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 작성자 j향기
- 작성일 2011-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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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수 1
- 조회수 60
DMZ
j향기
망원경 저 너머로
낯익은 땅 보인다.
어디서 왔는지 모르는
이념 대립 씨앗 하나가
철제 가시덩쿨 만들어 놓았지만
가시덩쿨 너머 보이는
저기 저 사람은
다름아닌 내 친구.
깨져버린 우정.
남아있는 흔적은
녹이 슨 지뢰뿐.
아직도 너와나는
서로를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지만
아름다운 이 숲,
DMZ에서는
철제 가시덩쿨 뚫고 올라온
평화의 씨앗 싹을 틔운다.
강가에서 산책하는 두루미도
평화의 싹 밟지 못하리.
뿌리깊이 파고든 평화의 싹을
삽도 캐내지 못하리.
조금씩 꽃을 피우는
평화의 싹이
언젠가는
우리가 겨누고 있는 총을
휘감을 것을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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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향기
- 2011-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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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향기
- 2011-10-17
죽은 영어 j향기 당신은 비겁한 사람이에요. 나는 당신의 까만 벤츠를 봤어요. 왜 우리에겐 돈이 없다고 낡은 신발을 신기는 거죠? 주입식 영어교육은 내게는 독이에요. 당신이 신던 낡고 냄새나는 신발은 더 이상 필요 없어요. 무좀만 생길 뿐이죠. 당신은 우리의 교육 책임지는 사람이에요. 당신이 배웠던 옛 주입식 교육은 냄새나고 낡은 신발이에요. 뚝배기 불고기 먹던 원어민 선생 크리스를 왜 다시 미국으로 보냈죠? 예산이 부족했단 핑계 필요 없어요. 그가 떠난 학교 지루하기 짝이 없어요. 죽은 영어가 떠돌고 있어요. 영어 수업시간 아이들은 졸고 선생님은 열심히 관계 대명사를 외치고 있어요. 바야흐로 학창 시절의 꽃은 흐르는 물에 실려 흘러가는데 우리의 웃음은 사라졌어요. 초롱초롱 아이들의 눈 재미있는 영어시간 크리스의 게임타임 어눌한 한국말 유머도 덩달아 사라졌어요. 우리 웃음 되돌려 주세요. 글로벌 시대 목 터지게 외치면서 정작 우리들은 외국인 앞에서 얼굴만 빨개져요. 언제까지 낡은 신발 신길거죠? 우리는 딱 맞는 교육의 새 신발 필요해요. 크리스의 파란 눈 다시 볼 수 있게 해주세요. 당신은 교육청장 이잖아요.
- j향기
- 2011-10-16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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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좀 더 구체적인 디엠즈의 인상이 있을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