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실수
- 작성자 송희찬
- 작성일 2024-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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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수 1
- 조회수 108
불꽃이 열리면
집안의 물건들을 먹는 놀이가 시작 된다
흔들거리는 나무 그네가 태워지고
함께 찍은 나무 사진들이 익어가고
그림으로 그렸던 목재 가구들이 소멸 되고
나무에 열린 불꽃 열매는
내가 지나간 아파트에도 피었어
아파트가 목자재였나?
너무 잘 타는데
나무로 지어진 집은 언제나 나이가 그려져 있어
집을 볼 때 나이를 보니까
아파트도 집도 일종의 나무지
나무에 열린 열매를 먹어보자
세상에서 먹어보지 못한 불맛 열매
입 속에서 먹기 축제가 일어날거야
쌓이기만 했던 이물질을 밖으로 내밀고
앞만 봤던 얼굴이 붉어지고
너도 하나의 유실수가 되겠지
나는 인간인데
나이를 먹고 계속 말도 먹고 쌓이는 감정이 열리면
우리는 유실수지
너 지금 실수하는거야
집을 태우는 놀이는 장난인거야?
장난 아니지 재밌잖아
또 열렸네 너의 얼굴에
쌓이는 나이마다 솟아오르는 유실수
내 실수는 얼굴에 들어나고
불타오르는 열매가
쌓여진 연기도 태웠네
실수가 많은 나무 한 그루 피어나고
다시 아파트와 집은 열매로 익어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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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희찬
- 2024-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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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희찬
- 2024-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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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희찬
- 2024-07-01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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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실수는 有 실수와 You 실수 그리고 먹을 수 있거나 유용한 열매가 열리는 나무. 밤나무, 잣나무, 감나무, 대추나무 따위를 이르는 말을 의미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