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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 작성자 남성민
  • 작성일 2006-10-29
  • 조회수 45

성장



나뭇잎 물드는 모양이

서너 입 베어 먹은 사과조각이다 바람

찬바람 때문이다 손가락 끝이며 콧잔등이도

야금야금 잡아먹히고 있다 플라타너스 가지 끝에

위태롭게 매달린 눈물찬 콧망울은 애잔하게 떨고

바람이 한 차례 더 커다랗게 휩쓸고 지나간다 괴물처럼

우우우 울고 있는 가을나무야 너도 속울음만 하고 있었니

비가 쏟아진다 분명 참았던 울분인 것을

갈변하는 가슴가슴이 안타까워 새어나오는

어린 절규인 것을 나는 짐승우는 소리를 내며

하루를 지낼수록 떨어지는 잎새를 자꾸 돌아보았고

심장만한 사과 한 알이 콧등위에서

콩닥거리며 붉어져가는 것을 느꼈다

남성민
남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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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성민
  • 2008-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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