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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죽음들

  • 작성자 위다윗
  • 작성일 2024-06-12
  • 조회수 191

내가 언젠가, 

창문을 타고 들어오는 도둑처럼 조용히 와 내 목덜미를 들어올리는 죽음을 만나면, 

부디 내 몸이 가루가 되어 

꽃가루 자욱한 숲속에 뿌려줘 


세상과 삶, 

사랑과 우정에 

미로끝에 내가 마주한 건 

아무도 없는 나무그네였고

그곳에서 내가 울었던 이유는 

사실 

아직 가루가 되려면 그 외 많은 죽음들을 두 눈 질끔 감은채로, 

만나야 하니까 


추천 콘텐츠

죄가 없는 자가

죄가 없는 자가 돌을 던져라그러나 돌을 잡은 자가 던질 것이다 까마득한 과거속 반짝이는 바다와 태양 사이 아늑한 해변에서아버지는 내게 말하곤 했다 이왕이면 가느다라고 날카로운 조약돌을 찾으라고 깨진 술병과 유리잔들에 박힌 어린이의 새하얀 손은 피로 물든다 우리 신발 사이로 길을 잃은 꽃게들중 대다수는 내가 밟아 죽였다 해변에 가기 전 들판에서 뛰어놀며 꺾었던 꽃들은 셀 수 조차 없다 죄인은 죄인을 의인은 의인을 게이는 게이를우리는 우리가 누군지 너무 잘 안다 죄가 없는 자가 욕을 해라그러나 할 일이 없는 자가 할 것이다 까마득한 과거속 반짝이는 의상을 입은 아이돌에 대해 사촌누나들은 내게 말하곤 했다이왕이면 가장 섹시한 남자를 보라고불꽃이 되어 화면 너머로 화살을 쏘았던 나의 두 눈은 그에게 사랑을 고백했다 우리가 사랑한다 말했던 이들 중 몇명은 자살했고 아무도 울지 않았다 세상에 넘쳐나는 인형들 때문에 비싼 우리 눈물을 낭비할 수는 없지 않은가? 포르노 스타는 포르노 스타를아이돌은 아이돌을 마약쟁이는 마약쟁이를 우리는 우리가 누군지 너무 모른다

  • 위다윗
  • 2024-06-26
위스키

냉기속 연기처럼 부르는 너의 이름은 위스키, 내 혀 끝에 몇초를 쪼갠 시간의 조각이라도 좀 더 흘러줄래? 너의 듬직한 등을 향해화살을 겨냥한다쏘지 못한채로 사슴은 도망갔다 우리의 퍼즐조각들을 하나 둘 씩 모아봤어백일몽같기도 하고 한편의 사랑영화같기도 하고 내가 몰래 마신 막걸리 맛 같기도 하고 잊어버린 어린시절 노래 같기도 하고종이에 베인 살점같기도 하고유령이 된 내 친구야아무튼 너의 달콤씁슬한 미소가 보여세상도 우리 인생도계절이 바뀌듯 색을 바꿀텐데 너를 향한 내 마음은 영원한 겨울이자 오염된 첫눈의 색이야별이 없는 어두운 방의 천장을 보았어너라는 벽을 넘고 싶었지만 난 덮여있더라 의미를 놓친 목사님의 농담처럼 절반이 잘려진 장편소설처럼 사랑이라는 이야기속 맥락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우리 집 앞 편의점 직원이 내게 스스럼없이 건네준 위스키, 내 혀에 닿기 전에 다 쏟았어

  • 위다윗
  • 2024-06-25
나의 유일한 사람

너가 나의 유일한 사람이 된다면, 그것은 마치 혜성이 하늘을 가로질러 나를 폭발시키는 보랏빛 신비로 뒤덮고 다시 나의 마음을 검은 하늘로 뒤바꾸는 것 같을거야 너밖에 너밖에 너말고는 아무도 없으니까 너의 이마에 튀어나온 여드름을 사랑하고 너의 땀과 물냄새가 혼합된 그 냄새도 사랑하고 그래도 사랑할 것들이 너무 많이 남았어 마치 까치발을 하루종일 들듯이 고되더라도 나를 이불처럼 덮는 너의 몸에 감사할거야 영원히, 너에게 닿은 감촉을 나의 몸에 문신할거야 그런데 유난히 비가 많이 와 나무의 척추를 심하게 망가뜨린 어느 슬픈 날, 넌 내게 갈 곳이 있다 말했어 너의 아리따운 손글씨 대신 차갑고 성의없는 문자 하나로나는 물었지 어디냐고나의 유일한 사람이 되었던 너는 차마 입을 놀릴 수가 없어 대신 수많은 생각을 속으로 놀리며 구걸하는 내게 던지는 동전은 미안해라는 오래된 거짓말더이상 우리의 사랑은 아름답지 못하지만 시란 속이는 거야 너를 믿은 나는 영원히 널 속이고 싶어

  • 위다윗
  • 2024-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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