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전쟁
- 작성자 우리42
- 작성일 2010-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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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수 1
- 조회수 177
아침 전쟁
모두가 잠들어 고요한 아침
현재시간은 오전 5시 59분
이제 1분 후면
전쟁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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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
찌리찌리찌리찌리찌리찌릭
아침을 거부하는 자세는 실로 다양하다
아빠는 인상을 찌푸리고
엄마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나는 곤히 잔다
찌리찌리찌리찌리찌리찌릭
아빠는 엄마를
콕콕 찌르며
어떻게 좀 해봐, 라고 한다
엄마는 이불 속에서 대답이 없다
찌리찌리찌리찌리찌리찌릭
이제 아빠는
미현아, 하며
내 이름을 크게 부른다
나는 코까지 골며 잘도 잔다
찌리찌리찌리찌리찌리찌릭
참다못한 아빠가
폭탄을 제거하기 위해
일어난다
찌리찌리찌리찌리찌리찌릭
눈을 비비며
목표물을 향해
어슬렁어슬렁 다가가
폭탄을 해체시킨다
이제 우리집에
고요가 찾아오나했으나……
또 다른 폭탄이 터진다
띵띵띵가띵띵띵띵가띵가띵띵띵띵
월요일 아침,
허씨가족의 아침은
또 이렇게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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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름 날의 기록 물 밖을 벗어난 물고기처럼 파닥거리다가 도로 문을 박차고 돌아온다 이러기를 수십 수백 수천번 내 코는 아가미가 되고 내 팔, 다리는 지느러미가 되어 난 물을 벗어나서 살 수가 없게 된다 어느 무더운 여름 날 아가리를 쫙 벌리고 차가운 입김을 내뿜는 그곳에서 난 물고기가 되어 어슬렁거린다
- 우리42
- 2010-07-26
할머니 할머니는 아침저녁으로 십자가를 쥐신 채 기도를 하셨다 그 땐 나는 할머니의 두 손에 꼭 쥐어진 십자가의 의미를 알지못했다 어느 날은 할머니가 울먹이는 눈으로 내게 십자가를 주려고 했다 그러자 나는 할머니의 손을 뿌리치고 저 멀리 도망가버렸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내가 할머니와 같아질 즈음 나는 내 손에 십자가를 쥐었다 그 때의 할머니 마음이 다 내게 왔다 할머니의 눈물어린 모습이 떠올라 나도 눈시울이 붉어지고 말았다 아 할머니께서 이런 마음이셨구나
- 우리42
- 2010-07-25
빗방울 눈부시게 맑은 어느 날 하늘에서 비가 내린다 아이 머리에 한 방울 초가집 지붕에 한 방울 공사 노동자 손에 한 방울 어머니 가슴에 한 방울 아스팔트 길 사이에 핀 꽃에 한 방울 그리고 나에게 한 방울 어! 이거 따뜻한 비네 눈부시게 맑은 어느 날 하늘에서 따뜻한 비가 내린다 그래 차가운 것보다 따뜻한 게 좋지 이왕 내릴거 많이 내려 차가웠던 우리 마음 따뜻하게 데워주렴
- 우리42
- 2010-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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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우기 위해서, 깨어나기 위해서 우리의 몸이나 맘에서 우리가 싸움을 벌이는 것들을 하나하나 불러보세요. 전체 연들을 한두 줄의 행으로 바꿔 붙여보면 더 긴장감있게 전개될 것 같군요.의성어는 빼도 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