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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 작성자 워드
  • 작성일 2009-04-06
  • 조회수 187

         

              자유

                              워드

 

 

자유,

아릿한 추억

고운 흙의 품속

얽매이지 않는

그 흐름은

닳아 벗겨진 신발이

증명하리오.

 

닮은꼴

가수의 노래가 아닌

사막의 오아시스

바람의 쉬쉬 거리는

공연을

맨몸으로 나무를 껴안는

제약 없는 흐름을

시간이 아닌

자유라 부르리오.

 

가장 값진

사랑도 아니고

우정도 아니고

그 어떤 무형의

소리 없는 배경도

흉내 낼 수 없는

마음의 본 형태를

자유라 부르리오.

 

그러니 지금 이 순간

내 눈은

시계보다는

바람의 공연을 볼 것이오.

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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