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의 맛
- 작성자 안개
- 작성일 2024-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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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눌러둔 호기심을 발효시켜
나를 취한다
시큼하게 코를 찌르는
순수함의 묵은 향
어쩌다 새로움을 위해 태어난 호기심은
식상한 것에 목매도록 변질되었나,
고민할 틈없이
빽빽한 감정선을 타고
오르락 내리락
파도가 이따금씩 장기를 휘젓는다
추억을 잠시 꺼내어
인위적 행복을 맛보면
달지만은 않았던 기억들이
쓰지만은 않았다고 나를 다독여주고
그땐 그랬지,
잔뜩 찡그린 얼굴에서
작은 기쁨의 분자를 찾아주는
아늑한 마음의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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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개
- 2024-07-01
묘기를 부리는 한 사나이가 있었다던진 공을 한 손가락으로 받을 수 있는단순한 묘기였다사람들은 그의 재주를 딱 한 번 동경했다그가 같은 재주를 부린 두번째 날그들은 사나이에게 야유를 보냈다-순수한 사나이는그들의 멸시에 두번째 묘기로 응답했다던진공을 발로 받아내는 단순한 묘기였다사람들은 그 재주도 딱 한번 동경했다그가 같은 재주를 부린 세번째날그들은 사나이에게 야유를 보냈다-꽤 순수한 사나이는그들의 냉소에세번째 묘기로 응답했다던진공을 삼키고 토하는단순한 묘기였다사람들은 그 재주를 단 한번도 동경하지 않았다순수함을 잃었다며그의 첫번째 재주를 다시 원했다-그러나 꽤 순수한 사나이는첫번째 재주를 잊어버렸다원하던 걸 잊어버렸다사람들을 잊어버렸다순수함의 정의를 잊어버렸다
- 안개
- 2024-06-17
내 살점을 뜯어내어생명 없는 나를 반죽한다질퍽거리는 반죽을 쌓아올려얇은 머리카락으로 표정을 만들어주면방긋 웃는 입꼬리와 대비되는속을 알 수 없는 새까만 눈빛살덩이들은 웃는 법을 모른다거짓된 얼굴로의지없는 연기를 할 뿐내가 올려둔 가식적인 입꼬리는지방이 녹아내리자 실체를 드러낸다웃음이 없으면 불행하다고 누가 그러던가사라진 웃음의 잔상은 無살덩이들이 조각조각 분해되어 가고흘러내린 입꼬리가 발끝을 스칠 때내 심장은 아직 뛰고 있다
- 안개
- 2024-06-10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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