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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

  • 작성자 뤼낙
  • 작성일 2008-10-06
  • 조회수 251

포도

 

포도를 삼키다,

포도알이 뜯긴 자리를 발견한다

흰빛에 자줏빛을 띤다

흰 손을 위로 쳐들고 있다 붉다

산호다 말미잘이다

 

포도는 딱 바다만큼 입을 벌린다

심장을 토해내 손을 드러내기 위해

입 벌린 포도는 잔해라 부를 수 없었다

껍질을 토해낸 것일지 모른다 딱 그만큼

떠올라 바다를 부유하겠지

 

바다는 그를 집어삼켜 진주를 만들 거다

포도는 진주가 되고

바다는, 진주가 되겠지

 

나도 진주가 되고 싶었다

나도 바다를 삼키고 싶었다

 

알밤만 한 포도를 통째로 삼켜내며,

나도 진주가 되고 싶었다

뤼낙
뤼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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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뤼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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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뤼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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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뤼낙
  • 2006-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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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날카로운 글 ...카리스마 랄까 정말 매력적인 글 스타일 ~! 별 주고 갑니다~~

    • 2008-10-24 13:04:29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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