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 작성자 뤼낙
- 작성일 2009-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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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215
터벅터벅 집으로 돌아오던 밤
나 호올로 깨어서 울먹이는 밤
책장을 아무리 넘겨도,
찍 뜯어낸 수제비 같은 달을
암만 삼켜내도, 깊은 허기는
채워지지 않아서
몸 둥글게 웅크린 밤의
솜털 보실보실한 등짝 어르며
고 옆에 옹그리고 앉아, 짜가운 소금
한 웅큼 꼭꼭 씹었다
아, 짭쪼름한 눈 물 한줌
어두운 밤하늘 환히 깔리면
그제야 오슬오슬 찾아오는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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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 포도를 삼키다, 포도알이 뜯긴 자리를 발견한다 흰빛에 자줏빛을 띤다 흰 손을 위로 쳐들고 있다 붉다 산호다 말미잘이다 포도는 딱 바다만큼 입을 벌린다 심장을 토해내 손을 드러내기 위해 입 벌린 포도는 잔해라 부를 수 없었다 껍질을 토해낸 것일지 모른다 딱 그만큼 떠올라 바다를 부유하겠지 바다는 그를 집어삼켜 진주를 만들 거다 포도는 진주가 되고 바다는, 진주가 되겠지 나도 진주가 되고 싶었다 나도 바다를 삼키고 싶었다 알밤만 한 포도를 통째로 삼켜내며,나도 진주가 되고 싶었다
- 뤼낙
- 2008-10-06
그 때의 물방울들은 모두 비릿한 향을 지니고 있었다 그들은 잔뜩 인상 쓴 채끊임없이 지난날의 메마른 흔적을씻어내었으며, 마른 가지에 솟아오른 여린 잎은금방이라도 터져나올 울음을 안고서빗방울을 이겨내고 있었다 거리는 온통 그런것들로가득했고 발을 딛는 곳마다 겨울의 잔해가 지악하고 밟혔다 그들 모두가 밟히고 밟히어야만비로소 봄은 피어날 수 있었다 그래 그 때 그 비릿함은겨울의 말없는 죽음이었고여린 잎새의 아픔이었고봄의 향내였으며 봄비였고봄이었고 봄이었다
- 뤼낙
- 2007-05-25
그 것때문일지도 몰랐다. 바람이 차갑다고 느끼는 순간 여름이 그리워졌다 몸이 으슬으슬하였다. 한참을 진득히 달라붙어있던 것이 말라붙은 종이를 물에 불려 벗겨내듯이 너무나 쉽게 떨어져나갔다. 내가 매달렸기에 그랬는지도 몰랐다. 가볍게 흩어지는 여름의 끝자락을 내가 꼬옥 붙들고서 매달렸는지도 몰랐다. 손에는 작은 부스러기 물에 퉁퉁 불은 찌꺼기가 그 잔해 여름의 사체가 꼬옥 쥐어져 있었다. 내가 그를 보냈는지도 몰랐다. 하늘이 파랬다. 가을맞이 대청소를 하였다.
- 뤼낙
- 2006-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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