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의 폭발, 터지는 낱말들
- 작성자 길잃은 별
- 작성일 2021-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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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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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글몽글 부드러웠던 것들 만지면 너무 쉽게 모양이 바뀌어 쉽게 건드리기 어려웠던 것 내 마음대로 바꿀 수 있었던 것들 시간에 조금씩 천천히 굳어가 이제는 세게 눌러도 잘 움직이지 않는 것들 아직 채 다 완성되지 않았는데 더이상 움직이지않아 그대로 둘 수 밖에 없는 흉한 것들 이대로 흉한 것으로 영원히 남을 것들 바꿀 수 없이 굳어버릴 것들 그것이 내가 되었다
- 길잃은 별
- 2021-12-27
항아리에서 간장을 좀 꺼내려고 항아리 안을 들여다보니 에구머니나, 바닥이 훤히 보이더라 그렇다고 저기 저 팔팔끓고 있는 음식에 조미료 하나 안 넣을 수는 없고 고추장, 된장도 하나 없더라 어쩔수없다는 마음으로 항아리에 몸을 쑥 넣어 바닥에 간당간당히 남은 간장을 바가지로 벅벅 긁어냈다 간장 열몇 방울 담긴 바가지가 허전해 물이라도 채워 쪽수를 불렸다 찜찜하지만 음식에 쏟아 음식형상이라도 만들어보니 음식에서 짠 맛은 안 나고 맹물맛만 나더라
- 길잃은 별
- 2021-12-23
거친 때수건의 쓰라린 채찍질이 용기마저 닦아내고 미끌미끌 불쾌한 비누거품이 열정마저 미끄러지게 해 이제 남은 거라곤 새하이얀 몸뚱이 뿐인 옷 아까 전 새까맸던 옷들은 까만 때에 새겨진 오래전 추억들이 자랑인데 주인은 그 맘을 모른 채 오래된 때가 부끄러울 거라 생각했네 주인의 묵혀둔 빨래 더미에 내동쟁이 쳐져 서서히 때가 내려가던 옷들의 맘은 어떠했을까 어쩌면 빨랫물 속에 까맸던 옷들의 눈물이 들어있을 지도 모르겠다
- 길잃은 별
- 2021-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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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잃은 별 학생, 안녕하세요. 기존 글의 문법을 파괴하는 것은 생각할 것이 굉장히 많은 작업입니다. 여정 시인의 『벌레 11호』라는 시집을 읽어 보기를 추천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