다 내가 삼키는 정보들에 슬은 구더기가 꿈틀이면 귀엽다 구더기를 체외수정해 체내로 넣고 자연분만하는 파리를 위하여 천의 목에 걸리는 황토가 똥이 떠다니는 수로를 거쳐 귀향한다 똥도 산실을 찾고, 황토도 산실을 찾았다 산실을 모르는 구더기들이 구겨넣어진 파리가 비틀대다 쓰러진다 구더기를 납치해왔던 파리가 파리채에 맞고 구더기가 수정된다 자해를 목표로 하는 내 머리에 슬은 구더기가 입을 벌린다 터를 잡고 있던 바퀴벌레의 복부에 구멍을 파고 분양해준다 머리에 든 똥통을 위하여, 똥통에 든 구더기를 위하여, 머리로 귀향해오는 황토를 위하여, 복부가 앙증맞게 파열한 바퀴벌레 위에 올라타 턱이 날아간 성형 사마귀와 뒹굴고 시신경까지 손을 넣고 휘휘 젓는다 머리의 똥을 양육하기 위하여 똥 속의 구더기를 교육하기 위하여 구더기가 뒹구는 황토를 부어주기 위하여 다 자란 구더기는 구더기를 납치하는 파리가 되어야 했다 구더기는 이종교배하고 생식기를 황토에 문지르는 파리가 시체에 산란기관을 비벼 먹이를 공급하는 파리가 되어야 했다

  • 데카당
  • 2024-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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