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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

  • 작성자 김도훈
  • 작성일 2007-06-13
  • 조회수 54

새커먼 피부에 얼굴은 끝이 없이 넓다

눈은 참새 눈알 만하다

반짝반짝 깨알같이 박힌

기미 주근깨 여드름 흉터 투성이

이젠 졸업사진에만 남아버린 그것들

 

근래엔 성형수술로 다 지워버렸다는데

근데 왜 before가 after보다

나아 보임은 나 혼자 만일까

부작용으로 뚫려버린 오존층 새로

시리게 서늘한 바람

드나든다

김도훈
김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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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광등 속에서 사막이 자란다

찾지 못한 틈이 있었나보다정사각형 모양의 형광등 속에서까만 그림자 하나 퍼덕거리며모서리에서 모서리로 빠르게 오간다사방이 빛 뿐이라 마비된 시각날개짓은 도망치는 기색이다빛과 먼지뿐인 이곳작은 날개짓이 일으키는 바람에먼지폭풍이 일어나고 있다나방은 알고 있을까 이 가루들이동족들의 지난 흔적임을건조하게 쏴대는 빛 아래끝내는 한 줌 먼지가 되어 쌓여갔음을서서히 날개의 끝부터 일그러진다처음으로 비행이 낯설다전구에 닿았다 떨어지기를 반복하다나방은 먼지더미 위로 추락한다탈출구는 없다 

  • 김도훈
  • 2009-04-20
누군가 죽어가는 밤

깊은 새벽 바람 쐴까 연 창문 새로날카로운 비명소리가 캄캄한 적막을찢어가며 12층 높이까지 도달했다발 밑으로 짙게 깔린 어둠 어디선가고양이가 울고 있다 바로 지금그를 알아주는 이는 12층까지에나 있는오직 나 하나다 가엾은 울음 소리야저 절박한 비명을 하필 이 새벽에 지를 건또 뭐람 야옹 끼이야옹 헌데 비명이 아기의 그것과 너무도 흡사하여불현듯 저 어둠 속을 구석구석 훑는다칙칙한 검은 안개만이 농밀히 피어있다이윽고 비명이 죽음처럼 입을 다물고서야밤이 제 목소리를 찾았다 졸음이 꿈결처럼내려 앉아 힘없이 침대에 쓰러지듯 누웠는 데 응애 끄응애 지금 이 순간도 저 어둠 어디선가 지를 그 소리가 환청처럼 방안을 맴돌아귀를 틀어막아도 여전히 날 질책하는저놈의 울음소리

  • 김도훈
  • 2008-06-26

어딘가 편안한 공기가 흐르는 곳에서난 지나간 연인과 말을 나누었다무어라 했나 어디서였나 희미해도서로가 부끄러운 시간의 조각으로 남아풍경처럼 지나치는 것이 일상화 된 지금 탓에이상하게 그녀가 밉지 않은 시간이었다그러다 잔상처럼 그녀가 지워지고환상처럼 난 어둠 속에 홀로 있었다시계 소리가 조각조각 잔향으로 울린다 아, 이곳은 침대 위구나꿈냄새가 곳곳에 처연히 베여있다

  • 김도훈
  • 2008-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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