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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2(등대지기와 바닷바람)

  • 작성자 김백석
  • 작성일 2024-06-24
  • 조회수 196

노랑 하양 반복

과속방지턱 


맨발의 슬리퍼 

한걸음 한걸음

전진


청록색 연록색 나무잎 

까쓸까쓸 울퉁불퉁

이름표 

태산목 

목련과 

학명 Magnolia grandifora

성상 상록활엽교목

분포지역 아프리카 

쓰임새 관상용


죽은 나뭇잎 

딱딱 

바삭 

회색 반점

무냄새 


하리보 젤리 껍질 

고개 회전


옆은 바람

옅은 바람 

태극기 

ADHD 

뭍은 바람 

뭍은 물결 


비린냄새 

회색 구름 

녹슨 농구대 


초록속 황토색 

나무속 죽음 

으슬으슬 

찬 바람 

바디 워시 냄새 

풀냄새 



검은건 글자 흰건 종이 

애초에 아무것도 


김백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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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등이 켜지는 일

무형을 사랑했다 무취를 사랑했다 무위를 사랑했다 그냥 털달린걸 사랑했어

  • 김백석
  • 2024-09-29
스윗밤

스윗밤사랑은 없다고 가늠했다 총열이 휘어 있는비비탄 권총으로 조준하며 어릴때 비비탄에 맞으면 진짜 총이라도 맞은 것처럼 구슬프게 울었지 나는 권총으로 나를 쏘았다 다 컸으니 안 아프겠지 하고옛날처럼아팠다 붉게 부어오르고 따끔 하며나는 혼자 웃었다 목젖도 보일 정도로 퍽 크게 웃었다 아픔은 가셨다 확실한 어릴때 보다 금방 떠났다 나는 떠나가는 너를 봤다아픔을 뒤집어 쓰고 붉음을 뒤집어쓰고, 어린 한때를 뒤집어 쓴 너를,그리고 겨냥했다 가늠쇠로 너를 가늠했다가늠쇠는 휘었고 비비탄 알이 쏟아지듯 뿜어진다 토하듯, 거의 울부지듯, 뜨거운 비명을 지르며, 광기의 땀을 흘리듯이. 그때에 12도 쯤 휘어져 있던 가늠쇠에서,아픔이 나와, 아픔을 맞추고, 아픔이 아픔을 하며, 아파서 울음을 짓는 아픔은 하품을 하고나는 왜인지, 나도 모르는, 존재하지 않는, 가늠쇠의 그 속에서, 희미하게 비치던 그 사람을, 그 사랑의 뒷통수를, 마침내야 보고야 말았다.

  • 김백석
  • 2024-09-08
못 쓴 시

칼에 찔리면 피가 난다 추억에 찔렸다 무엇이 흐르고 무엇을 적시나 딱딱하고 까슬거리는 목석 같은 여자를 생각 했을 뿐이 었는데 오래전 인화 된 사진을 꺼낸다파랑이며 빨강이며 노랑이며 하던 것들은 대기 중으로 빨려 가고 검정이며 흰색이며 회색이며 하는 것들만 겨우 미련으로 붙잡고 있는 것 사진에서는 왁스 냄새가 난다 에탄올 냄새도 난다 곰팡이 냄새도 났고 너희도 미련이 남았구나 문뜩 말하는 법이 궁금해서 아무도 모르게 부르짖었다 아무도 돌아보지 않았지 누군가를 부르는 것도 잊는 방법이라고 말해주길 엄지와 검지가 부싯돌처럼 맞부딪히고바스락 바스락 사진이 조금씩 타들어간다 사진은 언제가 다 타겠지 그러면 그러면 그 재를 딱 한 움큼만 쥐자 그리고 오래된 길을 조금만 걸어서 아무도 없는 폐가에 들어가자 그리고 몽땅 적셔버리자 이름없는 집이 젖은 집이 될때까지 구석 구석 적시자 그리고 갔던 모든길을 되돌아가서 좁은 침대에서 기억나지 않는 낡은 꿈을 꾸는 거야 먼지에 콜록 기침을 하며 스르륵 단숨에 감기는 나의 눈

  • 김백석
  • 2024-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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