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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가 없는 자가 (재업로드)

  • 작성자 위다윗
  • 작성일 2024-06-26
  • 조회수 222

죄가 없는 자가 돌을 던져라

그러나 돌을 잡은 자가 던질 것이다 


까마득한 과거속 반짝이는 바다와 태양 사이 아늑한 해변에서

아버지는 내게 말하곤 했다 

이왕이면 가느다라고 날카로운 조약돌을 찾으라고 

깨진 술병과 유리잔들에 박힌 어린이의 새하얀 손은 피로 물든다 


우리 신발 사이로 길을 잃은 꽃게들중 대다수는 내가 밟아 죽였다 

해변에 가기 전 들판에서 뛰어놀며 꺾었던 꽃들은 셀 수 조차 없다 


죄인은 죄인을 

의인은 의인을 

게이는 게이를

우리는 우리가 누군지 너무 잘 안다 




죄가 없는 자가 욕을 해라

그러나 할 일이 없는 자가 할 것이다 


까마득한 과거속 반짝이는 의상을 입은 아이돌에 대해 

사촌누나들은 내게 말하곤 했다

이왕이면 가장 섹시한 남자를 보라고

불꽃이 되어 화면 너머로 화살을 쏘았던 나의 두 눈은 

그에게 사랑을 고백했다 


우리가 사랑한다 말했던 이들 중 몇명은 자살했고 아무도 울지 않았다 

세상에 넘쳐나는 인형들 때문에 비싼 우리 눈물을 낭비할 수는 없지 않은가? 


포르노 스타는 포르노 스타를

아이돌은 아이돌을 

마약쟁이는 마약쟁이를 

우리는 우리가 누군지 너무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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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다윗
  • 2024-09-19
성숙

희고 고운 비둘기 떼가 흙빛의 파장에 잠긴 우리 동네를 지난다 어린아이들은 돌을 집어 하늘을 향해 던진다 돌아보면, 다 그랬다. 순수한 아이는 순수한 동물을 해맑은 웃음소리 가시기 전에 죽인다. 순수함은 게임이 마치면 마쳐지는 환각이었을 뿐이다 창가를 열고 베란다에 나와 가솔린을 입은 비둘기 떼가 우리 동네를 지나는 광경을 보고 있다그를 해할 수 없어서 자신을 해할 수 밖에 없었던 더이상 인생이 게임이 되는 것이 그쳐버려 미쳐버릴 수 밖에 없었던 모든 이들은, 무리에서 뒤쳐져 나는 비둘기한마리에게 저마다에게제일 달콤한 이름을 붙인다

  • 위다윗
  • 2024-09-10
현관문

현관문을 열면 이전의 세상이 닫힌다 열리고 닫히는 찰나까지 나에게 위협을 가하는 유리그릇 깨지는 소리엄마의 비명 소리 아빠의 고함 소리 나는 매번 이 소리들이 모두 나를 이불로 끌어당긴다 생각했었다 현관문을 열면 놀이동산 계단만큼이나 엉켜있는 계단을 하나씩 내려간다 한발 두발 세발 점점 작아져가는 새소리들개소리들원숭이소리들 이 소리들은 이제까지 내가 사람이 되도록 빚어왔다 나의 두발은 새로운 세상에 적응을 하지 못한다 과연 내가 어디를 갈 수 있을까 오늘도 생존해야만 하는 길고양이들에게 길을 묻는다 아침이오면 태양은 나를 땀으로 기름을 바르고 밤이오면 태양이 보고 싶은 나는 눈물을 쏟는다 더이상 농담따먹기 게임은 하기 싫어 더이상 상류층흉내내기 게임은 할 수 없어 더이상 낭만주의 시대의 초상화를 감상할 수도 더이상 모래사장을 엄마와 나란히 걸을 수도 더이상 치킨 야식을 주문하는 일도 잃는 게 있다면 얻는 것도 있을거야 그러나, 만약 전부를 잃는다면만약 정말 그런 일이 닥친다면 현관문을 열면 새로운 세상이 닫힌다

  • 위다윗
  • 2024-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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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다윗

    안녕하세요. 이 글은 기술적인 문제로 관리자님께서 요청하셔서 다시 올리게 되었습니다.

    • 2024-07-15 11:04:22
    위다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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