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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귤

  • 작성자 sq
  • 작성일 2009-10-02
  • 조회수 779

취객이 그 즈음에 넘어졌다

돌에 머리를 부딪는 찰나 여윈 가로등이 하염없이 굽어 눈물을 쏟았다
구역질도 채 움켜내지 못하고 배내옷을 깁던 아내…
웅크린 뒷모습에서 한숨의 기색이라도 보일세라 지레 쾅 닫고 나온 손바닥이 여기에 있었다
손바닥이 가슴에 얹혔을 때는 무엇으로 가슴을 두드려야 하나
터진 봉지 속에 아직 성한 귤이 한 줌 집혔다
겨울이 울먹이지도 않고 이 골목을 지나갔다

sq
s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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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혼자 놀아라

 잘 짜여져 날이 촘촘한 우울어떤 앉은뱅이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하지만역시 다른 앉은뱅이의 컬러링 속에서 한 자 우울은 눈 깜짝할 사이다앉을깨에 붙은 내 엉덩이가 어느 똥구멍으로 무엇을 먹고 있는지도 모르도록조심스럽게 밀어넣은 잉여실을 고추로 빼내고 싶어실의 두 끝을 핸드폰에 단단히 묶은 다음 허공을 어설프게 돌면서 놀아야지아주 멋진 핸드폰 고리는 핸드폰까지 다루기 어설픈 것으로 만들지만가끔 걸려온 초등학교 동창의 전화 속에서 기억나는 진짜배기 어설픔너 혼자 놀아라, 한마디에착실한 나는 놀이터에서 고개를 수그리고 혼자서 실뜨기를 했다손가락이 꼬이고 진전도 없었지만 태연함을 위해 멈출 수 없었던 실뜨기멈출 수 없었던 삽질은 평생을 가도 멈출수가 없어서비싼 핸드폰 고리를 단 핸드폰도 예외는 아닌지라진동이 좀처럼 멈추질 않는다한참 멈추기만을 기다리다 우연찮게 시선이 닿은 곳에는진동음에 혼자서 덜그덕덜그덕 움직이는 북의도치 않은 어설픔은 세상에서 가장 자연스럽다 

  • sq
  • 2008-01-10
개미굴

 문제는 갑작스러운 실연이 아니라, 문제는 두 번이나 놓치고 만 버스가 아니라, 문제는 자꾸만 삐꺽거렸던 구두굽이 아니라, 문제는 괜히 입은 미니스커트가 아니라, 문제는 스산했던 골목길이 아니라, 문제는 밤마다 불면증에 시달리게 했던 외로움이 아니라, 문제는 위태롭게 깜빡거리던 가로등이 아니라, 문제는 새벽 2시가 아니라, 문제는 입을 막은 손 때문이 아니라, 문제는 식상한 절망도 아니라, 문제는 구름에 가려진 달이 아니라, 문제는 어디선가 들리던 고양이 울음소리가 아니라, 문제는 그게 아니라, 

  • sq
  • 2007-11-24
방심

 구멍만 보면 늘 버리고 싶다.슬그머니 벌어진 가랑이 사이같은 갓길.뚫린 하수구 구멍으로쉴 새 없는 구정물이 흘러가고그 티끌만한 방심에 꼭슬그머니 주머니 속 껌종이가 버려진다, 이 역시방심이라 하면 방심이겠지만.길 가다 들린 25시 편의점녹색 유니폼 아르바이트생이열심히 한 눈을 팔고 있다.껌을 집어 든 손이 순간 머뭇거린다.생리 중인 여자는 도벽이 생긴다더니어쩐지 쿨럭쿨럭껌종이가 섞여 쏟아지는 구정물아래로 잘못 뚫린 구멍인 듯 했으나오랜 방심은 그런 구멍에도 골인을 가능케 하는지.버려질 듯 말듯 아슬아슬하던 껌은아르바이트생이 이 쪽으로 고개를 돌리면서겨우 제 값을 찾았다.저도 제 방심이 민망했던 듯바코드기를 집어드는 모습이 퍽 수줍다. * 경험담 아닙니다 

  • sq
  • 2007-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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