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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추

  • 작성자 언덕의고양이
  • 작성일 2007-12-05
  • 조회수 390

 

 

 

 1

 

 쳇바퀴를 굴리는 건 햄스터의 발이다 그러니

 시간 사이에서 진자 운동 하던 시계추는

 시계의 발이었던 셈

 멈춰진 시계추, 걷지 않는 발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미약하게 움직이는 초침

 그 소리는 열병에 시달리는 가냘픈 숨결 같아서

 걷기 힘든 것일까 차곡차곡 쌓이는 먼지

 걸어온 시간만큼의 각질이

 이제서야 드러나는 듯

 

 제자리만 왔다갔다했어도

 그도 무수한 시간을 걸어왔으니

 이제야 그 걸음이 멈추려 하건만

 마지막 관성까지 끌어 모으는 것은

 이 걸음이 멈추면 버려지리라는 걸

 막연히 깨닫고 있는 것인지

 

 2

 

 버려지는 것들은 먼지와 함께 하였다

 묘비 하나 남는 일 없이

 흉터 없는 상처처럼 기억에 없이

 그림자 뒤편에서 침강해갈 뿐

 

 집과 일터를 축으로 진자운동 했던

 수많은 발들, 이제 곧 움질 일 수 없는

 것들은 버려진 시계추처럼 덩그러니

 놓여 있다

 

 

 -

 

 

언덕의고양이
언덕의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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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아요

    • 2007-12-06 19: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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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밌게 읽었습니다.

    • 2007-12-06 02:55:54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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