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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은 풍경 3

  • 작성자 옥상정원
  • 작성일 2023-03-29
  • 조회수 1,379

가로등 아래에서

웬 날벌레들이 집단 자살을 하나

싶었다

 

다름 아닌 질긴 빗줄기

기다렸다는 듯 쏟아지고

땅에 남아 비참하게 마를 녀석들

 

사력을 다해 죽어갈 녀석들

 

비는 풍경을 모른다

풍경을 조각내는 단 하나의

서러움을 모른다

 

빗방울이어도 빗줄기라 믿는 녀석들의 자살

 

나는 살인마가 된 것 같았다

비는 여전히 풍경을 모르고

 

퐁당퐁당

사람 머리가 돌다리 같으려나

 

나는 우산처럼 내 가마에

비의 발바닥을 올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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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슬픔을, 모두에게 우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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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옥상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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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옥상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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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옥상정원
  • 2024-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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