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
- 작성자 이재영
- 작성일 2021-04-21
- 좋아요 0
- 댓글수 1
- 조회수 130
한쪽 귀가 들리지 않는 이어폰을 샀다
오른쪽은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그러다가 언제부턴가
소리가 들리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좀 달랐다
왼쪽마저 ㅇ릭아ㅇ파르ㄱ개ㅍㄹ리게
깨진다 가장 중요한 무언가가
방향성이 맞지 않는 것을
사상이 다른 것을 어찌하겠어
짝짝이인 것을
화면이 말하는 것을 들어야 하지만
선이 끊어져 전혀 듣지 못하는
고장나 버린 이어폰을 샀다
우리 모두가 이어폰을 샀다
양쪽이 망가진 이어폰을 샀다
추천 콘텐츠
오류도 역사다 백만 년 전의 그 누구는 의도치 않게 얼었다 의도치 않게 쌓였다 바람이 거센 바람이 오늘처럼 매섭게 굳혔다 비틀린 그 유기물은 삶을 녹인 채로 나와 같도록 딱딱히 얼어붙었다
- 이재영
- 2021-12-27
솔직하게 말하자면 박씨를 물어 올 네가 미웠다 고난과 역경이 부드럽게 섞인 내 삶은 그 박이 열리면서 끝난다 보물이 이성을 집어삼키고 금방울이 심장을 적시기 전에는 나는 가난하고 나약해도 오로지 나였다 그러니까 다리는 고치지 않는 게 맞아.
- 이재영
- 2021-12-27
그립다는 걸 그린다는 게 이렇게 즐거울 줄이야 심장이 떨리고 두근거리는 것이 분명 설레어 온 거다 붓이 종이에 닿을 때 모인 눈물을 뭉갤 때 나는 비로소 웃다 가로등 아래의 기억은 가로등 아래로 묻다
- 이재영
- 2021-12-26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선택하신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안녕하세요, 이재영님. 시 잘 읽었어요. “한쪽 귀가 들리지 않는 이어폰”을 샀다는 발상이 소박하면서도 흥미롭습니다. “방향성이 맞지 않는 것을 사상이 다른 것을 어찌하겠어”와 같은 표현은 시를 단순화할 수 있으므로 다른 표현을 고민해보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