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
- 작성자 코멧
- 작성일 2008-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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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160
쨍쨍 하얀 불빛은 정수리에 내리쬐었다
사각사각하는 모랫 소리만 공간을 가득 메웠다
허기진 사람들은 허겁지겁 빼곡한 활자들을 삼키었고
다른 목마른 이는 모난 숫자를 헐레벌떡 들이켰다
여로는 힘겹고 길다.
한차례 매서운 모래폭풍도 이미 만났었고
발이 잠기우는 유사를 우린 진즉 넘어왔다
내쉬는 호흡을 뜨겁게 달구는 폭염 속에
해가 사라지면 뿌옇게 호흡을 얼리는
서러운 서로의 냉기 속에
막연한 지표를 따라
느릿느릿 제 다리를 떼는 지친 낙타에 기대었다
얇고 좁은 바늘의 끄트머리를 좇아
아른거리는 파란 신기루에 손을 뻗는
휘청휘청 같은 모습을 한 서로에게 그림자를 기울였다
금새 바람에 날릴 발자국을 하나하나 새겨가며
익숙한 자리에 스미는 땀방울을 훔쳐낸다
오아시스는 아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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