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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죽어가는 밤

  • 작성자 김도훈
  • 작성일 2008-06-26
  • 조회수 482

깊은 새벽 바람 쐴까 연 창문 새로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캄캄한 적막을

찢어가며 12층 높이까지 도달했다

발 밑으로 짙게 깔린 어둠 어디선가

고양이가 울고 있다 바로 지금

그를 알아주는 이는 12층까지에나 있는

오직 나 하나다 가엾은 울음 소리야

저 절박한 비명을 하필 이 새벽에 지를 건

또 뭐람

 

야옹 끼이야옹

 

헌데 비명이 아기의 그것과 너무도 흡사하여

불현듯 저 어둠 속을 구석구석 훑는다

칙칙한 검은 안개만이 농밀히 피어있다

이윽고 비명이 죽음처럼 입을 다물고서야

밤이 제 목소리를 찾았다 졸음이 꿈결처럼

내려 앉아 힘없이 침대에 쓰러지듯 누웠는 데

 

응애 끄응애

 

지금 이 순간도 저 어둠 어디선가

지를 그 소리가 환청처럼 방안을 맴돌아

귀를 틀어막아도 여전히 날 질책하는

저놈의 울음소리

김도훈
김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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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광등 속에서 사막이 자란다

찾지 못한 틈이 있었나보다정사각형 모양의 형광등 속에서까만 그림자 하나 퍼덕거리며모서리에서 모서리로 빠르게 오간다사방이 빛 뿐이라 마비된 시각날개짓은 도망치는 기색이다빛과 먼지뿐인 이곳작은 날개짓이 일으키는 바람에먼지폭풍이 일어나고 있다나방은 알고 있을까 이 가루들이동족들의 지난 흔적임을건조하게 쏴대는 빛 아래끝내는 한 줌 먼지가 되어 쌓여갔음을서서히 날개의 끝부터 일그러진다처음으로 비행이 낯설다전구에 닿았다 떨어지기를 반복하다나방은 먼지더미 위로 추락한다탈출구는 없다 

  • 김도훈
  • 2009-04-20

어딘가 편안한 공기가 흐르는 곳에서난 지나간 연인과 말을 나누었다무어라 했나 어디서였나 희미해도서로가 부끄러운 시간의 조각으로 남아풍경처럼 지나치는 것이 일상화 된 지금 탓에이상하게 그녀가 밉지 않은 시간이었다그러다 잔상처럼 그녀가 지워지고환상처럼 난 어둠 속에 홀로 있었다시계 소리가 조각조각 잔향으로 울린다 아, 이곳은 침대 위구나꿈냄새가 곳곳에 처연히 베여있다

  • 김도훈
  • 2008-06-23
책상

책상 앞에 앉기 앞서 책상의첫 순간을 떠올린다 변천사를 거슬러투박하고 거칠은 최초의 질감을환상처럼 문지르며 느껴본다구석구석 뜨거운 갈증이 쓸쓸하게빈틈없이 새겨져 있다그 어떤 비웃음도 견뎌낼 강한단호함과 결연함이 베여있다괴짜의 탈을 쓰고도 해야만 했던절실한 목마름이 느껴진다대체로 외롭고 강인해야만 하는게선구자의 조건이다알고자하는 절박한 욕구의 정점,그 순간이 책상의 탄생일이다 여전힌 뜨거운 갈증의 흔적 위흥건한 침이 고여 시간 아래 식어가고 있다

  • 김도훈
  • 2008-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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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정말 애기소리로 들려요 ㅋㅋ

    • 2008-06-29 02:52:33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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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고양이 소리, 막상 키우는 본인은 잘 모른다는...

    • 2008-06-29 00:50:15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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