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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기운에

  • 작성자 필온
  • 작성일 2024-07-03
  • 조회수 351

고요가 차분히 깔리고

밤을 지키던 가로등마저

새근새근 졸고 있을 때

나는 말할 수 없었소

찬 기운에.


그날따라 유난히 차던

작은 손 나는

손을 잡고 손을 잡고

손을 잡고


나는 말할 수 없었소

찬 기운에

입은 산 뒤에 가린

달빛처럼 뛰쳐나오려

애쓰건만...


잡은 손의 맥박만이

무성의 고백을 외쳤지

들을 수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막의 위로

너와 나의 숨소리만이

흐르던 때 


나의 입술을 훑고 사라진

얇은 얼음장같은 바람


녹기도 전에 깨져버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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