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 작성자 천상상아
- 작성일 2009-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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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336
내 흰 손은
엄마의 나무 등걸과는 다르다
책상을 기어가는
흰 거미 두 마리는
제 집을
지친 나무에 짓고서 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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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집어삼키고 나는 헛배가 불러 아이를 낳아야만 했다 어느 원시 부족의 어미가 신의 아이를 잉태했을 때 느껴졌을 공포 그것에 짓눌려 하마터면 나는 내 배에 삼켜질 뻔했다 어미가 아이가 되고 아이가 어미가 되고 두 눈 까만 공포를 차마 두 손으로 받아낼 수 없을 것같아 당신을 괜히 집어삼켰어 뱉어낼 수도 없잖아, 이미 내 안에 뿌리를 내리고 난 또 헛배가 불러 아이를 낳을 텐데 --- 이게 아마 19살로서는 가장 마지막으로 쓰는 시가 될 것같네요. 그럼 앞으로는 당분간 시를 쓸 겨를도 없을거고. 아마 잘 쓰지도 않을거고. 어른이 되기 귀찮습니다.ㅋㅋ
- 천상상아
- 2009-12-30
1. 구부러진 틀 속에 파이가 담겨있다. 무슨 맛인지 알 수 없게 일그러진 파이가 떡하니 침대 위에 놓여있다. 여기서 문제는 발생한다. 저것은 사람이 먹기 위해 놓은 파이인가, 사람을 먹기위해 침대로 온 파이인가. 2. 고운건 곱다고 말하면 안된다. 맛있는 건 맛있다고 말하면 안된다. 아이는 귀엽다고 하면 안된다. 그러면 귀신이 시기해서 아이를 데려가니까. 파이야. 넌 맛이 없구나. 넌 누가 널 시기하느냐? 사람 위에 놓여있는 파이야. 그가 데려갈 사람을 먹어서 그가 널 시기하느냐?
- 천상상아
- 2009-12-07
비틀거리는 욕심이다. 멀리 떠나가지 않는 이 검은 안개처럼. 누군가의 발치에서 흘렀을 그 빨강새는 부리로 나의 눈 너머의 눈을 쪼았다. 아픔 너머의 아픔을 느꼈지만 핑그르르 도는 나의 세상은 가끔 내게 속삭이던 것처럼 빛은 나를 휘청이게 하고, 빨강새는 파랑새를 쫓으며 꽉 막혀 나오지 않는 괴상한 눈물소리를 냈다. 마치 길에서 한걸음 물러서서 바라본, 어느 규칙 모르는 아이들의 놀이처럼 나는 어쩌면 완전한 이방인으로서 비틀거리며 보이지 않는 너머로 손을 뻗는, 그림자일지도.
- 천상상아
- 2009-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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