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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 작성자 몽포르
  • 작성일 2010-11-06
  • 조회수 517

361 타고 집에 간다.

스끼다시 내 인생, 언제나

절룩거리네.

매일이 폐허의 콜렉션. 혹은

혼자만의 에로티시즘.

어차피 난 이것밖에 안돼.

행운아, 앞으론

만나지 않기로 해.

그래도, 그러나

슬픔은 나의 힘.

나는 매일 조금씩 단단해져.

나의 노래, 그대, 내 모든 것.

모든걸 다 가질순 없어.

언젠가는 역전 아라리를

부르리. 고기반찬 먹고

달려간다.

요정은, 간다.
멋지게 끝내자.

멋지게.

몽포르
몽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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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네트

오늘도 구멍가게 할머니를 속이며 담배를 산다. 드르륵 미닫이문을 열고 구멍가게를 빠져나오며 거꾸로 후드를 뒤집어쓴다. 백열등 불빛이 등뒤에서 지퍼를 여민다. 드르륵. 담배 끝자락을 밤하늘에 찍으면 별 하나 뜬다. 우주에서 뽑아낸 가는 실이 환한 구멍을 꿴다. 꿰고 나를 들어올린다. 지천에서 퀴퀴한 냄새가 풍긴다. 아파트 단지가 손톱 모양으로 작아진다. 나는 신발 코로 비쭉 튀어나온 그림자를 깎는다. 현관에 심긴 것은 포플러나무. 겨울은 잎을 하나하나 떼고 계산을 치루는 주인처럼 숫자를 넘겨 센다. 그래서 손바닥엔 시퍼런 냄새가 배긴다. 저것은 바다. 멍 자국. 검은 구름을 디뎌 지구를 내려 본다. 우웅 거리며 지진이 일면 지구는 무언가를 부팅 중이다. 꽁초를 버리자 걸음마를 띤 아기의 정수리에 맞는다. 스무 개의 불똥이 튈 것이다. 나는 뜨끔, 한다. 그러나 정신을 차려보면 뚜벅뚜벅 갈짓자 걸음을 걷는 중이다.

  • 몽포르
  • 2010-11-01
월식(月蝕)

병원은 피스타치오처럼 주름지고 딱딱하게 지탱하고 섰으나 회전문을 밀치는 사람들은 구둣발로 오독오독 밑동을 갉았다. 의사는 희고 축 늘어진 가운에 자꾸만 손금을 비비며 진땀을 닦는 척 했다. 그리고 대뜸 남자의 왼쪽 눈을 뽑아들고 비이커에 담았다. 눈동자는 맨들맨들해진 손바닥을 마지막으로 본다. 엉켜있던 시신경이 투둑 하고 끊기며 붉은 핏줄을 주름진다. 비이커 대신에 좀 더 으슥한 곳에 심긴다. 남자는 일어나 탭댄스를 춘다. 비이커는 출렁이고 누군가는 비스듬한 울음을 울고 병원은 기우뚱했다. 지금 지구에는 쏴아 검은 바람이 비낀다. 달은 어디에. 떠 있는가.

  • 몽포르
  • 2010-10-26
네가 죽은 날에.

어둑한 밤에 화악 죽음을 켠다. 합정동 392번지 피자헛 근처 사거리는 없는 주소지만 왠지 그 길섶에 네가 피어있을 것 같다. 언젠가 본적 있는 사관학생의 짙푸른 색깔의 제복을 생각한다. 턱밑까지 채운 단추를 생각하고 그가 뒤집어쓴 베레모를 생각한다. 그 남자는 주머니칼로 가슴을 그으며 우리에게 말했다. 너희는 떨면서 담배를 사게 될 것이다. 그리고 감기에 걸릴 수 없을 것이다. 어둑한 밤에 화악 죽음을 켜고 너는 오늘도 영수증에 너의 이름을 삐뚤게 쓰리라. 나는 식은땀을 흘리며 점원에게 변명을 하고 탈이 날 것이다. 그것이 스무 살의 꿈이었다. 고가도로를 달리는 1톤 트럭을 한 번도 본적 없지만 바퀴의 체인에 걸린 딱딱한 귀 한쪽은 구경했었다. 덜그럭 덜그럭 거릴 것이고 너는 덜그럭 덜그럭 들을 것이다. 어디에도 없는 너는. 그렇게.

  • 몽포르
  • 2010-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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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슬픔은 어떻게 나의 힘이 될 수 있을까 그려보세요.

    • 2010-11-10 19:21:58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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