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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독의 사라짐

  • 작성자 화자
  • 작성일 2024-06-19
  • 조회수 60

죽어있는 책들

소리없이 종이 먹고

 역시 소싯적

우물우물

종이 씹곤했지


그때는 정말 

우물우물

했어


근데 요즘 책들은

 보이지가 않어?


피곤에 찌든 일상서

우물우물

종이 위를 걷는다 


그러다가 길가에 

매가리없이 드러누운  보고

이제는 너도 쓰러져가는구나

 역시 후끈후끈 아스팔트 도로 위에 

태평하게 드러누워 

익사해가고


우물우물 생각한다

그래도 다시 살아야지


뜨거운 열기에 몸을 일으키고


죽어있는 책들

찌익찌익

종이 찢기는 소리에

다시 살아난다


세포와 세포가 서로 붙잡던 손을 

끊어내던 

강력한 결속의 의지


찟겨진 종이를 힘껏 

천장으로 뿌리고 


하늘에서 살금살금 내려오는 


어깨 위로 살포시 닿더니

 몸을 짓눌러서 

땅에 박히고


나는 소리없이 도로 

쌓인  듬뿍 퍼서

입안 가득 채운다


이빨이 시리다


눈을 토해내다


이제는 우물우물도 힘들어


눈은 다시

도로에서 녹고

도로는 눈을 먹는다


자글자글 주름도 

소리없이 얼굴을 먹는다


책은 소리를 먹는다


눈물은 결국 소리를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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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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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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